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헨의 일상의 허구 혹은 동화 BY. 노상호

15.01.06 0

                                     

 

가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은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 일상이 현실이 아닌 허구 이길 바라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이 의무인 마냥 사는 게 우리네 모습이다.

 

- <Daily fiction  dance party> 2014, 모든 사진 출처 : http://montgenvre.ivyro.net

 

 

 

 

일상의 일부를 발췌해 현실과 허구의 간극을 만들면 그것은 현실일까 허구일까? 이렇듯 두 시간의 틈을 나타낸 작가가 있다. 바로 노상호 작가의 <데일리 픽션(daily fiction)>이다. 작가는 현실에서 떨어진 부스럼으로 허구를 그린다.

누군가는 허구를 상상할 때 현실을 바탕으로 전혀 상관없는 사건과 세계를 그려낸다. 노상호 작가는 이런 세계를 작품으로 이끌어 낸다. 일상 속에서의 순간과 기억을 수집해, 그때의 순간과는 전혀 상관없는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Daily fiction neither die or alive (죽지도 살지도 못할 만큼)> 2013, 출처 : 

 

 

 

 

<죽지도, 살지도 못할 만큼 (neither die or alive)> 작품에서는 길 잃은 소녀와 대비되는 양극의 중심에 서있는 소녀를 그렸다.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소녀를 뒤덮은 수풀은 소녀를 얼마나 압박하고 있는지 표현한다. 단순한 하지만 심오한 작품이 마치 현대인의 모습을 빗댄 것 같다. “두려운 건 말이 아니라 사람이다.” 작가가 작업 노트에 담은 캡션은 사람에게 치이고 압박해오는 현실을 작가만의 허구로 재구성한 데일리 픽션이다.

 

-<Daily fiction critical (위기)> 2013

 

 

 

 

하루를 살면서 자신의 삶을 좋은 것, 싫은 것으로 나누기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지만, 작가는 이를 ‘위기’라 말한다. 아무것도 아닌 중간의 지점에서 좋고 싫음을 망각해버리니.

 

-<Daily fiction elementary school> 2014

 

 

 

이러한 현실을 빗댄 허구의 세계에 “데일리 픽션”이라는 제목이 가장 적절하다.

 

- <Daily fiction, name tag> 2014

 

 

 

 

또한 작가는 자신의 기억을 작품에 녹아낸다. 어릴 적 경험을 통해 느낀 허망함과 욕망에 대한 회의감을 표현하며 그때의 기억을 되짚는다. 이는 단순히 자신의 추억에 지나는 것이 아닌, 피폐하고 계급이 정해진 한 사회의 모습을 담는다.  

 

-<Daily fiction, lie, flower> 2013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비현실적인 상상의 이야기’라 칭하며 ‘메르헨’이라 부른다. 작가는 스스로 자처해서 순간의 기억을 그림으로 써내려 가고, 이야기라는 생명을 풀어놓는다. 이런 모든 과정은 메르헨의 일부분이 되고, 일부의 완성은 메르헨이 된다

 

-<Daily fiction, balance> 2013

 

 

 

 

일상에서 시작해 허구의 세계를 찍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구조는 허구의 세계를 바라면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작가는 질서화되지 못한 인식의 세계와 그 속의 우리를 비추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배앓이

꿈을 꿀 수 있다면, 이룰 수 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