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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시선이 닿는 그 곳에 예술

17.05.24 0

여행. 언제라도 가슴 설레게 하는 이 단어는 요즘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삶의 원천이다. 우리는 저마다의 이유와 목적, 취향을 가지고 어딘가로 떠나기를 꿈꾼다. 누구는 오로지 자신을 위해 가치 있는 소비를 하겠다는 목적 하나만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새로운 경험을 쌓거나 낯선 문화를 접하며 영감을 얻고자 하는 갈망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그만큼 여행은 새로운 장소에 있을 나를 상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 하나하나까지 모두 ‘여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국내/해외 같은 물리적인 공간은 물론, 추억과 시간, 간접, 내면 등, 추상적인 개념에도 ‘여행’이라 붙여 말한다.

<YOUTH>展중 <Soar> Palermo, Courtesy of Paolo Raeli, 2016, 출처: 대림미술관 제공

그런 맥락에서 자유와 일탈을 즐기는 청춘의 시간에 동화되어 과거를 회상하거나 미래를 그려보는 건 어떨까. 낯선 장소에도 어색하지 않은 이들처럼 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갈망이 여행으로 이어지는 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디뮤지엄(D Museum)에서 오는 5월28일에 마무리되는 <YOUTH-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展에서라면 가능하겠다.

 

 

<아트로드, 한국을 담다> 김물길, 출처: 김물길 작가 블로그 

최근에는 ‘여행이 트렌드’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미디어를 통해서도 작가들의 그림과 도서, 전시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김물길 작가는 673일간 46개국을 여행하며 그린 400여 장의 그림으로 <아트로드>를 완성했고, 일러스트레이터 김병조는 SNS로 소통하며 그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추억을 사진과 그림작업으로 이어가고 있다.

 

 8th <이탈리아영화예술제> 모나코스페이스, 출처: @a_littlememory


사실, 예술가들이 영감을 얻고 작품 활동을 해나가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클로드 모네가 지베르니에 작업실을 꾸민 것처럼 조용한 마을로 옮겨 가거나, 로코코 시대에 유명했던 프랑스 화가 엘리자베스 루이 비제 르 브룅처럼 일평생 여행하며 초상화를 그려 인정 받은 경우도 있다. 요즘은 아트 레지던시라는 프로그램이 있어 과거의 그들과 같이 새로운 장소에서 자신의 감성으로 작품에 몰두할 수도 있다. 그렇게 탄생하는 작가의 결과물에서도 우리는 낯선 공간에 관한 모든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 또한 여행일 것이다.

 

<찰스 존 크로울의 초상> 폼페어 바토니, 출처: 네이버 캐스트

 

<근대 로마 풍경이 있는 화랑> 조반니 파올로 판니니,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그럼에도 올해 반드시 떠나야만 하는 미술 여행이 있다면, 전세계의 미술애호가와 작가, 관련 분야 종사자들이 유럽으로 향하는 ‘그랜드 투어’라 할 수 있겠다. 국제적인 미술 행사가 유럽 곳곳에서 개최되어 각 전시 일정에 맞춰 자연스레 여행을 하게 된다는 ‘그랜드 투어’의 유래는 17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세기까지, 유럽 귀족 자제들의 필수 교육 과정으로 이탈리아 여행이 성행했다. 고대 그리스 로마로부터 르네상스로 이어지는 예술을 비롯해 역사학과 문학을 배우기 위해서다.


젊은이들은 출발 전에 이미 그랜드 투어를 위한 배경지식을 착실히 쌓아뒀고, 마침내 이탈리아 땅에 도착해 고전적인 음악과 미술을 생생하게 보고 들었다. 동시에 활발한 사교활동을 이어가며 품위 있는 귀족으로서의 학식과 성품을 연마했다. 짧게는 3~4개월에서부터 길게는 무려 8년간에 이르는 긴 여정이었다. 당시 여행자들은 이탈리아 유적지를 배경으로 한 초상화를 화가에게 주문했고 경이로운 고대의 건축물로 가득한 로마의 전경 역시 그림에 담아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는 마치 우리가 흔히 여행지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기념품을 사서 집에 오는 모습과 닮아있다.

 

베네치아 비엔날레 2016 (Venezia Biennale), 출처: http://www.archdaily.com


올해 역시 과거의 ‘그랜드 투어’와 유사한 동선으로 풍성한 미술 행사가 열린다. 한 해에 각종 비엔날레가 동시에 열리는 경우는 2007년에 이어 10년만이기에 기회가 된다면 꼭 미술 여행을 계획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전시 일정은 ‘이탈리아’의 <베니스 비엔날레(5.13~11.26)>를 시작으로 ‘독일’의 <카셀 도쿠멘타(4.8~7.16, 그리스 아테네 / 6.10~9.17, 카셀)>, <뮌스터 조각프로젝트(6.10~10.1)>, ‘터키’의 <이스탄불 비엔날레(9.16~11.12)> 그리고 ‘프랑스’의 <리옹 비엔날레(9.20~12.31)> 순으로 이어진다.

리아뜰(LeeAtel)

늘 아뜰리에 안에 머무르기를 꿈꾸며,
읽고 쓰고 그리고 감상하는 시간을 무척 아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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