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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국립한글박물관 <친구들아 잘 있었니?>展

21.09.08 0

<친구들아, 잘 있었니>展

 

어릴 적 부모님과의 시간 중 가장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엄마 무릎에 누워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책 이야기를 듣는 일이었다. 솔솔 부는 바람을 맞으며 자모음이 결합된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평화로운 오후 그 자체였다. 친구 누군가는 아빠가 너무 바빠서 직접 책을 읽어주는 대신, 테이프에 동화책을 녹음해 들려주었다고 했다. 또, 이웃집에 살던 한 살 아래 동생은 일이 바쁜 부모님을 대신 우리 엄마의 책읽기 시간에 항상 동행을 했고, 이따금씩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엄마에게 건네고는 했다.

 

 

그렇게 자연스레 한글을 뗐다. 비록 다른 친구들처럼 명석하게 자음과 모음을 변별하지 못했지만, 글자가 결합된 전체의 형태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흔히 ‘통글자’라 불리우는 글자의 덩어리를 통해 한글의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과학성을 체감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자연스레 책읽기의 즐거움을 알고 나서는 부모님이 사주신 온갖 전래동화와 세계명작 시리즈를 참 열심히 읽었다.

 

 

책속에는 일상에서 겪어볼 수 없는 이야기가 참 많았다. 하지만 그 속에는 저마다의 이야기와 교훈이 녹아있었고, ‘책’이라는 간접학습을 통해 하나하나씩 세상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런 맥락에서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진행중인 <친구들아 잘 있었니?>는 유년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전시는 초등 국어 교과서에 게재되어 있는 옛 이야기를 통해 삶의 교훈과 추억을 반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옛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가 공동체의 건실한 일원으로 자라나게 하는 측면에 초점을 두었다. 그만큼 어린시절 한 번쯤 접해봤을 만한 이야기와 콘텐츠로 가득하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는 <흥부 놀부>를 비롯해 <효녀 심청전>, <의좋은 형제>등,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다.

 

 

단순히 이야기가 아닌 타인과의 슬기로운 관계맺기, 나아가 삶에 대한 긍정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유년시절의 추억 역시 곱씹어 보길 바란다.

 

 

어릴 적에 배웠던 교과서는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갑습니다. 1부 ‘더불어 사는 사람살이의 지혜’에서는 가족과 이웃이 어우러져 살고 있는 마을을 찾아갑니다. 귀감이 된 인물들의 옛 기록이 교과서의 한글 동화로 이어져 예로부터 옳게 여겨진 나눔과 배려의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2부 ‘소망이 이루어지는 세상의 친구들’에서는 오래 전부터 우리와 관계를 맺어 온,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과 닮은 존재들을 만납니다. 꾀 많은 토끼, 혼쭐나는 호랑이, 어리숙한 도깨비의 이야기 속에 담긴 우리의 소망을 헤아려 보며, 현실을 살아나갈 용기와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교과서 한글 동화는 슬기로운 관계 맺기로 이루는 성장과 삶에 대한 긍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제 교과서 한글 동화 속 친구들을 만나러 가 봅시다. 친구들아, 잘 있었니?

 

전시기간 2021년 5월 13일 – 2021년 10월 10일
관람시간 AM 9:00 - PM 6:00 
관람료 무료
장소 국립한글박물관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9)
문의 국립한글박물관 / 02-2124-6200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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