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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하는 2020년의 달력

19.11.22 0

문서 '날짜'란에 '2019'라는 숫자를 적는 행동이 익숙해질 무렵, 50일 정도만 지나면 2020년이라니 너무나 끔찍한 시점이다. 약 한 달 전에 할로윈 데코를 준비했는데, 이제 한 달 후면 크리스마스란다. 부랴부랴 크리스마스 준비를 하고보니 '또 한 해가 이렇게 흘러가구나' 싶다. 그렇게 12월이 되면, 어쩐지 대형서점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다. 2020년을 알리는 달력과 다이어리, 각종 문구류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디자이너들의 시간은 우리같은 일반인 보다 조금 더 빠르고 트렌디하게 흘러가는 듯 싶다. 그리고 달력은 그 디자이너의 취향과 세계관을 반영해서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조금 이른 2020년의 달력.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고전과 함께, <2020 세계문학 클래식 캘린더>

 

민음사는 2020년을 맞이하여 고전문학 속의 '하루 한 문장'을 되새긴다는 컨셉으로 일력을 제작했다. 형태는 으레 '달력'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상반된다. 고전문학의 대표로 알려진 ‘민음사’답게 달력을 책의 형태로 제작한 것이다. 구매자는 이 달력을 책처럼 매일 펼쳐서 읽어도 되고, 우연히 마음에 드는 문장을 만나면 한 장씩 뜯어 간직할 수도 있다.

 

2. 올해도 나올까, 오디너리 피플의 <매일매일 그래픽 일력> 

 

2019 매일매일 그래픽 일력

처음 오디너리 피플의 일력을 만났을 때 충격 그 자체였다. 레트로 달력을 배경으로 트렌디함을 소화한 것도 그랬지만, 해가 갈수록 정말 '일력' 다워지는 퀄리티를 마주해서다. 작년의 경우에는 말 그대로 하루하루가 다른 달력을 선보였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오디너리 피플이 제작한 달력으로 전시회를 개최한다는 점. 아직 2020년의 일력은 업데이트 되지 않았지만, 내심 기대해본다.



2019 매일매일 그래픽 일력

간혹가다 발견하는 일력은 그다지 멀지 않은 이전 세대의 물건이지만 퍽 낯설고 재밌어 보였습니다. 요즘에는 날짜를 확인할 수 있는 여러가지 물건들이 있지만, 일력에는 하루가 시작되고 지나가는 것을 눈과 손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점차 자리를 잃어 가는 이 일력의 가치를 다시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365일, 각 날들을 위한 365개의 그래픽들을 디자인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새 하루를 맞이하는 재미를 주고, 또 어떤 이에게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의 낙서장을 훔쳐보는 즐거움을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로운 관점과 손길로 구성된 이 일력이 우리세대에서도 사랑받는 물건이 되었으면 합니다.

 

3. 개인의 취향, ‘버라이어티 숨’의 2020년 달력

 

2020년 캘린더, 출처: 버라이어티 숨 

사랑스러운 작가의 일상을 담은 버라이어티 숨의 2020년 달력이 공개되었다. 버라이어티 숨 작가는 따듯한 일상의 풍경을 담아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건넨다. 이번 달력 역시 12장의 귀여운 일러스트와 캐릭터가 2020년을 맞이한다. 특유의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일러스트를 마주하길 바란다. 

 

4. 왕달력의 귀환, 2020년 벽걸이 왕달력

 

벽걸이 왕달력 스티커, 출처: 아무개씨

어릴적, 할머니네 집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지금도 오래된 음식점에 이러한 달력이 많다) 왕달력이 스티커와 함께 제공된다. 지난 몇 년간 세대를 아우르는 뉴트로가 대세이다보니 왕달력이 이렇게 힙할 수 있나 싶다. 특이하게도 <벽걸이 왕달력>은 달력 데코가 가능한 빨강, 노랑, 초록, 파랑의 원색적인 스티커도 함께 제공된다. 이 스티커는 이용자가 원하는 기념일과 일정을 표기할 수 있다. 보다 더 촌스럽게 만들어주는 왕달력을 통해 힙한 2020년을 맞이하길 바란다.

 



5. 손끝으로 만나는 한화기업의 <점자달력>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달력 역시 그 의미가 크다. 대부분의 달력 수익금은 달력 제작자가 후원하는 단체나 협회에 기부된다. 특히, 한화기업의 <점자 달력>프로젝트는 여러모로 그 의미가 크다. 눈으로 본다는 행위가 마치 공기를 들이마시고 숨을 쉬듯 당연하기에, 일상에 놓인 약자들의 불편함을 쉽게 간과하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점자 프로젝트는 시각적 어려움이 있는 이들에게도 한 해를 선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화는 지난 2000년부터 시각장애인용 점자달력을 제작하고 있다.

한화기업의 ‘점자달력’

 

6. 유기견동물에게 후원을, KARA <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12가지> 

동물권행동 KARA의 2020년 달력, 출처: KARA
 

동물을 주제로 한 달력 제작도 의미가 크다. 달력의 수익금을 오롯이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외적으로 알려진 큰 단체의 경우 전문 디자이너의 작업을 통해 달력이 제작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때문에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달려보다 퀄리티도, 가격적인 이점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유기견과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돕는다'는 맥락에서 구매욕구가 충족된다. 다양한 동물보호단체의 달력을 셀렉해보길 바란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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