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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 시점] 목탄으로 담는 그대들의 이야기, 교은(Kyo eun)

16.08.31 0

<전지적 작가 시점>은 노트폴리오에 작품을 게재하는 작가를 선정해 그의 작품을 인터뷰하는 자리입니다. 그동안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런 그림이 그렸는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표현을 했는지 궁금하셨죠? 앞으로 진행되는 <전지적 작가 시점>을 통해 작가보다 작품 중심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교은(Kyo eun)

waiting

 

alone 

 


처음 교은의 그림을 접했을 때, 자신만의 매력이 묻어나는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굵고 거친 선과 차분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어떤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게 되었나.

이전 그림에서는 연필과 색연필로만 그림을 그렸어요. 예전부터 사람 얼굴을 보면서 각자의 생김새나 표정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얼굴을 좀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했죠. 그러다 목탄과 콘테로 그린 선이 섬세한 얼굴과 대조되어 얼굴이 더 돋보인다는 걸 알게 됐어요. 최근에는 배경을 이용해 좀 더 인물에 집중할 수 있는 콜라주 작업도 병행하고 있어요.

 

 도시의 경계

 
 

초기 작품과 현재 작품에 뚜렷한 변화가 있다. 초반작업에는 ‘선’보다 ‘면’이 그림을 구성했다면, 최근 작업은 초기작업 때보다 더 발전된 형태로 뚜렷한 선과 안정적인 색감으로 채워진 느낌이다. 초기 작품과 최근 작품의 작업과정은 어떤 차이가 있나.

작업에 색을 넣게 된 계기는 목탄과 콘테 외에 색이 주는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예요. 그래서 목탄의 느낌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재료의 느낌이 살아있는 재료를 찾게 됐습니다. 색이 작품 전반을 아우른다기 보다 포인트로만 이용하고 싶어서 색연필과 수채 물감을 이용해 부분부분을 채웠어요. All color로 작업하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인데요, 작품이 all color일 경우 목탄이 가진 매력이 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부분적인 색채 작업이 목탄의 느낌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전부 수작업으로만 했다면, 요즘에는 디지털 작업도 같이하고 있답니다.

 

#01. Woman reading newspaper

 

 


검정색 선과 면으로 구성된 작업인데도 ‘충분한 느낌’이다. 굵은 선으로 가볍게 그린 것 같으면서도 인물의 얼굴을 보면 세심함이 느껴지는데 어떤 도구를 이용해 작업하나.

주로 연필을 이용해서 작업하고 있어요. 보통 6B 연필을 쓰면서 변화를 주는 편입니다

 

전반적으로 평면적인 느낌을 주지만 인체 표현에서는 입체적이다. 인물을 작업한 대부분의 그림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인체표현에서 중요시 생각하는 작업 포인트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흑백의 작업이다 보니, 인체의 굴곡이나 선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너무 세세하게 그리면 인물의 얼굴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입체감과 선을 중시해 작업해요.

 

 

chair and woman

 

he

 

신기하게도 인물이 입고 있는 옷이 다른 구성요소들(예: 벤치, 목걸이, 여자의 손과 목, 다리의 경계선)에 의해 흰 원피스라는 것을 가늠케 한다. 예전에 작업했던, 교은이 그린 대부분의 인물화에서 이런 특징이 두드러지는데 이러한 기법이 인물의 신체에만 국한되는 이유가 있나.

아무래도 인물의 얼굴에 가장 비중을 두다 보니 신체에 좀 덜 집중하는 경향이 생기더라고요. 아주 예전 작업에서는 라인으로만 옷을 표현하고 디테일은 생략했어요. 그러다 나중에는 옷 전체를 생략해봤는데 인물의 얼굴과 신체에 골고루 시선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액세서리나 가방의 경계선으로 인물의 옷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생략된 몸’과 세밀한 얼굴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려면 인물의 전체적인 비율과 제스처가 중요할 것 같다. 평소 작업 시 무엇을 참고하나.

주로 패션지의 화보나 80년대의 사진, 영화 스틸컷을 참고해 작업하는 편입니다.

 

목탄을 이용해서인지 ‘수묵화’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동양적인 느낌이 드는데, 작업과정에서 특별히 유의하는 부분이 있나.

