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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의 여러 빛깔] 워크스&김가든

15.09.07 0

마켓을 여는 디자이너


언리미티드 에디션, 레코드 페어 등으로 상징되는 대안 마켓 문화는 지난 몇 년간 차츰 내실을 키워왔고, 최근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하며 크게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재능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작업을 펼칠 수 있는 열린 장이 됐습니다. 여기, 마켓 문화 초기부터 <과자전>을 기획해온 <워크스 Works>와 최근에 <가드너스 마켓>을 개최한 <김가든 Kimgarden>이 있습니다. 그들이 직접 마켓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이유가 아무래도 궁금했습니다.

사실 인터뷰보다 더 중요한 정보는 마켓의 일정일 것입니다. <과자전 6: 2015서울과자올림픽>은 오는 10월 10일 잠실종합운동장 내 보조경기장에서 열립니다. 아쉽게도 <2회 가드너스 마켓>은 8월 29일 용산구청 옆 조이그라이슨 매장에서 이미 열렸습니다. 며칠 앞서 미리 소개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느낍니다. 이처럼 “열린다”는 예고는 너무 금방 “열렸다”는 과거로 변하고 맙니다. 그러니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워크스 Works> 서울시 용남구 한남동 757-17 1층.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열린다.

 

워크스 WORKS


워크스를 오픈할 때까지만 해도 이 길에 이렇게까지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어요. 작업실을 알아보다가 임대료가 싸서 들어오게 되었거든요. 거리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친구가 운영하는 햇빛스튜디오 같은 이웃들이 생겨서 든든한 기분이 들어요.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워크스의 특징으로 알려졌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클라이언트는 보통 저희가 프로젝트 기간 동안 온전히 집중해주기를 원하기 때문이에요.
우선순위가 생기고 가게에 신경을 덜 쓰게 되는 경우가 물론 있죠. 그럼에도 공간 운영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가게 운영의 단순한 작업들이 좋기 때문이에요. 작업에 집중하다가도 계산을 해주어야 하고, 또 꾸준히 가게를 정리해야 하는데 그 단순노동은 디자인작업과는 다른 즐거움이 있어요. 작업실을 열고 시작부터 지금까지 저희에게 많은 기회를 가져다 준 공간이기도 하고요.

 



<과자전> 1회 포스터

 

클라이언트작업을 할 때 <과자전>의 느낌을 원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곤란할 때가 있기도 해요. 과자전의 아트워크들은 과자전에 찾아올 만한 사람들이 좋아할 이미지에 맞추어 귀엽게 제작했는데, 그와 알맞지 않은 클라이언트 작업에서도 같은 스타일을 요구할 때가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해당 작업에 알맞은 스타일로 설득해 작업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올해에는 잠실종합운동장의 보조경기장에서 <과자전6 - 2015서울과자올림픽>이라는 이름으로 과자전 행사의 규모를 상당히 키웠어요. 이전까지는 실체에 비해 너무 홍보가 많이 되었기 때문에 행사 운영에 괴리감이 있었어요. 굉장히 큰 이벤트 업체로 오인하고 연락을 해오는 경우도 많았죠. 이번 과자전의 컨셉과 규모의 변화는 단순히 판을 키우자는 목적 때문만은 아니었고 “올림픽”이라는 소스에서 출발했어요. 작업하고 싶은 컨셉이 있으면 알맞은 기획을 만들면 된다는 발상이 과자전의 시작이었으니까요.

 

 

<과자전6: 2015 과자올림픽>은 10월 10일, 단 하루만 열린다

 

올림픽이니, 메달을 만들자. 올림픽이니, 기념 주화를 만들자. 올림픽이니, 대회를 열고 수여할 상장을 만들자. 그렇게 집착하는 재미를 얻기 위해서는 당연히 재미가 없는 일을 해야 할 때가 많아요. 과자전을 지속하려면 수익이 발생해야 하니까요. 저희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과자전이라는 사업의 운영을 위해서 기획서나 제안서를 쓰는 시간이 많거든요. 과자전과 관련한 디자인만 하면 좋겠지만 운영을 위한 기획자의 일을 소홀히 할 수 없어요.


