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믿어 의심치 마라 BY. 조송

14.12.22 0

 

 

 

시작인 것 같은 봄이 지고 끝을 알리는 겨울이다. 12월이 시작 된지도 얼마 된 것 같지 않은데, 2014년은 채 열흘도 남지 않았다. 하루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일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되돌아 볼 새도 없이 끝나버리는 것 같아 허망하다. 삶이 길고 긴 마라톤이라지만 누구나 태어나 죽음을 맞이하는 너와나, 똑 같은 운명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특별한 일을 바라고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지만, 각자의 인생은 개개인의 인생 쳇바퀴 속에서 굴려지고 있다.

 


- <그럼 난 뭐냐> 종이에 콩테, 혼합재료, 50x35cm, 2012

 

 

 

 

 

쳇바퀴 속에서 발을 구르는 인간의 삶을 기승전결로 보여주는 조송 작가의 <인간의 증명>은 인간의 삶을 서사적으로 풀어낸다. 시작과 끝이 한 쌍인 것처럼, 인간에게 죽음은 끊임없이 함께한다는 조송 작가의 사상이 그대로 반영 돼 있다.

 

- <지금까지의 모든 것은 그저 허상이다> 한지에 먹 혼합재료, 97x130cm, 2008

 

 

 

 

 

죽음을 의미하는 검은색은 작품의 주 배경이다. 검정색은 우울함과 동시에 평온함을 내비친다. 작품은 개인의 인생을 훔쳐보는 듯, 무섭지만 기묘한 마력을 지녔다.

 

-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은 위험하다> 종이에 먹, 혼합재료, 76x100cm, 2011

 

 

 

 

 

작가는 어차피 혼자 사는 인생인데도 ‘사회’라는 집단에 의해 ‘집단성’이 강조되는 사회적 스트레스를 표현했다. 겉보기에 우리는 집단에 속해 안정 돼 보이지만, 사실은 그 속에서 혼란을 느끼며 부표 잃은 배마냥 난항하기도 한다. 때문에 길 잃은 인생의 기로에서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고, 아무도 없는 동굴로 들어가 집단을 등지기도 한다.

 

- <뭐야 몰라 무서워> 종이에 붉은 먹, 혼합재료, 100x100cm, 2012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인가’ 싶기도 하고 ‘내가 원하는 삶이 이런 삶인가’ 싶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과 번뇌에도 자신이 서있는 트랙을 벗어나지 못한 채, 사람들은 무작정 발길을 옮긴다.

 

- <왜 모두들 이성을 잃을까> 종이에 먹 혼합재료, 97cm×130cm, 2009

 

 

 

 

 

우리는 각자의 인생에서 수 많은 의심들로 불안에 떨고 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신념을 지면, 사회는 우리를 등진다.

 

- <기적을 바랐을 때가 언제였던가> 종이에 먹, 혼합재료, 97x130cm, 2012

 

 

 

 

 

조송 작가의 작품은 이러한 인간의 불안함과 그럼에도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그대로 표현했다. 작가의 작품은 인간의 삶을 한 편의 소설처럼 이끌어내며 마지막은 숙명인 죽음으로 정리한다.

<같은 곳을 향하는 사람들, 그리고 매일 눈물 흘리는 동상>에서는 한 배에 올라탄 인간을 통해 삶을 정리하며 차분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그렸다. ‘요단강을 건너면 이승에서 저승으로 향한다.’는 말처럼 작품은 푸른색 장막으로 삶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한다. 작품은 마치, 죽음은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이기에 겸손해질 것을 당부하는 것 같다.  

 

- <같은 곳을 향하는 사람들, 그리고 매일 눈물을 흘리는 동상> 종이에 먹, 혼합재료, 150x200cm, 2012

 

 

 

 

한 인간의 삶을 담은듯한 작품을 통해 ‘지금 당장’이 아닌 ‘인생 전체’의 깨달음을 느낄 수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인생에서 우리는 정녕 빈 껍데기가 아닐 수 있을까? 그냥 믿어 의심치 마라.

 

 


- <그냥 믿어 의심치 마라> 종이에 콩테 혼합재료, 43x27.5cm, 2012

 

 

 

 

 

배앓이

꿈을 꿀 수 있다면,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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