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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작가 시점] 당신에게 건네는 지극히 사적인 위로, MOZZA

16.11.26 2

<전지적 작가 시점>은 노트폴리오에 작품을 게재하는 작가를 선정해 그의 작품을 인터뷰하는 자리입니다. 그동안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런 그림이 그렸는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표현을 했는지 궁금하셨죠? 앞으로 진행되는 <전지적 작가 시점>을 통해 작가보다 작품 중심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MOZZA 

 

<summer> 녹을 것 같은 날씨
2016 Copyright ⓒ mozza All Rights Reserved

 

<hollow man>
나이를 먹을 수록 숨기고 싶은 것들이 늘어난다.
그렇게 숨기고 숨기다 보니 결국 나 자신까지 잃어버리고 말았다.
2016 Copyright ⓒ mozza All Rights Reserved


<bubble man> 거품 밖에 없는 사람이 되지 말길.
2016 Copyright ⓒ mozza All Rights Reserved

 

 

Mozza의 작업을 보면, ‘몽환적인 요소를 가미한 일상’을 그린 것 같다. 다소 ‘초현실주의 적’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주인공의 주변으로 다양한 소품이 튀어나오는 듯한 연출이 이런 감상을 더하는 것 같다.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과 같은 작업스타일을 갖게 되었나.

그림마다 각각 다른 메시지를 가지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일상 속 판타지’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처음 일러스트를 그리기 시작했을 때는 단순히 일상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에 열중했는데, 점차 관객들로 하여금 제 생각이나 의도를 잘 전달하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방법적인 고민을 하다 보니 소품과 효과에 비중을 두면서 판타지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습니다.

 

본인이 자신의 작업을 3가지의 키워드로 정의한다면 어떤 단어를 꼽고 싶나.

평범, 환상, 모순

 

주로 일상의 어떤 요소로부터 작업의 영감을 얻나.

저에게는 모든 일상이 영감이 되는 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는 것, 집밖을 나서며 느끼는 차가운 바람, 지하철의 흔한 풍경, 친한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에서 주로 영감을 받아요. 그리고 영화를 즐겨보는 편인데, 영화 속 장면이나 구도 또한 영감을 주는 주요한 요소들이에요.

 

<good night> 잘자요.. 아무 근심, 걱정 없이
2016 Copyright ⓒ mozza All Rights Reserved

 

Mozza의 작업의 특징은 ‘균형 있는 색감 선정’에 있는 것 같다. 주로 한가지 포인트가 되는 색상이 있고, 다양한 채도를 활용해 작품을 채우는 느낌인데 색감 선정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나.

우선 배색을 하기 전에 그림과 어떤 색감이 어울릴지 고민을 해요. 색감선정에는 전체적인 분위기와 표현하고 싶은 요소, 그리고 그날의 기분까지 영향을 끼쳐요. 전반적인 작업과정에 대해 설명하자면, 일단 작품을 아우르는 주 컬러를 선정한 다음 주제가 되는 부분을 배색해요. 그리고 나머지 부분을 채색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반면, 다소 ‘쎈’ 느낌의 색상을 사용한 작업에서조차 ‘강렬하다’는 인상보다 ‘차분하다’는 인상을 준다. 이러한 작품의 특징은 작업의 어떤 기법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나.

작업을 할때 포인트 부분에 강한 색을 자주 쓰긴 하지만 그림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깨뜨리지 않게 많은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그래야 그림에서 강조하는 주제는 살리되, 그림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로 통합되어 보이기 때문이죠.

