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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과 연예인

21.03.16 0

 

최근 명품 브랜드 <구찌>는 엑소 카이와 협업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패턴으로 쓰인 메인 모티브는 ‘테디 베어’로,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카이의 모티브를 완성했다. 그간 가짜가 많은, 촌스럽고 고루한 디자인이라는 오명을 받았던 구찌가 미켈레가 총괄 디렉터를 담당한 이후로 전세역전 되었는데,이번 컬래버레이션 역시 ‘변화한 구찌’다운 분위기를 풍긴다. 전 세계적으로 K-POP열풍이 불면서 엑소 카이가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참여한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그만큼 대중의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선보인 디자인을 보면 알겠지만, 이번 디자인은 테디베어와 구찌의 시그니처 패턴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특히 메인 시그니처인 테디 베어가 옅은 오렌지 빛깔을 띠어 빈티지한 감성을 주고, 화보를 촬영한 배경이 한옥으로 연출되어 미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렇듯 서양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테디베어’와 한국적인 요소가 겸비된 ‘한옥’의 모습이 낯설고도 신선하다. 디자인 역시 어딘가 유아적이면서도 귀엽게 연출되었다. 물론, 이번 협업에 대한 대중의 평가 역시 호불호가 극명하다. 누군가는 이번 협업에서 테디베어의 모습에 ‘카카오 프렌즈’의 라이언이 연상된다고도, ‘구찌답지 못하다’고도 평가한다. 또 반대로 누군가는 이로써 K-POP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고, 디자인 역시 훌륭하다 칭찬한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를 둘러싼 논란을 마주할 때마다 어쩐지 현대미술을 대하는 대중의 시선이 느껴진다.

 

 

하지만 디자인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에 케이팝 스타가 메인 모델로 쓰인 것은 국위선양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사실 연예인과 명품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은 꽤 자주 있는 일이다. 이러한 시도는 기존에 그가 가진 팬덤에 보다 강력한 광고효과를 주고, 그를 선망하는 대중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한다는 측면에서 전략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특정 팬덤에게만 효율적일 수 있고, 최근 연예계 이슈처럼 브랜드의 메인 모델이 논란에 휩싸인다면 브랜드의 손해비용도 만만치 않다. 때로는 사회현상을 반추하기도 하는데, 명확하지 않은 명품 모델의 선정 기준은 때때로 상대적 박탈감을 시사하기도 한다.

 

coach x koki, 출처: MOSHI MOSHI NIPPON 

 

일례로 일본 <코치>는 몇 해 전 일본의 유명 연예인 ‘기무라 타쿠야’의 딸 ‘코키 ’가 스케치한 도안을 기반으로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출시했다. 이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평소 자국의 유명 연예인인 부모님의 후광을 받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기에 이러한 모델 선정이 불공평하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과 모델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든, 부정적인 반응이든 ‘사람들의 반응을 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듯하다. 특히 패션업계에서 금수저 논란이 큰 편인데, 아무래도 이슈가 되면 될수록 그게 곧 마케팅이 되는 시장 특성에서 비롯한 듯 싶다.

 

모든 사진 출처: Tatler Hong Kong (asiatatler.com), Gucci

 

이미 우리 사회에서 자본주의와 명품, 명품과 연예인은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때문에 연예인과의 컬래버레이션이 논란이 되는 것도, 해당 브랜드가 특정 모델을 선정하는 기준에 의구심을 갖는 것도, 일종의 재미있는 사회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마치 고무백 같은 구찌백과 루이비통 젠가처럼 ‘이딴 걸 왜 만들어’하면서도 계속해서 관심을 갖는 것처럼, 연예인과 명품의 협업은 그저 흥미롭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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