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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인터뷰] 매혹적인 터치와 감성을 그리다, 집시 (ZIPCY)

15.01.02 11

<소소한 인터뷰>는 노트폴리오에 작품을 게재하는 작가를 선정해 그의 작품을 인터뷰하는 자리입니다. 그동안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런 그림이 그렸는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표현을 했는지 궁금하셨죠? 앞으로 진행되는 <소소한 인터뷰>를 통해 작가보다 작품 중심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 01. 접촉

 

<접촉>

하루 중 가장 편안하고 느린 시간, 사랑하는 이의 몸 위에 널브러져 누워 살을 맞댄 채로 느린 말들을 나른한 공기 속에 흩뿌리곤 한다. 느린 손 끝으로 서로를 소중히 보듬으면서..

 

 

<접촉>에 등장한 남녀가 ‘연인’인 건 분명하지만, 둘의 사이가 궁금하다. 얼마나 사귄 커플인가 

저 같은 경우, 연애에 있어서 사귄 '기간' 에 초점을 두지 않습니다. 음식도 ‘양’ 보다 '질'을 택하듯, 연애에서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죠. 몇 년을 사귄 오래된 커플에게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풋내 나는 커플에게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순간과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아침의 연인>, 완벽하지 않아도, 잠든 얼굴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당신

 

<접촉>도 그렇고 <아침의 연인> 작품을 보면 사랑을 나눈 후의 연인의 모습 위로 비추는 햇살이 인상적이다. 집시작가는 햇빛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빛과 그림자의 대조에서 느껴지는 ‘오묘한 보색대비’와 ‘색감 차이’에 큰 흥미를 느낍니다. 특별한 의미가 있기 보다는 색감 연습과 개인취향이라고 하는 게 더 맞는 표현 같군요.

 

 

<Dreaming> 역시 나체의 여성위로 비추는 햇살이 인상적이다. 이런 빛 표현은 집시 작가의 작품 곳곳에서 드러난다.

 

<접촉>, <아침의 연인>은 말로 형언하긴 힘든, 사랑을 나눈 후의 연인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잘 캐치했다. 이런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연애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지금의 연애에서 느끼는 파릇하고 신선한 감정뿐만 아니라이미 끝난 연애에서 최후 필터링을 거친 '후회의 잔여물'을 메모하는 습관이 있어요. 그런 메모를 종종 열람하면서 작업에 녹이고 있습니다.

 

<접촉>을 보고, 노트폴리오 매거진에 소개되었던 사진작가 Ortie의 <사랑을 나눈 후에>가 생각났다. <after love>와 <접촉> 두 작품 모두 노폴 매거진과 노폴 사이트의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사람들이 이런 감성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저는 본능에 매우 충실한 사람이라 그렇구요, 여러분들도 사실 모두 변태니까! (하하) 우리는 결국 자연에서 온 인간인지라 맨 살을 부비며 따듯한 체온을 나누는 '사랑'에 본능적으로 몸과 마음이 반응하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 뭔가 더 멋진 대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질문인데 본능 앞에 머리가 하얘지는군요! (웃음)

 

<after love> Ortie

 

<접촉> 창문 밖에 그려진 분홍색 꽃의 정체가 궁금하다. 마치 두 사람의 사랑이 활짝 피어났다는 느낌도 주고. 의도된 연출인가?

네. 마냥 살색이 난무하기 보다는 자연적인 생기를 가미한 의도된 연출이 맞습니다. 사랑이 활짝 피어났어요.  

 

 

붓으로 작업을 해서 선의 느낌이 거칠다. 일반적인 펜이나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과는 다른, 붓으로 하는 작업의 매력은?

좀 더 ‘우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재미가 있어요. 선을 망설임 없이 그어야 매끄러운 곡선을 그릴 수 있고, 멈칫 하는 순간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너기도 하구요. 필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위험부담이 있지만 그만큼의 스릴이 있는 게 매력입니다.

<접촉> 작업과정 

 

작업 과정 동안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 있다면?

두 캐릭터가 어떤 제스처를 취해야 사랑이 느껴지게 표현 할 수 있을까. 어찌 보면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눈빛이나 눈썹모양, 입 꼬리, 손 짓, 손 끝 발 끝 등등.. 인물 표현에 가장 공을 많이 들입니다.

