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통의 색깔언어, 팬톤(pantone )

20.01.09 0

 

눈으로 보기만 해도 상큼해지는 컬러들이 있다. 미각뿐만 아니라 특유의 색감으로 시각적인 청량감을 주는 팬톤(pantone)이다. 매해 12월 마다 다가오는 새해에 유행할 컬러를 예측하여 대표컬러를 선정하는 팬톤(pantone)은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색상언어를 다루는 색채연구소다. 흔히 한국 소설가들이 세계적인 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로 언어표현의 다양성을 말하는데, 이를테면 ‘노랗다’는 말을 ‘노르스름하다. 누렇다. 개나리색이다. 샛노랗다’등의 다양한 한국어 표현을 영어로 대체하지 못해서라는 썰이 있었다.

PANTONE COLOUR CHART

 

개인의 주관적인 감상은 이를 표현하는 사람마다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사람마다 다른 형태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은 색상은 더욱 그러하다. 팬톤은 이에 근거하여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색상언어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누렇다”는 말을 들었을 때 누군가는 비교적 밝은 색상의 연노랑을 떠올릴 수도 있고, 누군가는 개인의 경험적 기반에 따라 비교적 짙은 개나리색의 노랑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비교적’이라는 표현과 ‘연노랑’과 ‘개나리 색’이라는 색상을 언어로 구사하는 지금도 이 글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어떤 색을 떠올릴지는 본인 역시 모르는 일이다.

PANTONE Color of the Year 2017

일상생활에서의 법률 역시 마찬가지인데, 개인의 경험과 지식의 기반에 따라 그것을 규정하는 언어의 애매모호함으로 각자 정의하는 법의 의미가 달라진다. 하지만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는 사회기에 규칙과 규율이 필요하고, 우리는 더불어 살기 위해 그 규칙과 규율을 누구나 같은 의미로 이해할 수 있도록 통일된 언어인 ‘법’을 만들었다. 마치 이와 같은 논리에서 팬톤은 세계적으로 통일된 색채언어를 개발한 것이다.

이러한 색채언어의 통일은 디자인 산업 전반에 유용함을 가져다주었다. 색 하나하나에 고유 문자와 넘버를 넣은 컬러칩 브릿지가 전 세계 어디에 있어도 같은 색을 구현할 수 있는 준거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팬톤에서 개발한 컬러칩은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이 되었다. 컬러칩의 종류도 천과 플라스틱 등, 다양한 업계에서 실현할 수 있는 재질로 구성되어 관련 업계의 디자이너에게는 필수품이 된 것이다.

 

Pantone Plastic 

Pantone Cotton

사실, 색채언어도 그렇지만 팬톤(pantone)이 더욱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던 것은 1999년부터 매해 선정하는 올해의 컬러 덕분일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미리 유행한 컬러를 예측해서가 아니라, 그 색채가 담은 정동적이고 유의한 의미들을 해석하고 전달해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들이 매해 선정하는 ‘올해의 컬러’는 새해를 시작하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그리고 해당 컬러를 선정한 이유를 들여다보면, 세계가 마주한 시의적인 사안들을 살펴볼 수 있다. (*때로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2019년 올해의 컬러로 선정했던 '리빙 코랄'은 오염된 해양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컬러칩 패턴을 한국적으로 해석한 디자인 스튜디오도 있다. 바로 ‘오이뮤’다.

 


Project 5. Color project

오이뮤 다섯 번째 프로젝트, 색이름 프로젝트입니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언어에는 ‘누렇다’, ‘불그스레하다’, ‘희끄무레하다’, ‘거무튀튀하다’ 등의 색형용사가 풍부하게 발달되어 있습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수많은 색과 다양한 색채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표현하는 색이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1991년도 초판 발행된 ‘우리말색이름사전’을 재해석하고 한국산업표준(KSA0011, 관용색이름)을 병용하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자연물 이름과 구체적인 색깔을 우리말로 정의하는 책을 엮습니다. 이 책을 통해 더욱 풍부하고 다채로운 색상을 우리말로 인지함과 동시에 섬세하고 감각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우리 일상에 생기를 더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The fifth project of OIMU, Color project. What is your favorite color? The Korean language is rich in colored words such as ‘누렇다’, ‘불그스레하다’, ‘희끄무레하다’, ‘거무튀튀하다’. Despite all the color language and colors we can see, there is a limit to the color we express. We reinterpreted the ‘Concise Manual of Color names’, which was first published in 1991, and adopted the Korean Industrial Standards (KSA0011), and compiled a book that defines the color names and specific colors of natural objects we meet every day. We hope to recognize the rich and colorful colors through this book and to add vitality to your daily lives through delicate and sensual communication.

 

Project 5. Color project, 출처: 오이뮤 

오이뮤의 '컬러 프로젝트'는 한국적으로 해석한 색채의 다양성이 돋보이는 작업이다. 각자 가지고 있는 배경과 지식에 따라 달라지는 컬러도 흥미롭지만, 이러한 배경을 한 데 모아 통일하고자 하는 팬톤과 오이뮤의 시도 역시 기대된다. 팬톤과 오이뮤의 색채언어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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