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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러버덕이 서울에도 왔~어~요~

14.10.21 0

 

 지난 14일,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러버덕이 상륙했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들이 욕조에서 가지고 노는 노란 고무 오리인 러버덕(Rubber duck)은 1940년대, 처음 특허를 받았다. 이후, ‘어린이’와 ‘목욕’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소품인 러버덕이 화제가 된 것은 22년 전 바다에서 한 화물선이 폭풍우를 만나면서부터다. 미국으로 향하던 화물선에는 러버덕이 잔뜩 실려있었고 침몰과 동시에 약 3만여 개의 러버덕이 바다 위를 표류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러버덕 무리는 가라앉지 않고 무려 20여년동안 해류를 따라 뜻밖의 여정을 떠났다. 이는 본의 아니게 해양학자들의 조류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 더군다나 전 세계 바다를 돌아다니는 러버덕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고 어느새 ‘어린이’와 ‘목욕’대신 ‘사랑’과 ‘평화’의 상징으로 등극했다.



 

네덜란드의 설치미술 작가인 플로렌타인 호프만 (Florentijn Hofman)은 러버덕을 최대 높이 16.5m, 무게 1T에 달하는 거대한 사이즈로 제작해 '즐거움을 전세계에 퍼트리다(Spreading joy around the world)’를 모토로 하는 <러버덕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렇게 작가의 고향인 암스테르담을 시작으로 홍콩, 베이징, 시드니 외의 여러 도시를 거쳐 드디어 서울에도 당도하게 됐다. 2014년 10월 14일부터 11월 14일까지 한 달여간 진행되는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은 잠실역 석촌호수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곧 개장을 앞두고 있는 롯데월드몰의 초청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어느덧 싱크홀에 대한 염려는 뒤로 하고 리버덕은 그 명성에 걸맞게 첫날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각종 SNS와 커뮤니티 게시판을 점령한 것은 물론이요, 롯데백화점에 설치된 팝업스토어의 제품들도 거의 다 품절됐다고 한다. 하지만 석촌호수에 등장한 첫 날부터 바람이 빠져 재보수를 하는 해프닝으로 ‘낮져밤이’ 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렇듯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러버덕의 인기는 쉬이 꺼지지 않을 듯 하다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초대형 러버덕을 만들어낸 플로렌타인 호프만을 보고 있자니 문득 비슷하면서도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이는 또 다른 작가가 떠올랐다. 바로 키치의 제왕, 제프 쿤스(Jeff Koons)다.

 

 

<New Hoover Convertibles, Green, Red, Brown, New Hoover Deluxe Shampoo Polishers, Yellow, Brown Doubledecker> Jeff Koons, 1981-87, by Photo Tim Nighswander © Jeff Koons

 

 

1970년대 말, 철저히 대중적인 사물을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The New> 시리즈로 미술계에 등장한 제프 쿤스는 사람들에게 반응을 금세 이끌어냈다. 대중이 친숙하게 느끼는 소재를 작품의 대상으로 선택해 그것을 더 반짝거리고 고급스럽게, 더 크게 만들어 마치 그것이 원래 고가품이었던 것처럼 만들어낸다.

 

‘비쌀수록 더 좋은 것’이라는 현대의 과시적 소비를 제프 쿤스가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비평가들은 제프 쿤스를 두고 ‘자본주의 소비사회의 통속적인 면을 드러내는 팝 아티스트’ 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상적인 사물의 무게와 크기, 재료를 다르게 해서 ‘일반적인 관념’ 자체를 무너뜨리려는 다다이스트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위의 러버덕 프로젝트와 맥락을 같이 하는 ‘퍼피’ 를 보면 이러한 날 선 평가들은 모두 잊어버리게 된다.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앞을 지키는 거대한 멍멍이 ‘퍼피’는 죽어가던 빌바오라는 도시에 생동감을 선사했다. 맨 처음 뉴욕 록펠러 센터 앞에 설치되었던 퍼피는 도심 한가운데에서 꽃 향기를 날렸고, 9.11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의 맞은 편에는 붉은 색의 스테인리스 풍선이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그런 점에서 호프만과 제프 쿤스는 어느 정도 그 뜻을 같이 하고 있는 셈이다.

 

 <Puppy> Jeff Koons, Bilbao Spain, 1992

 

<Balloon Dog (Yellow)> Jeff Koons,1994~2000

 

<Sacred Heart(Red)> Jeff Koons, 2006

 

 

물론 <축하 : Celebration>시리즈에서의 반짝이는 풍선 강아지가 (실제로는 스테인리스) 592억에 팔리는 기염을 토하면서 제프 쿤스는 또 다시 ‘슈퍼 리치의 마음을 사로잡은 슈퍼스타’ 이자 현대미술계의 왕좌에 등극했다. 한 점의 티끌 없이 완벽하게 매끈한 자태를 자랑하는 풍선 강아지는 오직 ‘누가 더 비싸게 사느냐’ 를 위해 만들어진 슬프고도 냉소적인 제물에 불과하다. 같은 소재 -거대한 동물- 로 이렇게나 다른 창작을 해낼 수 있다니 미술은 모를 일이다.

 

한국에서도 물론 제프 쿤스의 작품을 찾아볼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옥상에 전시된 <Sacred Heart>는 반짝이는 포장지로 예쁘게 포장된 하트 모양의 작품이다. 그런데 이 의미 없이 예쁜 작품이 300억 원이나 한다. ‘역시 미술은 모를 일이다.’는 독자는 그저 즐겁게 러버덕을 찾아 작은 여행을 떠나면 된다. 물에 둥둥 떠 있는 커다랗고 노란 오리라니, 상상만 해도 귀엽다.

 

 

 


전시제목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Rubber duck project Seoul)
전시일자 2014. 10. 14(화) ~ 2014. 11. 16(일) / 석촌호수 거대 러버덕은 11. 14(금) 종료
장소 롯데백화점 잠실점 내 롯데갤러리 9층
관람시간 평일 10:30 ~ 20:00 / 금,토,일 10:30 ~ 20:30
관람료 무료
전시문의 02-411-6911

 


이미지 출처
http://www.newsfact.kr/archives/454
http://www.huffingtonpost.kr/2014/10/14/story_n_5980762.html
http://www.huffingtonpost.kr/2014/10/13/story_n_5975334.html
http://www.huffingtonpost.kr/2014/10/14/story_n_5980762.htmlhttp://www.themodern.org/new-hoover-convertibles-green-red-brown-new-hoover-deluxe-shampoo-polishers-yellow-brown-0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Bilbao.Koons02.jpg
http://somethingpurple1.wordpress.com/2009/03/24/jeff-koons

 

 

김월

나의 글이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예술과 친근한 세상을 만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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