 

<접촉>을 비롯한 몇 개의 작품에는 섬세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캡션이 달려있다. 그림을 그리고 나서 이야기를 생각하나, 아니면 글을 기반으로 작품을 그려내나

먼저 제 경험을 살려 메모해뒀던 글을 다듬고, 그 글을 기반으로 그리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접촉>, <아침의 연인>에서 누워있는 연인 아래 표현된 이불이 인상적이다. <아침의 연인> 속 남자의 타투도 그렇고. 이런 문양과 무늬 표현을 좋아하나.

네 굉장히 좋아합니다.  일종의 노가다 작업이기도 한데, 저는 그런 노가다 작업을 하면서 모종의 희열을 느끼는 변태인가 봅니다.

 

 

# 02. Self-pity, selfsoothing

 

<self-pity-selfsoothing>, 늘 무언가를 끊임 없이 욕망하는 자신에 대한 자위-자기연민

 

두 그림과 제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 즉, 왼쪽의 그림은 자기 연민을 뜻하고 오른쪽의 그림은 자기위로를 뜻하는 것이 맞나. 혹시 반대의 의미라면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도 부탁한다.

사실 이 그림에 대해 단 한번도 제대로 설명을 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다소 복합적인 의미로 그렸던 그림인지라, 명확히 떨어지게끔 정의를 내리기에 다소 용기가 부족했습니다. 왼쪽은 자위를 하는 여성이고, 오른쪽은 그런 여성을 쓰다듬어주며 위로하는 여성입니다. 둘은 같은 인물입니다.

20대 초반에 그린 그림인데, 당시 어렴풋이 향유하고 느꼈던 '성(性)'에 대해 더 확실히 눈을 뜨면서 나 자신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주위 시선에 연연하며 본능을 이성으로 억누르며 지냈죠.

우리는 성(性)을 비롯해 무언가를 욕망하는 자신의 본능에 무의식적으로 부끄러워하고 억누르곤 합니다. 그게 아니면 합리화를 시키며 자신을 위로하죠. 그렇게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감추는 여성에 대한 연민을 나타내면서, 그런 자신을 위로해주는 존재는 결국 '나 자신'일 뿐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양 쪽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빨간 꽃의 유무가 눈에 띈다.

욕망을 상직적으로 표현하고자 그린 양귀비 꽃입니다.

 


작품이 참 섬세하다. 때문에 작품을 오래 보고 있으면 배경에 시선이 많이 간다.

사실 제 그림에는 배경이 많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인물표현 위주라 그렇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배경과 인물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내공이 부족합니다. 이 부분은 제가 더 정진해야 할 부분이지요. 사람이 몸을 숨기기에 적합한 장소를 찾다 보니 배경으로 수풀이 됐습니다.


두 개의 그림 중 어떤 그림을 먼저 그렸나. 왼 쪽의 여자는 눈을 감고 있는 반면, 오른쪽여자 둘은 눈을 뜨고 있는 점이 마치 눈을 감았다 뜬 것 같다.

왼쪽을 먼저 그렸습니다. 욕망하는 게 먼저, 그리고 그런 자신을 직시하는 것이 그 다음이었으니까요.

 

전반적으로 갈색을 많이 사용했다. 그래서인지 낙엽, 쓸쓸함, 가을과 같은 느낌이 많이 난다.

전혀 몰랐습니다! 제가 볼 땐 다 다양한 색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남이 보는 눈은 다르군요! 사실 제가 참 밝고 명랑하고 사람이라 ‘술 좋아하는 아저씨’ 같은 성격인데, 외강내유인지라 속은 늘 우울하고 외롭고 예민한 가을 여자입니다. 그러다 보니 작업을 할 때 밝게 그리려 해도 잘 안되고, 결국 내면의 쓸쓸함을 풀어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지도 모르겠네요. 

 

마지막으로, 노트폴리오에 게재한 작품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이 있다면

노트폴리오에 첫 번째로 올렸던 <Women's Bed> 시리즈 입니다. 처음으로 커머셜로 진행한 성인칼럼 삽화였고 어찌 보면 제 작업에 큰 획을 그은, 또 그만큼 많은 용기가 필요했던 작업입니다. 이를 통해 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인지도도 조금 생겼습니다. (하하) 그래서 가장 정이 많이 가고 다시 소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Women's B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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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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