기획자로서의 경험이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과자전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저희는 금전적인 이유의 클라이언트 작업을 줄이고 더 선호하는, 더 잘할 수 있는 디자인 작업에 시간을 보낼 수 있을 테니까요. 쉽진 않겠죠. 단순했던 내용의 과자전이 운영과 기획, 디자인의 규모 면에서 복잡해진 것이 사실이에요. '재미'가 목표가 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했지만 재미의 지점을 놓치지 않도록, 중간 지점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꾸준히 필요해요.

 

 


워크스
http://work-s.org/
과자전
http://gwajajun.com/


* 과자전과 관련한 다양한 부속물 디자인 작업은 http://gwajajun.tumblr.com/tagged/edition에서 확인할 수 있다.

 

 



l 1회 가드너스 마켓을 위해 준비한 가드너스 카드

 

김가든 KIMGARDEN

 

어머니 건강 때문에 서울에서 가평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서울에서 가깝고 사람들이 많이 놀러 오는 지역이기 때문에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해 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 자체도 몰랐고 이런저런 홍보를 통해 숙박 손님을 받았어요. 이름이 필요하니까 성 뒤에 가든을 붙여서 김가든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스튜디오 이름까지 죽 이어졌어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디자이너라는 특성 때문에 경력에 비해 매스컴에 많이 노출이 된 면이 있어요. 그게 일로 이어진 경우도 꽤 있는 것 같아요.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근처에서 어머니 병간호를 하며 지내다 보니 도시에서의 삶과는 많이 달랐어요. 자연스럽게 식물과 조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일반인이 쉽게 해낼 수 있는 정도였어요. 한곳에 세 알씩 땅을 파서 옥수수 씨를 뿌리면 금세 사람 키를 훌쩍 넘도록 자랐어요. 현실적으로 농사까진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도 가드닝에 그렇게 재미를 붙였어요. 인위적이지 않은 흐름이었어요.

- 레코드폐허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타입이 메인인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타입이 메인이고 그림이 부가적으로 들어가는 작업을 상당수 해왔어요. 디자인 방향에 맞춰 상황 연출에 재능이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한 비쥬얼이 사람들에게 노출이 많이 되었어요. 김가든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된 계기였던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작업처럼요. 머릿속으로 미리 떠올려 볼 때, 그래픽 디자이너가 가공하기 좋은 그림을 사용한 결과물을 상상하는 경우가 많아요.

<가드너스 마켓>을 열게 된 것은 식물과 관련된 작업을 하고 싶어서예요. 직접 기른 작물을 패키징해서 팔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사업을 시작할 용기는 부족했어요. 그래서 마켓에서 어느 정도 실현해보자는 생각에 마켓을 만들게 되었어요. 가격표 하나까지 직접 신경 써서 제작하기 때문에 소소하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 최근에는 돌고래 모양의 화분을 직접 제작하고 있다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 자신이 직접 만든 창작물로 참여하는 사람, 두 가지가 셀러 선정 기준이에요. 식물의 모습으로 초상화를 그려주는 식으로 셀러가 해석의 범위를 넓게 두고 참여하기도 해요. 가드너스 마켓을 통해 저희 스스로 식물에 관한 작업을 꾸준히 늘려가고 싶어요. 그게 동기였으니까요. 지금은 직접 화분을 제작하고 있어요. 조그만 식물의 크기에 맞는 돌고래 모양의 화분이에요. 냄새를 맡아보면 잣나무 향기가 좋아요.

앞으로의 계획은 가평으로 아예 이사하는 거예요. 물론, 서울을 벗어나면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하기 어렵겠지만 최대한 작업을 선별해서 받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무엇보다 식물과 조경을 좋아하는 김가든이라는 스튜디오가 식물을 통해 주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김가든
http://kimgarden.kr/
가드너스 마켓
https://fb.com/gardenersmarket.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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