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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패션계에 일어난 놀라운 일들 - 下

16.01.08 0

 

* 이 글은 <2015년 패션계에 일어난 놀라운 일들-上>편과 이어집니다.

애슐리 그레이엄, 출처: http://www.nydailynews.com/


마지막 세 번째 최고의 순간은 ‘플러스 사이즈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이전에 썼던 칼럼 <2015년, 플러스 사이즈가 살아남는 법!>에서 플러스 사이즈를 움츠러들게 만드는 사회 분위기와 ‘자기 관리’를 명목으로 상처 주기에 급급한 사람들을 비판한 적이 있다. 그리던 어느 날, 란제리를 입은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워킹하는 사진을 봤다. 사진의 주인공은 모델 애슐리 그레이엄(Ashley Graham)이었다. 그녀는 란제리 브랜드-어디션 엘르(Addition Elle)-를 만들어 그녀뿐만 아니라 다른 플러스 사이즈 모델과 함께 풍만한 란제리 컬렉션을 완성했다. 다시 한번, 플러스 사이즈가 미적 요소 중 하나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Ashley Graham proves all sizes are sexy

모델 애슐리 그레이엄 (Ashley Graham)의 란제리 브랜드 화보, 출처: http://www.lingerieview.com/


사실 ‘플러스 사이즈’라는 단어에서 ‘플러스’는 큰 사이즈를 입는 여성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프레임을 씌우는 말일 수 있다. ‘너는 보통 여성들과 다른 큰 사이즈야.’라는 프레임 말이다. ‘Plus’라는 단어가 주는 어투가 어린 소녀들의 자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2011년 봄/여름 장 폴 고티에 컬렉션 피날레 무대에서의 베스 디토, 출처:http://vsmag.com/

 

Beth Ditto demonstrated by Jean-Paul Gaultier Collection 2011


가수 베스 디토(Beth Ditto)는 어떤가? 록 밴드 가십(Gossip)의 보컬인 베스 디토는 이전부터 패션계 유명인사 중 한 명이었다. 샤넬이 주최한 파티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다 칼 라거펠트의 눈에 띈 베스 디토는 이후 여러 패션쇼의 피날레를 장식하며 특별한 패션 씬(scene)을 선사했다.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가 기성복 컬렉션을 중단하기 전, 그녀는 컬렉션 피날레에 노래를 부르며 워킹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마크 제이콥스 2016년 봄/여름 컬렉션 피날레에서의 베스 디토, 출처: http://www.20minutes.fr/


2015년에는 마크 제이콥스의 봄/여름 컬렉션에 등장했다. 한쪽 다리가 트이고 가슴 부분에 청동 공예를 한듯한 무늬의 디테일이 들어간 가운을 입은 그녀는 그 어떤 모델들 보다 당당했다. 디올의 향수인 쟈도르 광고에서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은 가십(Gossip)의 노래 <Heavy Cross>에 맞춰 워킹했다. 그러나 사실 <Heavy Cross>처럼 폭발적인 파워를 지닌 노래는 베스 디토 자신에게 더욱 어울리는 노래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10년 동안 그녀는 패션계에 진정한 파워를 설파했기 때문이다. 



레인 브라이언트의 #ImNoAngel 캠페인, 왼쪽에서 세 번째가 애슐리 그레이엄, 출처: http://www.adweek.com/

#ImNoAngel 캠페인 광고, 출처: https://www.exploretalent.com/


#ImNoAngel


앞서 말한 애슐리 그레이엄은 2015년 한 해 동안 플러스 사이즈에 대한 편견에 맞선 가장 적극적인 모델일 것이다. 수영복 브랜드의 모델이 되고 란제리 브랜드를 론칭할 뿐만 아니라 플러스 사이즈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속옷 브랜드 레인 브라이언트(Lane Bryant)는 애슐리 그레이엄을 포함한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과 #ImNoAngel 캠페인을 시작했다. 고급 속옷 컬렉션인 캐시크(Cacique) 라인을 입은 모델들은 ‘풍만한 섹시’도 수용하는 사회를 위해 패셔너블한 방법으로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빅토리아 시크릿 속 앤젤(angel)만이 섹시한 여성은 아니다. 사람들 모두 자신만의 섹시를 가지고 있고 이 섹시함이 단순히 몸매 때문에 소외돼서는 안 된다. 그런 맥락에서 2015년은 플러스 사이즈에 대한 수용의 해이자 당당함의 해이기도 했다.



모델 스테파니 페라리오(Stefania ferrario)의 캠페인 사진 중 하나, 출처: http://www.bossa.mx/


한 해를 돌이켜 보는 일은 때때로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왜 ‘그때 그런 행동을 했을까’ 싶은 적도 많다. 인종 차별, 외모지상주의, 성(性)소수자 차별하기 등, 괜찮다고 볼 수 없는 사회 분위기가 존재하던 2015년이었다. 그러나 패션을 통해 본 2015년은 충분히 성숙한 한 해였다. 2015년은 반성하고 깨어났으며, 움직였다. 2015년을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고 싶은 지 물어본다면 80점을 주고 싶다. 나머지 20점은 작년에 일어난 변화의 기류를 2016년에 얼마나 잘 이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올해는 패션계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매일매일이 긍정적인 해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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