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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 자연스러운 재조합

자연스러운 재조합

17.10.16 <수면의 과학> 출처: 네이버 영화   사랑에 빠진 남자는 꿈속에서 그녀와의 하루하루를 만들어간다. 하지만 알다시피 꿈은 무질서하다. 그래서 완벽한 공간이 연출된 것도 아니고, 완벽한 이야기도 아닌 채로 한 컷 한 컷 잘려나가듯 만들어진다. 그만큼 그녀와의 하루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정신없고 산만한 ‘부조화’ 투성이다. 그럼에도 영화 <수면의 과학>은 무질서한 조합을 통해 꿈을 조화롭게 창조한다. 골판지로 방음벽을 만들고, 식탁보 같은 천으로 배와 말을 뒤덮으며 TV를 벽에 촌스럽게 합성시키기도 한다. 말 그대로 이 영화의 미술은 우리가 꾸는 꿈의 ‘아름다운 무질서’와 닮아있다. 여주인공인 샤를롯 갱스부르(스테파니)는 이야기한다.   “자연스러움을 얻는 것은 힘들어. 잠시 한눈을 팔았다간 금세 질서가 개입하지.”   <수면의 과학> 출처: 네이버 영화  여러가지 재료를 조합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일, 혹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물건을 재창조함으로써 ‘자연스러움’을 얻는 일은 사실상 쉽지 않다. 특히, 재료의 용도와 특성을 익히 알고 있는 매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러한 측면에서 스테파니가 이야기하는 ‘익숙함’은 우리가 쉽게 0 Read more
피플 [인터뷰]  <타이포잔치 2017 : 몸>展 큐레이터 김나무의 다양한 스펙트럼

[인터뷰] <타이포잔치 2017 : 몸>展 큐레이터 김나무의 다양한 스펙트럼

17.10.12 지금 문화역서울284에는 올해로 5회를 맞이하는 <타이포잔치 2017:몸>展이 한창 진행중이다. 이번 전시는 총 9가지 주제로 진행되며, 그중 <붉게 쓰기: 몸과 타이포그래피가 맞닿는 곳>을 김나무 디자이너가 담당했다. 그는 현직에서 교육자와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발히 활동하며 자신만의 스펙트럼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의 책임 큐레이터를 맡은 그를 만나, 디자이너 김나무의 세계를 엿보았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디자이너이자 교육자인 김나무(金나무, Golden Tree)라고 합니다. 현재 소규모 디자인스튜디오인 <골든트리>의 디자인 고문을 맡고 있고,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또한, 현재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하고 있는 <타이포잔치 2017 : 몸>展의 책임 큐레이터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제 5회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Typojanchi 2017   <타이포잔치 2017 : 몸>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한다. 올해로 5번째를 맞는 <타이포잔치 2017>의 주제는 몸(body)입니다. 철학에서는 고대부터 몸과 마음(정신)을 핵심적인 논제로 다뤄왔는데요. 이번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에서 ‘몸&r 0 Read more
CA: MYFOLIO [CA:MYFOLIO]  큰 고양이와 사는 할아버지, 나노

[CA:MYFOLIO] 큰 고양이와 사는 할아버지, 나노

17.09.29 CA KOREA와 노트폴리오가 한 명의 크리에이터를 선정하여 그들의 하이라이트 작업을 공개합니다. MYFOLIO의 29번째 작가는 무엇이든 그리는 ‘나노(NANO)’입니다.    #29. 나노(NANO)   내가 목욕탕에서 뛰지 말라고 했니 안했니? 내가 방 어지르지 말라고 했니 안했니   작품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내가 목욕탕에서 뛰지 말라고 했니 안했니?>는 <큰 고양이와 사는 할아버지> 시리즈 중 하나예요. 이 시리즈는 그림마다 할아버지가 큰 고양이에게 하는 이야기가 제목으로 달려있죠. 할아버지는 항상 고양이에게 화가 나고 귀찮은 것처럼 말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요. 저희 아빠가 그러시거든요. 겉으론 무뚝뚝해보여도 속은 그렇지 않은 거죠. 그래서 작품을 통해 괴팍해 보이지만 다정한 시선이 녹아 있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시리즈를 책으로 만들 기회도 있었는데, 여건상 그러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적어도 올해 안해 그간 작업한 이야기들을 엮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작업도구와 과정이 궁금하다. 주로 색연필과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요. 비교적 수정이 쉽고 다양한 느낌을 낼 수 있기 때문이죠. 작업은 보통 아이디어 스케치부터 시작해요. 그래서 평소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에피소드와 표현하려는 메시지, 그림과 단어 등, 떠오 0 Read more
CA: MYFOLIO [CA:MYFOLIO] WHO WANTS PIZZA, 노이신