목탄이 가지고 있는 재료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 느낌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주의해요. 그리고 재료 특성 상, 한번에 선을 그어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준비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에요

 

교은의 작업은 자신만의 특징이 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다른 일러스트레이터와 구별되는 자신만의 특징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아마도 옷을 전부 생략하는 게 아닐까요?

 

 

루마니아 풍의 블라우스를 입은 여인, 앙리마티스, 92x73cm, 1940,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유곽 식당의 여인들,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80.5x60.3cm, 1893,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몇몇 작업은 마치 피카소의 작업을 보는 듯 평면적이면서도 입체적이다. 작업에 영감을 주는, 본인에게 영감을 미치는 작가가 있나.

마티스(Henri Matisse)나 툴루즈로트렉(Henri de Toulouse Lautrec)을 가장 좋아해요. 마티스의 인물화 중에 간단한 선만으로도 완성도 있는 작품이 있는데,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02. 여름이 오고 있어

 

 

<여름이 오고 있어>는 어떤 영감에서 시작된 작업인가.

사실 <여름이 오고 있어> 의 주인공은 ‘걸스데이’의 혜리 씨랍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팬이기도 하고, 우연히 혜리 씨 사진을 보고 너무 매력 있어서 작업하게 됐어요.

 

<여름이 오고 있어>는 기존의 <woman reading newspaper>, <chair and woman>과 다르게 생기가 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목탄과 콘테만으로는 작업으로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느낌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밝은 느낌의 작업이 필요했는데, 그 결과물로 <여름이 오고 있어>가 탄생했어요.

피어나다 

 

교은의 작업에는 주로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또한, ‘방’이나 ‘식물’이 등장인물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데, 인물 및 공간구성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나.

우선, 제 작품에 항상 여성만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여성의 라인이 굉장히 예쁘다고 생각해요. 배경에 관해서 언급하자면, 개인적으로 식물을 그릴 때가 정말 재미있어요. 식물은 늘 같은 모양이거나 같은 모습이지 않거든요. 그래서 주로 인물과 어우러지는 식물을 그리다 보니 주로 방이라든지 특정 공간 안에 등장인물이 배치되어 있는 것 같아요.

 

<여름이 오고 있어> 속 등장인물에게 말풍선을 넣는다면 어떤 말을 넣고 싶나.

나 예뻐?

 

#03. want to leave

 

교은의 작업에 영감을 주는 요소.

매력적인 사람들, 혹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제 작업에 영감을 주는 거 같아요.


나무에 기댄 여자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제목 그대로 ‘떠나고 싶어’ 일까. 그러기엔 그녀가 기대고 있는 나무와 그 배경이 이미 떠나온 사람 같기도 하다.

이미 떠나온 사람이지만, 동시에 그 장소에 머물고 있는 사람이기도 해요. 그래서 여자는 이제 집으로 떠나고 싶을 수도 있고,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또 떠나고 싶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제목을 <want to leave>로 정했습니다.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작업으로 <want to leave>를 선정한 이유가 있나.

제가 좋아하는 작업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 요즘 힐링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서 선정했습니다.

 

<want to leave>의 전반적인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want to leave>나 다른 작업들도 마찬가지지만, 먼저 수채로 인체를 만든 뒤 목탄으로 얼굴표현과 전반적인 작업을 해요. 그리고 색연필로 채색을 하죠. 어떤 작품은 디지털 작업으로 이뤄지기도 하지만, <want to leave>는 전부 수작업으로 탄생한 작품이에요.

 

영화 <kill your darling> 

 

그들만의 데이트

 

교은의 작업은 화선지에 붓으로 작업을 하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 올 것 같다. 혹시 이런 식의 아날로그 작업을 해본 적이 있나.

화선지에 작업해본 적은 없지만, 가끔 다른 느낌을 찾기 위해서 붓을 이용해 작업해 보기도 해요. 하지만 작업으로의 느낌은 아닌 것 같아서 고민 중입니다.

 

작업 시, 자신의 그림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특별히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기보다 제 그림이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어요.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사람을 보는 느낌으로 제 그림을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교은(Kyo 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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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instagram.com/koo_kyoeun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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