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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ART ROAD] 그리며 하는 세계일주: 유럽 편 : 그림권태기

14.06.19 1

 

[Europe]

 

나의 유럽여행은 약 6개월 정도였고,

그리스를 시작으로 불가리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 프랑스, 스위스, 프랑스, 영국, 스페인 그리고 포르투갈을 마지막으로 총 15개국을 돌았다.

유럽 내 이동의 90%는 히치하이킹으로 다녔으며, 히치하이킹 총 거리는 약 7,000km다.

6개월 중에 일주일가량을 제외한 모든 숙박은 현지인의 집에서 지냈다.

 

- 유럽 고속도로 위 히치하이킹

 

 

 

 

‘그림 권태기

그리고 <따로 작업>시리즈의 탄생’

- Greece

 

장기연애를 하면 꼭 한 번쯤은 겪는다는 그것.
부부나 연인 간에 서로에 대해 흥미를 일고 싫증이 나는 시기, 바로 권태기이다.

나는 ‘그림’과 지금까지 함께 해왔지만, 매일같이 그리는 그림과 나 사이에 권태기가 찾아오고야 말았다. 서로 사랑에 빠져 연애하던 그림과 나의 사이는 예전 같지가 않았다. 자세하게 말하면 ‘여행 그림’에 싫증이 났었다고 할 수 있다.

유럽에 도착해서부터 권태기가 시작되었다. 유럽은 이전에도 몇 번 들렸던 곳이라 그런지 큰 감흥이 없었고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구가 급격하게 줄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억지로 펜을 잡고 빈 종이에 의미 없는 선을 끄적거리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뭐라도 오늘 그려내지 않으면 불안했었나보다.
그리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나는 ‘아, 내가 지금 억지로 그림을 그리고 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나에게 꽤나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 그때 나의 ‘아트로드’의 규칙을 수정했다.

‘매일 그림을 그린다.’라는 규칙을 없애고, ‘절대로 억지로 그리지 않는다.’로 말이다.

그러면서 매일 그리던 그림이 3일에 한 번, 5일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으로 늘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는 말이 있다. 그림 권태기였던 그 시기, 나는 항상 여행에 관련된 그림만 그려왔던 그 간의 그림 주제에서 벗어나 여행과는 관련은 없지만, 내 속의 생각들을 표현하는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그 시리즈에 ‘따로 작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림 권태기 덕분에 탄생하게 된 ‘따로 작업’ 시리즈는 내 생각들을 ‘여행’이라는 것에 얽매이지 않고 표현 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마련해 주었다.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다.’

 

<따로작업>

No.1 현대인 (Greece)

 

No.4 맛있는 요리 (Greece)

 

No.7 스스로는 소리를 낼 수 없는 (Slovakia)

 

No.8 (France)

 

No.13 뾰루지 (Bolivia)

 

No.14 사냥 

 

남자는 새가 너무 부러웠다. 새처럼 하늘을 날고 싶었다.

그리고 고민 끝에 새가 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을 덮을 새의 깃털이 필요했다. 사냥을 했다. 매일 수 십, 수 백 마리의 새들을 사냥했다.

그리고 얼마 후, 드디어 그는 새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하늘을 날 수 있다. 남자는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자유를 만끽했고, 그는 너무 행복했다.

사냥꾼이 거대한 새 한 마리를 발견했다.

오늘 허탕만 쳐서 기분이 안 좋았는데, 이 엄청난 사냥감을 놓칠 수 없었다.

사냥꾼은 오늘 있을 수확에 벌써부터 기뻐하며 그 새를 향해 총을 겨누었다.

 

 

 

 

‘산토리니 Page’

- Santorini, Greece

Page.1 산토리니 당나귀

No.210
A donkey, Santorini, Greece

그리스의 수많은 섬 중에 가장 인기 있는 섬인 산토리니에 도착했다.

이곳엔 구 항구에서 시내로 올라가는 계단이 길게 놓여있다. 그 오르내리는 길은 ‘당나귀 길’이라고 불리며 많은 당나귀들이 짐을 나르거나 사람들을 태운다.

특히 예쁘게 보여야하는 여행자용 당나귀들은 악세사리로 치장을 하고 손님을 기다린다.

