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 있는 또 다른 나, 도플갱어 BY. Francois Brunelle

14.08.27 0

<이미지 출처 : http://www.francoisbrunelle.com>

 

에너미(Enemy, 2013), 더 더블(The Double, 2013), 광해 왕이 된 남자(Masquerade, 2012).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모두 ‘도플갱어’를 소재로 했다는 것이다. ‘도플갱어’.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나의 분신’. 같은 시‧공간에 있는 자신과 똑같은 대상을 보는 현상, 독일어로는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란 뜻이다. 괴테를 포함한 몇 명의 유명인들은 그들과 닮은 또 다른 자신을 봤다고 고백했다. 이렇듯 자신과 똑같은 도플갱어를 만난 이들에게 “초자연적인 경험을 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단순 망상이나 강박증, 정신분열증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도플갱어’ 열풍이 있었다. 지금까지도 몇몇 사람들은 ‘길을 걷다 도플갱어와 마주치면 죽는다’는 설을 믿는다. 만나지 말아야 할 시공간이 겹치면서 발생하는 대가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섬뜩하다.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내가 또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공포스럽다. 동시에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은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지 궁금하다. 나와는 다른 직업을 가졌을까? 결혼은 했을까? 마치 영화관에서 공포영화를 볼 때,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면서 손가락 사이로 영화를 보는 그런 심리 같다.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의 사진작가 Francois Brunelle는 12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200여 장의 도플갱어 사진을 찍었다. 아래는 그의 유명한 프로젝트인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나의 도플갱어 찾기: ‘I’m not a look-alike’>다. 참고로 사진 속 사람들은 쌍둥이가 아니며 서로 누구인지도 모르고, 아무 관련도 없으며 Francois Brunelle의 프로젝트 전까지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사는 곳도, 국적도 다른) 사람들이다.

 

 

I’M NOT A LOOK-ALIKE

 

 

 

 

 

 

 

 

 

 

 

 

 

<Francois Brunelle, I'm not a look-alike 01~14>

 

사진 속 사람들은 쌍둥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똑같이 닮았다. 그중에는 미스터 빈을 닮은 사람도 있는데, 그는 프로젝트의 계기가 됐다. 이를 통해 Brunelle는 <세계 각지 도플갱어 사진>展을 개최했으며, 사진 속 주인공들의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해 비슷한 의상을 입혀 흑백사진을 찍었다. “도플갱어를 만나면 죽는다.”는 속설에도 불구하고 사진 속 주인공들은 오히려 자신과 닮은 타인을 만나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I’M NOT A LOOK-ALIKE‘> 속 도플갱어 두 쌍 중 한 쌍이 같은 회사와 대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또 다른 한 쌍은 옷가게에서 우연히 마주치면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됐다. Brunelle의 프로젝트를 보기 전에는 ’도플갱어‘는 영화 소재나 될법한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이 지구 상에 나와 같은 존재가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제인리

평범한 취준생으로 집에서 바닥을 긁다가 지금은
예술과 낭만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가이드로 일하고 있다.
유럽을 넘어 전세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꿈이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