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와 비장애의 언어, Art House Unlimited

20.02.29 0

'장애인'하면 떠오르는 단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신체의 어딘가가 불편한 신체장애인과 발달이 지체된 발달장애인, 그리고 현대인에게 흔히 보인다는 우울증과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장애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길거리에 나서면 이들을 흔히 볼 수 없는데, 아주 단순히 생각하면 "의료기술이 발달해서 장애인이 없구나"라고 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Art House Unlimited

사회와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맞춰져 있고, 세상에 내재한 편견으로 인해 장애인 스스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다. 게다가 장애에는 사람마다 중증도가 달라서, 세상에는 우리가 인지하는 것보다 더 많고 다양한 장애의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잘못된 편견들로 '장애'하면 중증의 장애를 떠올리며, 그들은 항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인식한다. 이러한 생각은 자연스레 장애인들이 가진 기본적인 욕구와 재능을 인식하지 못하는 실수로 이어지곤 한다.

 

 

때문에 '그림'과 같은 예술은 장애와 비장애인을 구분짓지 않는 공통의 언어로 여겨지곤 한다. 작품을 대할 때 이 작업을 수행한 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배경을 갖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글'보다 '그림'은 그것을 구성하는 사람의 지식수준을 유추할 수 없고(예를 들어, 문장을 구성하는 방식이라든가 문어에서 유추할 수 있는 그 사람의 지식의 수준 등)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직관력을 발휘하게 하므로 '보편적인 언어'로써 충분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영국에 위치한 <ART HOUSE Unlimited>는 말 그대로 '모두가 기여할 수 있다'는 신념아래 학습/신체장애인들이 자신의 작업을 통해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단체다.

 

<ARTHOUSE Unlimited> is a collective of artists living with complex epilepsy and learning disabilities all of whom require varying levels of support. The artists work alongside instructors to create artworks which are developed into designer products for sale. All artwork derives from the skills each artist brings to the enterprise and every contribution holds real value.

Offering a sense of purpose lies at the heart of ARTHOUSE Unlimited’s philosophy in line with our belief that feeling truly respected improves health and well-being. We strive to challenge perceptions and to create better acceptance and inclusion for all people living with disabilities. 출처: https://arthouseunlimited.org

터틀 파워

그리고 이들이 작업한 작품은 수제 초콜릿과 목욕용품, 도자, 향초, 액자, 카드 등 다양한 상품목록으로 제작된다. 이들의 작업을 살펴보면, 충분히 훌륭하다. 화려한 색감과 패턴의 작품이 디자이너로서의 재능을 충분히 입증하고, 소비자의 눈을 사로 잡기도 한다. 이 중 환경오염으로 인한 해양생물의 위기를 다룬 <터틀 파워>는 입욕제 브랜드 <러쉬>의 <낫랩> 스카프 디자인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 <낫랩>은 일회용으로 쓰이고 버려지는 포장지를 최소화하자는 <러쉬>의 프로모션이다)

 

Rawlicious

Monster Party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소비를 지향하는 <러쉬>브랜드와 신체/학습 장애인의 사회활동을 도모하는 단체의 만남은 '선한 영향력'의 긍정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그림'을 통해 사회에 내재한 관습을 뛰어넘는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예술로써의 가치도 충분하다. <ART HOUSE Unlimited>가 선보일 앞으로의 작품들도 기대된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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