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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북 리뷰] 예술가에게 주어진 시간

15.12.23 3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 매거진>에서는 디자인에 관한 다양한 시선을 비추기 위해 디자인 북 리뷰를 기획했습니다. 책을 통해 낯선 디자인을,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접해보세요.

 

#04.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글: 김재웃

 

예술가에게 현재는 선물이다. 현재는 예술가가 예술을 시도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예술’의 어원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숙련된 기술’을 의미하는 것처럼 예술 작품이 탄생하려면 예술가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는 예술가에게 주어진 선물일지도 모른다. 반면, 현재의 부재(不在)는 ‘시도조차 않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미래에 대한 걱정만 생겨난다. 그리고 이는 곧 ‘창작 하지 못하는 두려움’이 된다.

 

두려움은 뒤를 돌아볼 때나 앞을 내다볼 때 생긴다. (…)
두려움은 꿈이 실제로 해낼 수 있는 것보다 앞서나가는 순간들에서 생기기 마련이다.
-p.37


창작해 낼 수 있는 예술은 예술가가 처한 시간과 장소의 테두리 안에 어쩔 수 없이 국한된다.
바로 자신이 딛고 서있는 땅 위에 말이다. 작은 신념이 이 순간 우리를 추동한다.
-p.100

 

창작, 그 시작의 어려움


사실 예술 행위의 두려움을 논하기 전에 더 중요한 일은 창작의 어려움에 대해 정의하는 일이다. 우리는 막연하게 창작이 어렵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직접 창작과 마주해서 알게 된 것이라기 보단 그냥 창작의 행위가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편견일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예술에 도달하는 긴 여정을 시작하기 앞서 창작의 어려움을 추측하는 것 말고 창작을 해봄으로써 직접 느껴야 한다. 머리 속으로 상상하는 것과 직접 체험하는 것은 다르다. 창작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시도 조차 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 우리 속에서 떠오르는 영감들을 그냥 흘려 보낸 채 미래에 후회하는 것이 더 괴로운 일이 될 것이다. 때문에 창작을 시도함으로써 작업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일단 시도를 했다면 작업은 추 후의 문제다. 지금부터 작품의 앞날을 걱정하지 말자. 아무 시도 없이는 예술 역시 탄생 할 수 없다.


이 시대에 예술을 한다는 것은 불확실성에 맞선다는 의미이다.
그 삶은 회의와 모순으로 점철되어 있고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뿐더러,
청중도 보상도 없을지 모르는 무언가를 무모하게 행하는 삶이다.

원하는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이러한 회의들을 제쳐두고 자신이 해놓은 것을
직시함으로써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내는 것이며,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작품 그 자체 내에서 자양분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p.18

 

예술가들은 기술을 갈고 닦으며 새로운 기술을 습득함으로써 향상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작업하는 방법을 익히고 자신들의 작품으로부터 배워나가며 발전한다. (..)
“그렇다면 왜 나는 잘 안 되는가?”라고 묻는다면,
“예술 창조는 힘든 것이니까!”라고 밖에 대답해 줄 수 없다.
-p.58


자신의 작품을 찾는다는 것은 자신의 영혼을 울리는 그 유산들로부터 자신만의 것을
증류하여 얻어내는 과정이다.
-p.175

 

예술의 두려움


예술을 창작하는 행위는 근본적으로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예술을 포기하는 더 큰 이유는 예술가 자신이 스스로 만든 두려움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의 저자는 예술가들이 갖는 두려움에 대해 소개한다. 그 중에서도 예술가들이 본인과 본인의 작품을 동일시 해서 문제를 만든다는 관점은 매우 흥미롭다. 이 책은 작가 본인과 예술 작품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주장한다. 애초에 예술이 탄생했을 때 -동굴 벽화를 예로 든다-조차 예술이 자아를 표현하는 목적이 아니었고, 중세시대까지만 해도 그저 종교적 차원의 행위였기 때문이다. 예술 작품은 그저 개인의 경험의 표현일 뿐인데 예술가는 마치 그 작품을 본인 자신과 동일시 해서 스스로 많은 두려움을 만든다. 이런 생각은 결국 예술 작품의 순수한 미숙함을 본인 자체의 결점, 재능 없음으로 착각해 결국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못하게 한다.

 

예술 창조는 예술 제도보다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예술 창조는 의식의 진보보다, 또한 ‘나’라는 대명사의 사용보다 오래전부터 이루어졌을 것이다. 
예술 창조를 “자기 표현”으로 보는 현재의 관점이 예술형식의 기본적인 특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p.25

예술 작업이 자신을 그대로 노출 시키는 위험한 행위로 느껴지는 것이다.
사실 그렇다. 예술 작업은 자기 회의를 유발시키며, 자신이 이래야만 한다고 알고 있는 것과 이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간에 놓인 깊은 강을 휘저어 놓는다. 이러한 점만으로도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예술을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p.35

 

예술다움


예술은 개인의 인종, 출신, 학벌, 재능으로 우열을 나눌 수 없다. 그저 인류의 한 일원으로서 경험한 것을 표현한 행위일 뿐이다. 표현된 예술이 위대한 이유는 이 지구의 70억 인구가 단 한 명도 똑같은 경험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경험을 표현할 가치는 충분하다. 그러므로 세상의 평가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예술가는 오로지 자신의 작품이 완성되어가는 즐거움을 만끽하면 된다. 전후좌우의 두려움에 휩쓸리지 않고 주어진 순간과 주어진 작품만 보는 것이다. 주어진 매 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렇게 예술은 인류에게 선물이 될 것이다.


요점은, 예술가는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예술 창조의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가가 할수 있는 일은 그저 자신이 관심있는 방향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것 뿐이다.
그 외의 나머지는 인내의 문제이다.

-p.25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오늘, 오로지 오늘만을 살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이 하루하루, 한 점 한 점 전개되는것을 지켜보면 포기할 이유가 전혀없다.
자신이 행한 대로 현재가 이루어질 것이다.
-p.106

 

예술을 창조한다는 것은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
예술 작품이란 별난 것이 아니다. 단지 그 작품을 받아들일 용기와,
예술 창작과 두려움 간의 상호작용을 조정해 나갈 지혜만이 필요하다.
(…)
예술이란 어둠 속에서 기적같이 솟아나는 것이 아니라
빛 속에서 순리대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p.199


제목 ART & FEAR.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출판사 루비박스
저자 데이비드 베일즈, 테드 올랜드 
출판일 2012.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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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웃

더욱더 관찰하고 더욱더 통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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