[CA:MYFOLIO] WHO WANTS PIZZA, 노이신

17.09.26 CA KOREA와 노트폴리오가 한 명의 크리에이터를 선정하여 그들의 하이라이트 작업을 공개합니다. MYFOLIO의 28번째 작가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생성하는 ‘노이신(YISHIN NOH)’입니다.    #28. WHO WANTS PIZZA   who wants pizza   작업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낙서를 하다 우연히 그린 생쥐의 얼굴이 배달이 밀린 피곤한 배달부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생쥐에게 피자 배달부 유니폼을 입히고, 손에는 피자박스를 그려 넣어 스토리를 만들었죠. 그리고 나서 <Who wants pizza>라는 타이틀을 넣어 완성한 작품입니다.   캐릭터는 어떤 과정으로 탄생하나. 주변에 있는 물건에 팔다리를 붙여 보기도하고, 사진 속 동물에 표정을 추가하기도 해요. 그렇게 그리다가 재미있는 캐릭터가 만들어지면 여기에 다른 상상력을 더하죠. 캐릭터의 성격이나 스토리를 만드는 거예요. 캐릭터들이 시무룩하거나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건, 아무래도 그림을 그리는 제 표정이나 감정이 반영돼서 인 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 저를 닮은 ‘삐딱한 캐릭터’가 탄생하는 것 같습니다(웃음).   Psycho bunny   어린이대공원   Animal alphabets  0 Read more
Column 포스터의 힘, 민중공방(l’Atelier populaire)

포스터의 힘, 민중공방(l’Atelier populaire)

17.09.26 우리는 힘(le pouvoir)이다   선거철이 되면 나라 곳곳에 포스터가 붙는다. 어떤 정당의 어떤 후보가 출마했는지 설명하는,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한 포스터가 붙는 것이다. 지난 5월에 치러진 대선에서는 안철수 후보의 포스터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곤 했다. 물론, 대선에서는 좋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포스터 입소문만으로 어느 정도의 홍보 효과를 얻었다. 그러나 정작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그 내용에 대해서는 쉽사리 알 수가 없다. 안철수의 브랜드 가치만을 내놓기에는 포스터가 포함하는 내용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우리 기억 속의 포스터란 아마도 ‘화재 조심’이라는 문구를 어떻게, 그리고 강렬하게 한 장의 종이 안에 넣을 것인지를 고민하던 때부터 시작할 것이다. 초등학생 때 느꼈던, 하얀 백지 위에 ‘화재 조심’이라는 표어를 어떻게 넣을 것인지를 고민하던 것이 생생하다. 종이는 작았고, 압축적으로 생각하던 것들을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관건이었다. 그리곤 항상 비슷한 그림과 디자인을 구성했는데, 때문에 ‘화재 조심’이라는 핵심표어 역시 단조롭고 무기력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니 포스터의 힘은 얼마나 중요한가? 다들 본 듯 안 본 듯 하지만, 포스터는 사람들의 인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여전히 유의한 매체다.   0 Read more
Features [전시 리뷰]  디뮤지엄 <PLASTIC FANTASTIC : 상상사용법>展

[전시 리뷰] 디뮤지엄 <PLASTIC FANTASTIC : 상상사용법>展

17.09.22 D MUSEUM, 2017, courtesy of D MUSEUM   한남동에 위치한 디뮤지엄(D MUSEUM)에서 2017년 9월 14일부터 2018년 3월 4일까지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상상력과 플라스틱의 무한한 가능성을 반추하는 <PLASTIC FANTASTIC : 상상사용법>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세기의 ‘기적의 소재’로 불리는 플라스틱이 우리의 일상으로 스며든 장면을 연출한다.   Bring Colors to Domesticity, 2017, courtesy of D MUSEUM   전시는 40여 명의 세계적인 크리에이터들이 개성을 불어넣은 2,700여 점의 제품과 가구, 조명, 그래픽, 사진을 총망라한다. 특히 ‘일회용’이라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플라스틱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카르텔(Kartell)과 그의 협업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의미있다. 이는 광고 그래픽과 일러스트레이션, 사진작품을 통해 이탈리아 특유의 감각으로 드러난다.    Molding New Living, 2017, courtesy of D MUSEUM   계단을 따라 화려한 조명을 감상하다 보면, 고정된 기능이 아닌 예술가의 시각으로 ‘플라스틱’을 재해석한 공간이 펼쳐진다. 0 Read more
Features [전시 리뷰] 흑백의 세상, 헨킴 <미지에서의 여름>展

[전시 리뷰] 흑백의 세상, 헨킴 <미지에서의 여름>展

17.09.15   지금 구슬모아당구장에서는 흑백의 미지(未知)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헨킴(Henn Kim)의 전시가 한창 진행 중이다. 전시장이 위치한 지하 출입구에 들어서면, 그의 작품과 맞아떨어지는 어두컴컴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리고 백색등의 조명을 등지고 서서히 밝아지는 그의 작품은, 그간 헨킴이 보여준 이미지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하룻밤의 즐거운 꿈이 현실을 버티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래서 현실을 상징하는 ‘검은색’과 꿈꿔왔던 환상을 의미하는 ‘흰색’은 조화를 이루며 여름 ‘밤’에 뜬 달과 함께 흥미로운 공간을 연출한다. 작가에게 ‘달’은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나를 위로하는 ‘치유의 상징’으로, 하늘을 올려다 볼 여유도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는 관람객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출처: 노트폴리오 촬영 및 디뮤지엄 제공   연이어 관람객들은 달빛과 별이 쏟아지는 장소에 누워 잠을 청하고, 아이러니한 꿈의 장면을 마주하는 ‘깊은 꿈’의 여정으로 이동한다. 이렇게 어둡지만 아름다운 밤을 통과하고 있노라면 어느새 아침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 0 Read more
피플 [인터뷰] 지알원 왔다감, GR1

