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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는 태양으로 간다. 디자인 스튜디오 Ordinary People <1부>

14.04.14 1



Ordinary People(이하 오디너리 피플)은 어느새 9년차에 접어든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대학 1학년 때 처음 만나 함께 커피와 음악을 즐기던 다섯 명의 친구들이 지금까지 처음의 마음 그대로 즐겁게 작업하고있다. 처음 만나는 사람도 이들을 보면 범상치 않음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데 스스로는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하는, 하지만 누구도 가보지 못한 태양을 향해 간다는 오디너리 피플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오디너리 피플 멤버 소개

오디너리 피플은 강진, 서정민, 이재하 그리고 영국에서 공부중인 정인지, 신원을 밝힐 수 없는 미스터 노카운트. 이렇게 다섯 명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미스터 노카운트? 실존 인물인가

네 실제로 자주 만나지만 어떤 사정이 있어서 신원을 밝힐 수 없을 뿐이에요. 절대 범죄자라거나 도피중인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저희에겐 정신적 지주 같은 사람이에요. 작업에 대해서, 오디너리 피플의 방향성에 대해서 함께 논의하고 있습니다.

 

- 왼쪽부터 강진, 서정민, 이재하

 

- 영국 유학중인 오디너리피플의 정인지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

: 그래픽 디자인을 기반으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어요. ‘포스터를 만들어 드립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편집, 인쇄물 디자인으로 시작했지만 웹, 브랜드 등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작업하고 있어요.

재하 : UX, GUI 등 지금 하고 있지 않은 분야가 있지만 그쪽으로도 재미있는 작업이 들어오면 안 할 이유는 없어요.

정민 : 저희는 분야에 상관없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작업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저희가 하는 웹 디자인 작업에는 편집 디자인적인 느낌도 많이 배어 있어요.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웹 디자인 하면 플래시, 이미지 등 다양한 요소들이 혼재해있었지만 저희는 그 사이트에 담기는 컨텐츠가 더 중요하고 우리는 그 ‘그릇’을 만든다고 생각해서 편집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거든요.

 

- 2006년부터 진행중인 <포스터 만들어 드립니다>는 돈 대신 함께하는 밥 한끼를 원한다는 컨셉으로 적극적으로 클라이언트와 소통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나간다.

 

- <포스터를 만들어 드립니다> 프로젝트로 탄생한 <허세개더링 2010 마포> 포스터

 

- <포스터를 만들어 드립니다> 프로젝트로 탄생한 <56회 만돌린 오케스트라 정기 연주회> 포스터

 

- 웹 디자인 작업 <SWBK>

 

- 웹 디자인 작업 <HEICH ES HEICH>

 

 

대학 동기로 알고 있다. 어떻게 모인 친구들인가

: 저희 모두 학교 다닐 때도 술을 즐기는 타입은 아니었어요. 음악 취향이 비슷해서 같이 공연도 보러 다니고, 당시로 생각하면 조금 생소해긴 하지만 디저트가게 찾아 다니고 커피 마시고 하면서 친해졌어요.

정민 : 그때가 2005~2006년이었고 ‘된장녀’라는 단어가 처음 나왔을 때에요. 된장녀를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던 그때 저희는 남자 다섯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죠.(웃음) 

: 처음부터 ‘스튜디오를 만들자’고 모인 건 아니에요. 취향이 비슷해서 자주 모였고 아무래도 같은 과 친구들이니 디자인을 주제로 많은 대화를 나눴죠. 그런 대화들이 모이니 주어지는 과제 작업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세상에 적용되고 쓰일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해보자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어요. 그렇다고 ‘우린 스튜디오를 차릴거야!’ 라는 명확한 목표를 세운 건 아니고 그저 잘 맞는 친구들과 재미있는 무언가를 해보자 라는 생각이 컸어요.

재하 : 모든 진행이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갔던 것 같아요. 사업자를 만든 것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필요해져서 2009년에 만들었어요. 그때가 전환점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저희 공간이 생겼고, 사업자도 생기면서 더 단단해진 계기가 됐죠.

 

- 2006년 <포스터를 만들어 드립니다> 첫번째 프로젝트 <너를 브랜딩하라> 작업중인 오디너리 피플

 

 

오디너리 피플이란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나.

: 이름을 정한 이야기는 좀 단순해요. 2005년 어느 날 평소처럼 다같이 모여서 우리의 이름을 지으면 좋겠다라는 얘기를 하고 있었어요. 당시에 마침 존 레전드의 1집 앨범이 나왔고, 그때 흘러나오던 노래가 그 앨범의 'Ordinary People'이란 곡이었어요. 듣다 보니 노래의 이야기가 우리 얘기와 맞는 것 같아서 이름으로 따왔습니다.

 

- Ordinary People, John Legend

 

 

팝송을 듣고 바로 가사를 이해하다니.. 영어 실력들이 대단하다.