 

 

Page.2 블루 앤 화이트

No.212
Bule and White, Santorini, Greece


산토리니의 대표적인 색 ‘블루 앤 화이트’

산토리니에 살고 있는 현지 친구 바실리오스에게 물었다

“왜 산토리니에 있는 집들을 파랗고 하얀색으로 필한 이유가 뭐야?”

바실리오스가 대답했다.

“예전에 빈부의 격차가 너무 심해서 집을 지을 때 같은 색으로 통일하게 했었어. 그리고 강한 햇빛에 대비해 빛을 반사하는 흰색으로 칠하게 된 계기도 있지. 또 이유를 들자면 파란색과 흰색은 그리스 국기 대표색이잖아.”

오호라.

 

- 산토리니 골목에서

 

 

 

 

‘소피아 거리의 화가 할아버지’
- Sofia, Bulgaria

 

- 화가아저씨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의 어느 거리에서 한 거리의 화가 할아버지를 보았다.

오랜 세월 그 곳에서 그림을 그려 왔을 것 같은 그 할아버지는 건너편에 보이는 교회를 그리고 계셨다. 그의 주변에는 수많은 캔버스 그림이 쌓여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를 그려 준 사람이 있었을까.

‘그림 그리는 사람이 그린, 그림 그리는 사람’

이제와 생각해보니, 이 그림은 내가 간직 할 것이 아니라 그 화가 할아버지에게 드렸어야 했다.

“제가 당신을 그렸어요.”라고.

 

No.213
A Old Painter, Sofia, Bulgaria

 

 

 

‘거리의 악사’

No.218
거리의 악사, Zagreb, Croatia

 

No.221
거리의 악사, Prague, Czech Republic

 

그 도시의 멋진 풍경

그 지역의 맛있는 음식

그 거리의 아름다운 선율

거리의 악사들은 거리거리에서 우리의 귀를 배부르게 한다. 

 

 

 

 

‘만나는 것 > 관광하는 것’
- Belgrade, Serbia

 

No.214
공원의 할아버지들, Belgrade, Serbia

 

No.215
거리의 화가, Belgrade, Serbia

2009년도 프랑스 국제워크캠프에 3주간 참여했었다. 그 때의 경험은 내가 다른 다라에 호기심을 가지고 여행에 눈을 뜨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프랑스 남부에 위피한 한 시골마을에서 각국에서 온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산에 돌다리와 울타리도 만들고, 마을에 표지판도 설치하는 등의 일을 함께 했다. 당시 나는 영어도 거의 못했기 때문에 가기 전날 까지 언어문제는 나에게 큰 스트레스와 걱정이었다. 그런데 캠프가 시작되고 외국인 친구들과 만나고 함께 지내면서 사람간의 소통에 있어서 언어는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완벽한 언어를 구사하지 못해도 서로의 생각을 함께 고민해 줄 수 있었고, 서로에게 조언해 줄 수 있었고, 함께 웃고 즐기기에 충분했다.

그 때 함께 했던 친구들 중에 세르비아 친구가 4명이 있었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페이스 북을 통해서 연락을 유지해 오고 있었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친구들이기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했었다.

그리고 그 기회가 정말 찾아왔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나는 세르비아로 향했다.

버스 터미널로 나와 준 친구들. 이게 몇 년 만의 만남인가. 서로 안고 제자리에서 토끼들처럼 폴짝폴짝 뛰었다.

 


- 3년 만에 다시 만난 친구들

 

 

여행이 오래 될수록, ‘만남’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사실 그 나라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유명관광지, 박물관 그리고 멋진 유적지와 풍경 등의 ‘보는’ 방법과 어떠한 활동을 통한 ‘경험’하는 방법 그리고 사람을 만나며 느끼는 ‘만남과 소통’의 방법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깨닫는 것은 ‘보는 것’만으로는 이 여행을 지속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약속한 만남이든 우연이든, 누군가와의 만남이 감사하고 더 소중하다.

 

No.224
Pierrot, Munchen, Germany

 

김물길

스물넷에 떠난 컬러풀한 세계일주 '아트로드' 저자

이름처럼 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2개월간 그림을 그리며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돌아왔다.
계속 이번 여행에서처럼 드라마, 코미디 그리고 로드무비의 주인공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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