[인터뷰] 지알원 왔다감, GR1

17.09.12 평소 그의 작업을 보고 있노라면 특유의 해학과 풍자, 그리고 강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캔버스나 종이가 아닌 도시의 콘크리트에 그림을 그리고, 부드럽기보다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그가 혹여 딱딱하고 어려운 사람은 아닐까 고민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본 그는 세상사에 관심이 많고 미술을 사랑하며, 그만큼 모든 일에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서울의 한 조용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GR1의 작업 세계와 이야기를 들어봤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저는 그래피티(graffiti)와 스트릿 아트(street art) 작업을 하는 GR1이라고 합니다. GR1의 이름의 유래와 의미가 궁금하다. 특별한 뜻은 없어요. ‘GR’은 그래피티의 철자 ‘Graffiti’의 처음 두 개의 영어스펠링이고, 숫자 1은 흔히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자신이 최고다’는 의미로 많이 사용하는 숫자예요. 저 역시 ‘only one’, ‘number1’의 의미로 자연스레 사용했습니다.   그래피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그냥 스트릿 문화를 좋아해서 시작했어요. 학창시절에 그래피티를 처음 접했을 때 ‘어, 이거 재미있겠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무작정 스프레이를 사다가 집근처 다리 밑에 그림을 그렸죠. 그 0 Read more
Features 르네상스, 그래픽 디자인을 발전시키다 -2

르네상스, 그래픽 디자인을 발전시키다 -2

17.09.12 구텐베르크여, 타이포그래피 시대를 활짝 열어 주옵소서! -1에서 이어집니다.   1. 독일 인쇄업을 장악한 텍스투라, 시대적 요구에 당면하다.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제작했을 당시, 독일의 필경사들은 당대 널리 사용했던 좁고 각진 형태의 ‘블랙레터’로 금속활자를 제작했다. 추후, 이는 모양이 직선 형태로 더 뾰족하고 단단한 모양의 ‘텍스투라’ 타입페이스로 발전한다. (텍스투라는 블랙레터 서체 중 하나로 중세 유럽 고딕 양식을 잘 드러낸다. 그만큼 강한 직선이 강조되어 힘과 권위가 느껴진다.) 텍스투라는 곧 독일 인쇄업자들의 기본 활자가 되었다.   ▲ 블랙레터 스타일의 알파벳 대문자와 소문자, 출처: http://m.font.downloadatoz.com   하지만 인쇄술의 발전과 함께 ‘텍스투라’에 문제점이 발생한다. 당시에는 금속활자가 개발되었어도 책은 여전히 고가였다. 때문에 책의 장수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많았다. 예를 들어 라틴어로 생략하여 쓰거나 기호로 표시해 장수를 줄이는 등, 제작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일어난 것이다. 이는 구텐베르크의 인쇄소를 장악한 ‘요한 푸스트(Johann Fust)’와 ‘페터 쇠퍼(Peter Schöffer)’의 시도에도 드러난다. 본문의 양 0 Read more
Features 예술이 아니었다면, 프리다 칼로 & 야요이 쿠사마

예술이 아니었다면, 프리다 칼로 & 야요이 쿠사마

17.09.08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orange is the new black)>   미국의 인기 코미디드라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orange is the new black)>은 여성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게 된 한 여성의 이야기다. 주인공이 교도소에 처음 입소하여 동료 수감자에게 듣게 되는 대사는 우리가 인생에서 마주하는 고통을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알려준다.   “티베트의 수도승들은 염색된 모래를 가지고 거대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지. 며칠이나 몇 주 동안 공들여 완성한 다음 다 지워버려. 이곳에서의 경험을 만다라라고 여기도록 해. 최대한 의미 있고 아름다운 걸 만들어.”   만다라, 출처: <동휘스님의 해피붓다 해피만다라>   만다라(Mandala)는 불교의 진리를 상징하는 불화(佛畫)다. 그림의 형태는 원형이나 삼각, 사각의 특정한 경계를 여러 겹으로 겹쳐 연출한다. 그리고 그 안에 다채로운 색을 입히면서 완성한다. 종교적 측면에서 만다라가 지니는 의미를 쉽게 가늠할 수는 없지만, 만다라의 반복적인 패턴과 그 안에서 균형과 조화를 유지하는 과정은 엄청난 집중력을 요한다고 한다. 때문에 작업 동안 내면에 집중을 함으로써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고, 다양한 패턴과 채색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창작 행위를 통해 고통의 시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