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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 카페, 누데이크

21.07.06 0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던 <젠틀몬스터>가 또 한 번 ‘젠틀몬스터’ 다운 시도를 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자신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젊은 층에게 ‘힙’을 선사했던 아이웨어 브랜드가 난데 없이 ‘디저트’라니 의아할 법도 하다. 실제로 <젠틀몬스터>는 자사 제품을 광고하는 방식에서 타 브랜드와 변별되는 특징을 갖는데, 그 중에서도 ‘특이한 공간 연출’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샀다. 예컨대 목욕탕에서 쇼룸을 구성하거나 제품 없이 공간을 구성한 시도가 그렇다.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 출처: GENTLE MONSTER | HAUS DOSAN

 

선글라스 없는 선글라스 브랜드라니, 어쩐지 당황스럽지만 이러한 ‘엉뚱함’은 신선함이 되어 젊은 층의 감각과 잘 맞아떨어졌다. 더군다나 접점이 없는 연출의 구성력이 떨어졌다면 비난을 면치 못했겠지만, 젠틀몬스터 다운 연출은 ‘힙’으로 승화되어 각종 인스타그램에 박제되곤 했다. <젠틀몬스터>가 바이럴에 강한 브랜드가 된 이유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젠틀몬스터>의 디저트는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만약 이러한 브랜드 특성을 인지하는 소비자라면, 젠틀몬스터가 어떤 감각으로 ‘디저트’를 승화했을지 호기심과 기대감이 들었을 것이다.

 

누데이크 디저트, 출처: Vogue Russia

 

그리고 지난 6월 15일, <젠틀몬스터>는 하남 스타필드에 두 번째 ‘누데이크(NUDAKE)’를 오픈했다. (첫 번째 누데이크는 ‘하우스 도산’에 위치해있다) ‘누데이크’는 <젠틀몬스터>가 런칭한 카페의 이름으로 “Make new fantasy! Dessert of you dreams!”을 슬로건으로 한다. 창의성과 독창성을 강조하는 슬로건인 만큼 누데이크에서 선보이는 디저트는 기존의 브랜드와 다른 신선함이 있다.

 

누데이크 디저트

 

누데이크에서 선보이는 디저트는 마치 하나의 아트 작품같다. 일반적으로 식욕을 자극하거나 ‘예쁜’ 모습을 하고 있는 기성제품과 달리 ‘비누일까, 향초일까’하고 디저트와는 다소 접점이 떨어지는 사물을 유추하게 만드는데 신선함이 있다. 실제로 <젠틀몬스터>에 대한 아무런 배경정보 없이 디저트를 접하게 되면 ‘뭐에 쓰는 물건인고’하는 호기심마저 든다. (누군가는 인테리어 제품같다고 했다)

물론 이러한 신선함이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극명한 호불호로 나뉘기도 한다. 보통 디저트류에 사용하지 않는 오마주나 무채색을 사용해서다. 때문에 보편성을 띄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디저트로써 매력은 떨어질 수 있지만, 브랜드 자체의 특성을 이해하고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라면 크게 문제가되지 않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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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분위기 역시 맥락을 같이한다. 누데이크는 전반적인 공간을 구성하는 오브제가 심플하고 단조롭다. 때문에 벽에 걸린 작품마저 모던한 감상을 전하는데, 카운터 앞에 흘러나오는 영상이 묘하게 공간과 어우러져 SF영화같은 감상이다. 특히 거대한 암석덩이나 화산 분화구처럼 생긴 케이크의 기원을 다루는 영상은 미래지향적인 <젠틀몬스터>의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한다.

 

누데이크 

때로는 대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요소가 새로운 인과를 창출하기도 한다. 아무리 접점이 없어 보일지라도 신선한 시도를 통해 직/간접적인 상관을 역으로 만들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가 더이상 엉뚱해보이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젠틀몬스터>는 이미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한 것 같다. 앞으로도 어떤 시도를 선보일지 기대된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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