 

<night bus> 작업 전반 과정, 2016 Copyright ⓒ mozza All Rights Reserved

 

작업에 영감을 얻는 것부터 스케치, 채색과정까지 전반적인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평소에 영감을 받을 때마다 메모를 하는 습관이 있어요. 작업을 할 때는 그 수많은 메모 중에서 하나를 뽑아 주제를 선정해요. 그런 다음 주제와 관련된 다른 키워드를 계속 떠올리며 마인드맵을 그려요. 그림을 어떻게 그릴지 고민하는 단계죠. 그 후에는 작업에 필요한 자료를 리서치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갑니다. 보통 펜터치 과정까지 수작업으로 진행하는데, 스캔 후에는 포토샵으로 컬러링하여 작품을 완성합니다.

 

 

#01. Subside

<subside> 알 수 없는 무기력감이 나를 감싼다 
2016 Copyright ⓒ mozza All Rights Reserved


 

<Subside>는 어떤 감상에서 시작된 작업인가.

이유를 알 수 없는 무기력감이 느껴지던 날, 그 날의 감정에서 시작된 작업입니다.

 

Mozza 작업의 특징은, 개인이 느끼는 외로움이나 공허함, 허탈, 허무와 같은 무게감 있는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이다. 사실 이런 감정을 가시화한다는 게 쉽지 않다. 물론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런 과정을 거치지만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 또, 그림을 그리고 나면 개인이 느꼈던 무게감이 해소되기도 하나.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함으로써 스스로 묵혀왔던 어떤 것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버릇인지 직업병인지는 몰라도 평소에 이런 감정을 느낄 때면 꼭 소재거리가 떠오르는 편입니다. 이런 감정을 다루다 보면 제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또 그만큼 작업에 집중이 잘 되더라고요.

 

<outside blanket> 이불 밖은 위험해
2016 Copyright ⓒ mozza All Rights Reserved

 

Mozza는 분홍색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최근 들어 참 열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색이에요. 개인적으로 붉은 계열이 많이 들어간 ‘핫핑크’를 선호하는데, 남자는 역시 ‘핑크’ 아닌가요! 하하. 분홍계열의 색감은 열정을 나타내면서도 너무 뜨겁지도 않은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는 것 같아요. 여러 가지로 복합적인 느낌이라 선호하는 색상입니다.

 

<subside> 작업 시 가장 유의했던 부분이 있다면

무기력함을 어떻게 하면 가시화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바닷속에 가라앉는 잠수부를 주요소재로 사용하게 됐어요. <Subside>의 주제자체가 ‘이유를 알 수 없는 무기력감’이었기 때문에 잠수부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하늘을 배경으로 해서 좀더 아이러니함을 표현했습니다.

 

#02. My way

<my way> 누가 뭐라하든 자신의 길을 가는 XX마이웨이
2016 Copyright ⓒ mozza All Rights Reserved

 

‘개썅마이웨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직관적으로 표현한 작업 같다. 남자를 둘러싼 주변의 ‘왈가왈부’는 포스트 잇으로, 열심히 페달을 밟는 남자의 다리와 타오르는 머리, 한껏 찡그린 표정이 그렇다. 작업 과정 동안 굉장히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정말 재미있게 집중하면서 그렸던 작업이었어요. 그림을 그릴 당시의 상황과 맞물려서 다른 사람들의 오지랖, 또는 참견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만의 길만을 가고싶은 심정에 이입하면서 그렸던 것 같습니다.

 

이 남자의 ‘my way’는 어디일지 새삼 궁금해진다. 작품 속 남자는 mozza 본인인가.

아마도 자신이 목표로 삼은 상황이 아닐까요?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사실 저의 분신이라고 봐도 무방해요. 등장인물이 남자든 여자든 관계없이 개인적인 의지와 생각이 반영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digital warriors> 2016 Copyright ⓒ mozza All Rights Reserved

 

<Fucking summer> 2016 Copyright ⓒ mozza All Rights Reserved

 


Mozza는 팔, 다리 등의 신체 근육 표현이나 옷의 주름 표현이 섬세하다. 이런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우선 아이디어 스케치로 대략적인 포즈를 정한 다음, 인터넷에서 이미지 자료를 조사하거나 실제로 촬영을 해서 참고하고 있어요. 하지만 역시 많이 그려보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이 없어서 크로키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My way> 작업 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과 가장 유의했던 부분이 있다면

인물의 표정에서 나타나는 감정에 유의하며 작업했습니다. 만약 내가 저런 상황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화를 낼까, 무덤덤할까를 생각하면서 말이죠. 힘들었던 부분은 자전거 표현이었어요. 바퀴라든가 자전거를 구성하는 여러 디테일한 요소 때문에 많이 애를 먹었던 것 같습니다.