정민 : (웃음) 가사를 다 들은 건 아니고 그 분위기가 좋았다고 하죠. 존 레전드가 멋있는 목소리로 오디너리 피플 이라고 말하니까 '아 참 좋은 단어다' 싶었어요.

: '오디너리 피플'이란 말에 매력을 많이 느꼈어요. 처음 시작한 '포스터를 만들어 드립니다' 프로젝트도 이 말과 비슷한 의미로 시작한 거에요. 우리가 작업을 하고 우리끼리 좋아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었어요.

재하우리가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배운 좋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들고, 함께 좋아할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되돌아보니 그때의 저희는 지금보다 더 뜨거웠네요.

 

 

잘 맞는 친구들끼리 오랫동안 함께하니 장점이 많을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하면 참 재밌어요. 모두 똑같이 2학년 학생이었으니 배운 게 다 똑같잖아요. 그래서 작업에 대한 생각이 서로 비슷했고 작업에 대한 일종의 규칙을 만든다거나 하는 등에 있어 얘기가 잘 통했어요. 이제는 시간이 흐른 만큼 서로가 더 많은 작업과 공부를 했기 때문에 구성원 각각의 성향이 모두 달라졌어요. 기본적으로 같은 뿌리를 가진 상태에서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각자의 생각에 따라 새로운 가지가 생겨난 거죠. 학생 때부터 스튜디오를 같이 했기 때문에 여러모로 강점이 크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은 해줄 수 없는 정말 날카로운 조언과 비판도 가능하니까요. 같이 하기 때문에 더 멀리 갈 수 있고, 성취감도 큰 것 같아요. 가끔 이렇게 인터뷰를 하면서 과거를 돌아보면 참 괜찮게 해왔구나, 함께라는 것이 정말 값지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 대학교 2학년부터 함께한 오디너리피플은 서로에 대한 날카로운 조언과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2006년 첫 프로젝트 '포스터를 만들어 드립니다'를 시작으로 벌써 햇수로 9년째다. 그동안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정민 : 2013년이 저희에게 상당히 중요한 시기였고 많은 변화가 생긴 시기였어요. 모두 졸업하여 본업으로 일을 하니 마음가짐도 조금 달라졌구요. 졸업하기 전에는 멤버들의 군 문제부터 ‘과연 스튜디오를 평생 할 수 있을까’ 등 고민이 참 많았어요. 그런 미래에 대한 고민을 거친 후 계속 하자고 결정한 게 바로 작년 초에요.

재하 : 제 개인적으로 바뀐 점도 있어요. 예전에는 무언가 더 큰일을 하고 싶어서 저도 모르게 더 무리하고, 조급해하는 면이 있었어요. 하지만 스튜디오를 평생 동안 하겠다고 마음먹으니 무리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을지를 더 고민하게 됐어요.

 

 

그런데 정인지 씨가 안보인다. 정말 도피 유학을 떠난 것인가

정민 : 인지 형은 더 많은 경험을 쌓고 공부하기 위해 영국에서 유학 중이에요. 생각해보면 일찍부터 스튜디오를 만들고 일을 했기 때문에 잃는 부분도 있었거든요. 간단하게 보아도 저희는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스펙이라는 게 전혀 없잖아요. 학생 때도 수업 중에 갑자기 클라이언트에게 전화가오면 나와야 하고, 공강 시간에 미팅하러 택시 타고 이동하고 그랬으니까요. 스튜디오를 선택했기 때문에 학생으로서 얻을 수 있고, 쌓아야 하는 것들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살아온 거죠. 인지 형은 더 깊게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에 영국의 Royal College of Art에서 유학 중입니다. 서로의 고민에 대해 항상 함께 이야기했기 때문에 존중할 수 있고, 잠시 떨어져 있어도 계속 오디너리 피플 멤버에요. 원하는 바를 이루고 돌아오면 그만큼 우리가 함께 멀리 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때문에 저희 다섯 명은 항상 함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재하 : 페이스북에 도피유학이라고 말한 건 농담이지만 돌아올 때는 각오가 필요하겠죠?(웃음)

강진 : 도착한 첫날부터 적응완료하고 재밌게 잘 살고 있대요. 벌써 한국말을 까먹었다는 소문도 있어요. 진짜 잘살고 있는지 곧 확인하러 갑니다!

 

- 지난 3월 런던에서 오랜만에 다시 뭉친 오디너리 피플

 

정인지에게 유학이란?

인지저에게 유학은 무협지에 나오는 폐관수련 같은 거에요.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붙어있다 보니 작업도 많이 하고 스튜디오도 시작하고 좋은 점이 많았지만 한편으로 상업작업이 아닌 제 작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민 할 시간과 환경이 필요했거든요. 굳이 유학이 필요했냐고 물어보면 딱히 필요했다기 보다는 꿩 먹고 알 먹고 뭐 그런 거죠. 유학이 아니면 혼자서 밍기적거리다 별 성과 없이 다시 오디너리 피플로 돌아왔을 게 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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