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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와 <아담의 창조> : 너와 나의 연결 고리

15.07.15 0

 

SBS의 <동상이몽>이라는 프로그램에 엑소를 좋아하는 중학생 여자아이가 출현했다. 엑소의 한 멤버를 보며 “신이라면 이 사람이 아닐까!”를 연신 외치는,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가 등장하자 너무 좋아 얼굴이 붉어진 아이의 모습이 그저 귀엽기만 했다. 그런데 좋아하는 아이의 모습 뒤로 아이의 엄마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저렇게 좋아하는데”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훔치시는 아이엄마의 모습이 보통의 어머니들 같아 마음이 짠했다.



- SBS <동상이몽>

 

 


그런데 그 방송이 유독 인상 깊었던 이유는 아이가 엑소를 좋아하게 된 계기 때문이다. 아무도 나를 돌봐주지 않는 것 같아서 자해 시도를 몇 번이나 했다던 아이는, 엑소를 알고부터 친구들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엑소를 더 좋아하게 됐고 세상과 연결되는 느낌마저 받았다고 했다. 이유를 듣고 보니 그녀에게 엑소가 정말 ‘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연결고리> 출처 : http://www.notefolio.net/natist/18666

 

 


연결(連結)이란 무엇일까? 연결(連結)에서 ‘연(連)’은 ‘잇닿을 연’자로, 쉬엄쉬엄 간다는 책받침(辶(=辵)과 수레(車)의 모습이 합쳐진, ‘수레가 굴러가듯 끊임없이 일이 계속 진행되는 모양’을 뜻한다. 그리고 ‘결(結)’자는 吉(길)과 실(部)에 ‘끈으로 묶어 맺는다’는 뜻이 합쳐져서 ‘맺다’라는 뜻을 갖는다. 결국 이 두 글자가 합쳐진 연결(連結)은 ‘수레가 굴러가듯 계속 진행되는 일이 서로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한다.

연결되는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동질감이 필요하다. 이 동질감이 느껴지지 않으면 비슷한 무리에서 무서우리만큼 철저히 배제된다.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은 ‘나와 비슷한 부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하고 ‘나만 이 세상에서 다른 점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그렇기에 동질감은 소중한 감정이다. 그래서 일까, 나는 엑소를 좋아하는 아이의 마음을 십분 공감할 수 있었다. 아마 저 아이는 이 세상에 나 혼자만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테고, 그래서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너와 나의 연결 고리 /이건 우리 안의 소리’ –연결고리#힙합

 


마치 이 노래 속 가사처럼, 우리는 언제나 우리 안의 소리를 이해해줄 ‘너와 나의 연결고리’를 찾아 살아가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예배당의 ‘아담의 창조’ 는 그 연결고리를 잘 보여준다.


-<아담의 창조> 미켈란젤로,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느님이 아담을 창조한 후, 그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모습이다. 아담은 이제 막 창조되었기에 힘이 없는 듯한 모습이다. 이 장면은 아담과 하느님이 최초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하느님의 모습이 마치 인간의 뇌를 닮아서, 지적 능력을 가진 인간을 창조한 것을 표현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제외하더라도, 우리는 저 두 사람의 손 끝이 맞닿으려고 하는 저 포인트를 놓칠 수가 없다.


-<아담의 창조> 부분

 

 


‘연결이 된다’는 건 그만큼 멋진 일이다. 엄마와 아기가 탯줄로 연결되어 있듯, 우리는 계속해서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 한다. 우리가 카카오 톡이나 SNS를 하는 이유, 스타일에 유행이 있는 이유, 아빠의 성을 따라 가족이 되는 이유,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비슷한 패턴의 인생을 살게 되는 이유도 어쩌면 ‘너와 나의 연결고리’를 갖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모두 포함하면 아예 인간은 태초부터 ‘동물’이라는 부류와 연결되고, 그렇게 식물과 미생물과 연결되며 결국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만물과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이심전심(以心傳心)과 역지사지(易地思之) 같은 성어도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비롯된 언어일 것이다.


- E.T.의 한 장면

 

 

 

부끄럽지만 나는 가끔 공부를 하는 내 자신이 세상과 동떨어진 것 같은 때가 있다. 그래서 지금의 삶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저리기도 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기도 했고, 맡은 모든 일에 손을 놓아버리고 싶기도 했다. 누구든 자신의 몸이 상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원래 정신과 몸은 하나이므로 몸이 많이 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내 건강이 나빠진 이유가 ‘세상이 나를 몰라준다’고 생각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았다. 아직 내 가슴은 인정하지 못하지만, 머리에서는 내가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아마 머리로만 아는 이 감정이 가슴으로 내려오면, 나는 더 열심히 살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머리부터 가슴까지의 길이 구 만리처럼 멀리 느껴지지만, 나는 그 도착지점에 반드시 도달할 것이다.


매 순간 울리는 내 안의 소리는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 그 연결고리를 찾는 과정에는 남과 비교를 하는 구렁텅이도 있을 테고 좌절하는 내리막길도 있을 것이며 돌부리가 난무하는 돌길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 길을 만들어 지나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세상과의 연결고리는 분명히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다시 한 번, 천지창조의 손 끝을 바라본다. 저 손가락 두 개가 만나는 순간 기적이 일어나듯, 나의 머리의 시작점이 마음의 도착점까지 연결되는 순간을 기대해본다.


십사

안녕하세요, 십사입니다.
미술, 만화영화, 춤, 피천득님, 법정스님을 좋아합니다.
살아있음을 기쁘게 여기며, 지혜롭고 성실하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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