 

많고 많은 이동수단 중에서 왜 하필 자전거가 됐나.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그림의 주인공은 어느 정도 저를 표현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자전거를 즐겨타는 저의 취향이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unknown heart> 사람 마음은 알다가도 모른다.
2016 Copyright ⓒ mozza All Rights Reserved

 

작품을 보다 문득 든 생각이다. 보통 사람의 신체를 표현할 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살색’외의 색(色)으로 표현하면 어색할 법도 한데 전혀 위화감이 없다. <my way> 속 남자 역시 붉은 피부로 표현했음에도 낯설지 않은 느낌인데, 그래서 그런지 등장인물의 피부색이 참 다양하다.

피부를 본래의 색이 아닌 다른 색으로 표현할 때는 배경과 위화감이 없도록 같은 계열의 채색을 하는 편이에요. 때문에 작업 전반의 컬러와 어울리는 ‘살색’이 되는 것이죠. 다시 말해서 그림에서 나타내고 싶은 ‘감정의 색’을 쓰는 동시에 ‘위화감이 없는 색’을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03. Evol

<evol> 상대방에게 상처 받을지라도 우리는 계속 사랑해야한다.
2016 Copyright ⓒ mozza All Rights Reserved

 

어떤 감상에서 시작된 작업인가

‘사랑의 지속성’에 대해 생각하다가 시작된 작업입니다. 나와 다른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는 건 상처 또한 받을 수 있기에 마냥 좋지만은 않은 일 같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사랑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작품의 제목과 함께 삽입되는 구문은 mozza 본인이 직접 작성하나. 그렇다면 mozza의 작업으로 사랑하는 동안 느끼는 외로움, 혹은 사랑하는 순간에 대한 칼럼을 써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연애감정에서 많은 영감을 얻나.

작품을 구상할 때 함께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잡지 일러스트 작업을 받을 때도 연애와 관련된 칼럼 쪽으로 주시더라고요. 아무래도 남녀가 만나 연애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일상에서 엄청난 변화를 주는 일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소재거리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dating> 남자의 연애는 찌질하고,여자의 연애는 잔인하다.
2016 Copyright ⓒ mozza All Rights Reserved

 

작품 속 두 사람의 관계가 궁금하다.

보시는 바와 같이 서로 사랑하는 관계입니다. 연애를 하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시작한지 얼마안된 풋풋한 감정의 커플을 간접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남자로 표현된 로봇의 머리에 있는 ‘다이너마이트’가 눈에 띈다.

머리의 다이너마이트는 연애 중 언젠가는 겪을 ‘상처’를 의미합니다. 지금은 잠잠해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탄을 심은 것 이죠. 이러한 장치는 지금은 행복해도 언젠간 서로에게 상처 받을 날이 올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어요.

  

<smoke>, <insomnia>, <yawn> Copyright ⓒ mozza All Rights Reserved

Mozza의 작품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이 느꼈으면 하는 메시지나 감정은 무엇인가.

저의 작업에서 나타나는 적나라하고 해학적인 부분에 공감과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만 그런게 아니라 나도 그렇다”는 걸 말이죠.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하고 싶나.

꾸준히 성장하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기법이든 작품의 소재든 간에 머물러 있는 작가가 아닌 해가 갈 수록 성장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MOZZA 

http://notefolio.net/mozza
http://instagram.com/mozza817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blog.naver.com/haen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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