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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기의 미래

21.05.18 0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기본이 되는 시대다. 예전에는 그저 배불리 먹기만 해도 만족했다면, 2020년대의 오늘은 맛과 감성 모두를 사로 잡야야 한다. 특정 SNS감성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것을 보면, 사람들은 단순히 기본 욕구를 충족하는 것 이상으로 ‘보이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블루 하프 레이스 한식기 2인조 스타터 세트, 출처: 로얄 코펜하겐

 

음식에 시각적인 맛을 더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식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부모님이 결혼을 할 때 큰 마음 먹고 혼수로 장만하던, 혹은 가정형편이 넉넉한 집에서 고급 취미생활로 여겨지던 소품 말이다. 특히 요즘에는 ‘워라밸’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풍토가 늘면서 식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역시 늘었다. 이왕이면 기분 좋게 음식을 즐기자는 마인드가 늘어서다. 코로나 이후 가정 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시류 역시 고급 식기에 대한 관심에 영향을 미쳤다.

 

팔메테 블로썸 한식기 밥그릇, 국그릇 2인조, 출처: 로얄 코펜하겐 

 

이런 와중에 해외 식기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이 눈에 띈다. 이미 국내에서 유명한 덴마크 식기 브랜드 ‘로얄 코펜하겐’이 대표적이다. 246년의 전통과 왕실 도자기 브랜드로 알려진 ‘로얄 코펜하겐’은 지난 2013년에 세계 최초로 한식기를 출시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로얄 코펜하겐은 직접 한식 식문화를 연구하는 팀을 꾸리고 식문화를 존중하는 의미를 담아 한식기를 출시했는데, 한식뿐만 아니라 양식 연출에도 활용도가 좋고 식기에 연출된 장인의 그림이 일관적이지 않아 그 자체로 특수성을 지니게 됐다. 이후 꾸준히 베스트셀러 라인에 한식 라인을 선보이면서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메리트 때문에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상승 중이다. 실제로 로얄 코펜하겐의 한식기는 올해 들어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한다.

 

Teema Tiimi 한식기 스타터 세트 4인조, 출처: 이딸라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운 핀란드 식기 브랜드 ‘이딸라’도 이러한 흐름에 합세했다. 로얄 코펜하겐에 이어 2016년경 한식기 라인인 ‘떼에마 띠미’를 출시한 것이다. 해당 식기 역시 2019년, 출시 3년 만에 국내 매출 10%에 달하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한다. ‘이딸라’는 심플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대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 들어 많이 언급되는 영국 자기 브랜드 ‘덴비’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트렌드는 1-2인 가구가 증가하는 사회흐름의 변화, 실용성을 중시하는 문화의 등장, 디자인 놓치지 않는 감수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Teema Tiimi 한식기 스타터 세트 4인조, 출처: 이딸라

 

반면, 해외 고급 자기 브랜드의 여파로 국내 자기 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 대표적으로 ‘한국 도자기’와 ‘행남자기’가 있다. 두 브랜드는 한국 도자기를 대표하지만, 2016년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국내 업체의 부진이 그릇 생산 및 식문화 변화에 대한 둔감을 지적한다. (기존의 국내 브랜드가 여전히 과거의 가족 형태를 지향하고 있고, 세트로 구매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실용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용성과 디자인을 겸비한 개성 있는 국내의 몇 자기 브랜드는 되레 이러한 세태에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투썸x리한 본차이나 플레이트/포크 세트, 출처: 투썸 플레이스

 

전세계적으로 K-브랜드가 주목받는 이 때, 우리나라의 식문화와 한식기는 충분히 주목받아 마땅하다. 전반적으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 눈을 즐겁게 하는 자기 및 전자제품의 구매율이 상승했다고 하니, 국내 한식기의 귀환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실용성과 감수성을 모두 갖춘 국내 한식기를 기대해본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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