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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처방

19.10.17 0

때때로 우울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생물학적인 호르몬의 이상 때문 일수도 있고, 좋지 않은 일에 의해서 그런 기분이 들 때도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정신건강을 도모한다. 누군가에게는 그게 땀을 흘리는 운동으로, 무언가에 몰두하는 행동으로, 창작을 하는 행위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얻은 부산물이 때때로 타인의 공감을 사 역으로 누군가를 다시 위로하곤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창작의 행위요, 예술을 통해 마음을 위로받는 일일 것이다.


한 사람만을 위한 서점, 출처: 땡스북스 

질환으로 의심될 정도의 증상이라면 해당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약물을 처방받고 관련한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을 하려면 보다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많은 경험’은 기존에 존재하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스트레스를 경감하기 위한 방법으로 독서와 그림책을 처방받을 수 있는 공간이 각광받기도 했다.

 

책을 처방해주는 사적인 서점, 출처: luckiss

 

<사적인 서점>은 말 그대로 의뢰자에게 적절한 책을 처방하는 서점이다. 내담자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정해 북 큐레이터에게 의뢰를 하면, 내담자의 취향과 관심사 파악을 위한 독서차트 작성이 이뤄진다. 그 후, 예정된 날짜에 서점에 방문하면 책방 주인은 따듯한 차 한 잔과 함께 내담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책방주인은 상담내용에 기반하여 적절한 책을 골라 내담자에게 발송하고, 내담자는 ‘책 복용법’을 참고하여 책을 읽으면 된다. <사적인 서점>의 주인은 자신을 ‘북 파머시(book pharmacy)’라고 했다. 말 그대로 책을 약처럼 처방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사적인 서점, 출처: 집꾸미기

 

문자인 ‘글’을 처방하는 것이 <사적인 서점>의 특징이라면, 시각적 요소가 가미된 그림책을 처방하는 서점 <카모메 그림책방>이 있다. 이곳은 <사적인 서점>과 비슷한 프로세스로 독서치료와 상담심리를 배운 책방주인이 그림책을 처방하는 공간이다. 특이하게도 이곳은 책방주인이 타로카드를 통해 내담자의 마음을 읽어준다. 그러나 카드를 단순히 점을 보는 행위에 이용하지 않고, 내담자의 속마음을 보다 편히 드러낼 수 있는 촉매제로써 기능토록 한다. 어쩐지 ‘그림책’은 성인이 아닌 어린이들의 전유물인 것 같지만, 처방된 따스한 그림은 내담자에게 따스한 기분을 안겨주곤 한다.

 

카모메 그림책방, 출처: 카모메 그림책방

 

이 외에도 우울한 기분을 위로하는 방법으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면밀히 들여다보거나 그의 삶을 반추하는 일, 혹은 생각을 세분화할 수 있는 전시회 관람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이러한 공간이 과거보다 주목받고 우후죽순 생기는 건, 그만큼 세상에 지치고 사람에 지쳐 위로받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우리는 어느 책, 혹은 그림을 접하는 것이 마음의 위로가 될까. 여러모로 힘든 일이 많은 이번 주에는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딱 맞는 작품이 위로가 되길 바란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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