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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 시점] 변화무쌍한 하늘과 빛을 담은 바다, 그리고 너, 김윤선

16.08.12 1

<전지적 작가 시점>은 노트폴리오에 작품을 게재하는 작가를 선정해 그의 작품을 인터뷰하는 자리입니다. 그동안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런 그림이 그렸는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표현을 했는지 궁금하셨죠? 앞으로 진행되는 <전지적 작가 시점>을 통해 작가보다 작품 중심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김윤선

#01. 바다, 그리고 계절들 

 

 

작품을 보자마자 ‘여름’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여름’을 키워드로 작업한 그림이 많은데 여름을 좋아하나.

네. 개인적으로 물을 좋아해서여름을 좋아해요.

 

햇빛에 반사되는 물결과 색감을 잘 표현했다. 특유의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고 작업 과정에서 특별히 유의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이번에 사이판에가서 스노쿨링을 했는데, 암석으로 이루어진 깊은 웅덩이가 있었었어요. 웅덩이에 깊이 들어갈수록 자연광이 보이는 게 굉장히 신기했죠. 하얗게도 보이면서 동시에 연둣빛도 보여서 한참을 들여다봤죠. 그런 신비한 색감을 이 작품에서 표현하고 싶었어요. 특히 <바다> 작품 속에서 반사되는 빛은 햇빛이 아니고, 바닷속에서 저절로 나오는 빛이에요. 그래서 네 귀퉁이는 웅덩이 속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조금 더 진한 파랑을 사용했어요.

 

여름

 

김윤선의 작업에는 ‘바다’와 ‘하늘’이 자주 등장하는데 ‘자연’이라는 키워드와 ‘하늘색’, ‘파란색’이란 점에서 고유의 속성은 비슷하지만, 또 다른 기질을 갖고 있다. 두 요소를 작업할 때 두 색은 어떤 차이점이 있나. 마찬가지로 그냥 하늘, 일몰의 하늘, 일출의 하늘, 밤하늘 등, 이렇게 미묘한 하늘들을 구별하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다면.

바다와 하늘은 비슷하면서도 아주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바다’는 하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늘과 빛의 반사, 그리고 굴절이 아주 중요하죠. 그래서 하늘보다는 좀더 섬세하게 작업을 하는 편이랍니다. 반면, 하늘은 구름과 바람에 의해 시시때때로 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때문에 몽환적인 기법들을 많이 사용하죠.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도 한 번 오랫동안 하늘을 바라보고 있어보세요. 정말 몽환적이고 신비로울 거예요.

 

호랑이

sunset

 


유난히 분홍색 머리의 여자가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분홍색 머리는 이국적인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서 자주 사용하는 색이에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고요. 소녀적인 감성이 극대화 된다고 해야 할까요.

 

김윤선은 다른 사람과 같은 장면을 봐도 필터를 씌운 것처럼 몽환적이게 보는 것 같다.

앞에 그림은 최근에 휴가를 다녀온 사이판의 하늘을 그대로 재현한 것입니다. 필터를 씌운 것처럼 몽환적이라고 하셨는데, 제 눈에 비친 저녁 하늘이 정말 환상적일 정도로 아름다웠어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미지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감각에 따라 다르게 포착되죠. 제 눈에 비친 대상들은 대부분 아름답거나 그 자체로 순수하거나 자연상태로 제게 말을 거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요.

 

파리여행 일러스트

 


보통,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나.

작품의 영감은 대부분 여행지에서 얻어요. 아무래도 사람들은 여행지에서 자유롭고 또 감성적으로 변하기 마련이잖아요. 때문에 제 작품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그런 느낌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아요.


김윤선의 그림은 작품 속에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녹아있기보다 순간의 장면을 표현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작가가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와 관객들이 김윤선의 작업을 통해 느꼈으면 하는 감상은 무엇인가.

사실 제가 작업하는 분야가 영상이나 광고가 아니기 때문에 관객에 전하는 메시지에 있어서는 자유롭게 작업하고 있어요. 아마도 이게 순수한 일러스트레이션의 특성이지 않을까 싶어요. 때문에 제가 ‘어떤 감상’을 가지고 작업한 작품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관객의 코드가 맞으면 어마어마한 행운인거죠. 물론, 제 그림을 본 관객들이 저와 같은 영감을 백프로 받을 순 없겠지만 제 작품을 보고 ‘꿈꾸던 어느 한 때’를 떠올리셨으면 좋겠어요.

 

오마이걸 트랙리스트, 한발짝 두발짝 일러스트

 

산 위에 올라

 

색감도 색감이지만, 작업에 종종 등장하는 흩날리는 꽃잎, 행성, 사슴 같은 요소가 몽환감을 더한다. 마치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의 그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장치의 의도가 있다면.

방법과 기법의 차이일 뿐 특별한 의미는 사실 없어요. 단순화한 그림은 주로 일종의 픽토그램처럼 상징화하려는 의도였고요. 때문에 그림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가 그림을 그린 것 같은 느낌은 의도하지 않았던 부분이랍니다. 또 단순화했을 때가 더 명확하게 보일 때가 있고, 반드시 세밀한 표현이 필요할 때가 있잖아요. 첫 번째 그림 같은 경우는 소녀의 설레는 떨림을 담아낼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서 섬세한 터치가 필요하다고 여겼고요.

 

혼자

 

 

기법의 느낌이겠지만, 김윤선의 그림은 수채화를 배경으로 크레용으로 칠한 느낌이다. 디지털 작업에서는 어떤 작업을 거쳐 어떻게 살릴 수 있나.

수채화 느낌을 좋아하는 편이예요. 그래서 타블렛이 아닌 직접 붓을 들고 그림을 그려요. 아무래도 타블렛으로 그린 수채화와 직접 물감을 사용해 그린 수채화는 그 느낌이 무척 다르거든요. 그림을 그린 후 스캔을 받아 나머지 후반 작업은 포토샵을 이용해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 후로 색연필을 덧칠한 느낌이나 색감을 조절해요.

 

 

#02. 인물  

 

인물 작업 시 전반적인 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또한 인물들이 입고 있는 복잡에서 다양한 패턴과 색 표현이 드러나는데, 이처럼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면(面)’을 다채롭게 채우는 패턴과 그라데이션 되는 듯한 색감은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궁금하다.

식상한 답변일 수도 있지만 인물의 전반적인 인상을 결정짓는 건 역시 느낌(feel)이예요.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이미지나 모델의 포즈를 접하게 되면 그리고 싶은 것들이 떠올라요. 그리고 주로 패션잡지에서 그런 영감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복고풍을 선호하는 편인데, 특히 과거 1940년대 미국의 우아한 숙녀복장이나 핀업걸 이미지를 좋아해요. 어떻게 보면 과장되고 촌스럽지만,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부분들이 분명 존재하거든요. 그 중에서도 특히 패턴과 색감 작업에 공을 들이는 편이고요. 질문에서 짚어주신 것처럼 자칫하면 ‘면(面)’이 단조롭거나 촌스러울 수도 있어서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해보는 편이에요.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김윤선이 그린 인물 역시 밝은 느낌을 준다. 자칫하면 과해 보일 수도 있는 밝은 색감의 사용을, 관객들로 하여금 과하지 않게 느끼도록 통제하는 본인만의 장치가 있다면.

일단 제 감을 믿는 편이에요. 그렇지만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서 많이 공부를 하는 편입니다.

 


김윤선  

http://notefolio.net/ysun
http://ysun85.creatorlink.net

김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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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blog.naver.com/haen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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