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Column  /  십사

외면의 속삭임, <Noname Film series> 박상호

16.05.13 0

oname film-L'Arc de Triomphe acrylic painting on photo, 80x120cm, 2007

 

Königstrasse Farbfotografien digitalbearbeitet und übermalt, 60x80cm, 2006 

 

schloss Farbfotografien digitalbearbeitet und übermalt, 60x80cm, 2006

 


우리는 외적인 것에 쉽게 현혹된다. 그만큼 외면을 가꾸는 일은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일이 되었다. 물론, 나도 그렇고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실제로 사생활이 복잡하고 윤리적으로 나쁜 짓을 저지른 연예인조차 흔히 ‘예쁘고 잘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도 한다. 앞으로도 그들은 ‘예쁨과 잘생김’을 무기로 행동하고 계속해서 엉망으로 굴 것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친절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흔히 가십거리로 삼는 ‘연예계 찌라시’를 보면 대중에게 이미지가 좋은 어떤 연예인이 알고 보니 ‘성격이 안 좋다’는 이야기가 참 많다. 사람들은 외면과 내면의 아름다움의 완벽함을 동시에 원하는데, 아마도 그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런 현상을 보아하니 궁금증이 든다. 과연 사람들이 중시하는 ‘본질(本質)’은 외면일까 내면일까? 이런저런 현상을 따지고 보면, 우리가 그토록 중시하는 본질이 마음인지 외면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Königsbau Farbfotografien digitalbearbeitet und übermalt, 60x80cm, 2006

 

starbucks coffee Farbfotografien digitalbearbeitet und übermalt, 60x80cm, 2006

 


삶이 너무 힘들 때, 우리는 ‘삶이 빈 껍데기 같다.’고 한다. 이는 안으로 채워지는 느낌 없이 그저 부유하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내 인생이 가끔 손을 대면 ‘바스락’하고 부서져버리거나 구겨질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껍데기’일지라도 서로에게 ‘더 좋은 껍데기’로 보이게 하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노력한다.

특히 이런 현상은 SNS에서 관찰할 수 있다. 사람들은 SNS에 항상 즐거운 모습만 업로딩한다. 오로지 ‘오늘의 행복한 장면’만을 담아 사람들에게 자신의 행복함을 알리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SNS만으로 상대방 내면에 숨은 복잡미묘한 감정까지는 파악할 수 없다. 오늘자 신문(16.05.13)에서는 ‘SNS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이 섭식 장애를 일으킬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주된 이유는 ‘그들이 외모에 더 신경을 쓰기 때문’이라고 한다.

 

페이스 북 그 허상의 프레임, 출처: http://notefolio.net/juyong

 

때론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서 관심을 받기도 한다. 프랑스에서는 어떤 소녀가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을 생중계로 SNS상에 공개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SNS의 폐해가 한 두 해 사이에 불거져 나온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폐해가 가속되고 있는 건 그만큼 우리가 외롭게 산다는 것을 반증한다. ‘견고하지 못한 내면’과 ‘견고해야만 하는 외면’ 사이에서 비틀대고 있는 것이다. (기사출처: 프랑스 10대 소녀, 자살 장면 동영상 SNS로 생중계 논란)  

박상호 작가의 작품을 보며 우리의 인생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는 생각을 했다. 꼼꼼하고 아름답게 그려진 건물들의 ‘앞면’ 그런 앞면을 지지대로 받친 ‘뒷면’, 툭-하면 부러질 것 같은 저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다. 작가는 건물을 그렸지만 그림을 보는 나는 저 건물의 형상이 마치 우리의 인생처럼 보인다.

 

noname film-louis vuitton acrylic painting on photo, 115x95cm, 2006

 

noname film–Les Coulisses acrylic painting on photo, 80x120cm, 2007

 

“2004년에 <Making of film>이라는 영화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세트장이 무척 흥미로운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관객들도 촬영장소나 세트장에도 관심을 보였고, 마치 마술사의 비밀을 알아낸 것처럼 세트장을 신기하게 여겼다. 뻔히 가짜인 줄 알면서도 진짜처럼 느껴지는 세트장의 묘한 분위기에 이끌렸고, 때로는 실제 현실도 영화세트장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며 작업을 시작했다.”

...(중략)...

관객들이 <noname film>시리즈를 보고 진짜와 가짜의 혼란에 빠져드는 것은 이미지의 정교함 때문이다. 이것은 조각, 회화,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다뤘던 작가의 경험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상호는 부산 출신으로 조소를 전공했던 대학과 대학원을 마쳤다. 그리고 2001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 회화를 전공하고, 국내에서 취미였던 사진을 정식으로 공부했다.

– 출처: 현실을 세트장으로 뒤바꾸는 박상호 월간사진 2011년 2월호

 

noname film montage with over-painting, 46.8 x 37 cm, 2006

 

noname film montage with over-painting, 65x45 cm, 2006

 

noname film montage with over-painting, 55x39cm, 2006

 

noname film montage with over-painting, 39x56cm, 2006

 

박상호 작가의 드로잉을 보면 훨씬 더 그의 작품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듯 하다. 저 생경한 모습, 앞면 만이 화려한, 화려하면서도 웅장해 보이는 앞면과 뒤에서 보면 -내면으로 눈을 돌리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저 철골의 모습이 바로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그러나 누가 저 모습에 돌을 던질 수 있으랴. 인생의 중심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 고민되는 밤이다.

*모든 사진 출처: http://www.parksangho.com

십사

안녕하세요, 십사입니다.
미술, 만화영화, 춤, 피천득님, 법정스님을 좋아합니다.
살아있음을 기쁘게 여기며, 지혜롭고 성실하게 살고 싶습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