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우리가 사랑해야만 했던 도시 - 서울의 첫 인상과 굴뚝에 관하여 김포포

우리가 사랑해야만 했던 도시 - 서울의 첫 인상과 굴뚝에 관하여

14.01.08   서울의 첫 인상과 굴뚝에 관하여 _ 김포포 나는 열일곱이 되고 나서야 굴뚝이란 것을 처음으로 봤다. 내가 살던 지역이름에 붙은 시(市)가 무색했구나 생각했다. 작은 도시와는 달리 큰 도시의 지평선은 다른 눈높이로 바라봐야 했다. 높은 스카이라인 사이로 뭉게뭉게 구름이 폈다. 이 글은 굴뚝에 관한 이야기다. - 당인리 발전소, 제일 좋아하는. 서울에 관한 글을 써가면서. 마치 ‘하나의 도시를 도축하고, 지역마다 분류하여 등급을 나누고, 부위의 특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언젠가는 서울의 ‘첫 인상’에 관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 연재물이 축산학 개론이었다면, 이번 글은 일종의 요리 프로그램이라고 해두려고 한다. 서울에서 알게 된 사람들 중엔 지방 사람들도 많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서울의 ‘다름’을 이야기하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0 Read more
Column [취향존중] 4화 - 2013년의 끝을 잡고 양재민(of 5unday)

[취향존중] 4화 - 2013년의 끝을 잡고

14.01.03 어릴 적 일요일 오후, 내가 요리사가 되어 짜파게티를 끓여 먹고, 채널 9번에서 전국노래자랑 끝나고 보았던 TV 만화영화 ‘2020 원더키디’의 현실화가 이제는 어느덧 6년 앞으로 다가오며, 2013 뱀의 해는 떠났고, 2014년 말의 해가 새로이 왔다. 12월 31일 밤이면 공중파 TV(2개 방송사에서만)에서는 연기대상이 열린다. 살면서 1월 1일이라 하여 밖에서 새해를 맞은 적이 거의 없어서, 집에서 편안하게 12시 타종행사 중계를 보기 위해 반강제적으로 연기대상을 살짝 시청하게 된다. 평소에 드라마를 재밌게 보는 편이라면 누가 일생에 한 번 있는 신인상을 타고, 누가 영예의 대상을 타는지 흥미롭게 보겠지만 아쉽게도 드라마는 잘 보지 않아서 수상에는 관심이 없다. 그래서 이번 화에서는 필자의 취향에 맞는 아주 디테일한 부분에서 올해 최고의 작품, 혹은 순간을 선정하여 발표하고자 한다. 아주 공정하고 객관적인 지표로 선정하지 않았다. 왜냐면 이 칼럼제목 자체 3 Read more
Column 365 ART ROAD - 나의 첫 번째 초상화 주인공 김물길

365 ART ROAD - 나의 첫 번째 초상화 주인공

13.12.30   365 ART ROAD 1화 ‘나의 첫 번째 초상화 주인공’   '365아트로드'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매일 보고 느낀 것을 그린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껌 종이 쪼가리에 낙서를 하든, 제대로 된 종이에 멋지게 작품을 만든 것이든 모든 것을 다 포함한다. 그림일기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그런데 여행을 하다보니 보고 느낀 것들을 그리는 그림일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람들과 더 소통하고 ‘나눌 수’ 있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시작한 작업이 초상화 그리기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22개월 동안 그린 초상화 중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없다. 혼자 꽁하니 간직하는 것은 나의 예술관에 맞지 않기에 모두 주인공들에게 선물로 전달했기 때문이다.  미얀마에서 좋은 인연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사람, 색다른 인연 Sunil 아저씨. 내가 그린 초상화의 첫 번째 주인공이 4 Read more
Column 우리가 사랑해야만 했던 도시 - 반대라서 끌리는 이유, 서울 숲 김포포

우리가 사랑해야만 했던 도시 - 반대라서 끌리는 이유, 서울 숲

13.12.25   반대라서 더 끌리는 이유, 서울 숲   나의 유년기는 폐광촌, 그리고 소년시절을 모두 바다를 끼고 있는 소도시에서 살았다. 도시적인 삶에 대한 동경. 지하철과 고층 빌딩은 어린 나에게 상대적인 결핍으로 다가왔었다. 길었던 수험생활의 끝에, 그렇게 나의 서울살이가 시작되었다.생각해보니 도시보다는 숲과 백사장에 가까웠던 G시는 나를 서울이란 큰 도시에 더욱 매료되도록 만들었던 것 같다. 열아홉의 나는 명동이며 홍대, 강남 같은 번화가에서 기분이 고조되는 것이 좋았다. 조용하지 않다는 것. 그것은 곧 무료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 시절의 나는 빌딩 숲과 지하철이 내 삶을 멋지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곧 시끌벅적함이 싫어졌다. 사당역의 긴 버스 줄이며, 출퇴근 시간의 2호선은 정말 끔찍했다. 가슴 속의 답답함을 풀어내고 싶을 때엔 하늘에 가까워지거나 땅에 닿아야했다. 서울 숲은 그럴 때 마다 내 답답함을 경청해주는 장소였다.자연에 가까이 살 0 Read more
Column [취향존중] 3화 - 니가 즐겨찾는 그 집 양재민(of 5unday)

[취향존중] 3화 - 니가 즐겨찾는 그 집

13.12.20   바야흐로 21세기, 세상의 종말을 예고하던 2000년 밀레니엄 버그도 우습게 지나가 버렸고, 서태지의 '인터넷 전쟁'이라는 노래도 13년 전 일이 되어 이제는 추억의 가요가 되어버렸다. 주연테크 컴퓨터를 사서 메가패스 인터넷을 개통하고 한메일 계정을 만들어 멜칭구를 만들고, 야후에서 검색을 하고 소리바다에서 노래를 다운받아 듣던 인터넷 문화는 그 옛날 피씨통신이 사라지듯 사라져버렸다. 그때는 '인터넷'이라는 단어가 최첨단처럼 들리던 시절이었다. 심지어 컴퓨터를 배우는 학원도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그 첨단의 인터넷을 일어나서 하고, 똥 누면서 하고, 회사갈 때 하고, 집에갈 때 하고, 자기 전에도 한다. 심지어 지금도 나의 인터넷 브라우저는 켜져 있다! 인터넷이 무엇이길래 우리는 그 안에서 허우적대는 걸까. 그러다 문득! 옳다구나! 인터넷 즐겨찾기가 어떤 이의 취향을 파악하게 해주는 훌륭한 단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오늘은 이걸로 정했다.즐.겨.찾.기.오늘 필자의 4 Read more
Column 365 ART ROAD - 그림을 그리며 세계를 여행하다 (프롤로그) 김물길

365 ART ROAD - 그림을 그리며 세계를 여행하다 (프롤로그)

13.12.12 2011년 12월 12일 18시 45분.추운 한국의 겨울을 뒤로 하고, 뜨거운 불교의 나라 미얀마에 도착했다. 원래 양곤(미얀마의 수도) 도착 예정 시각은 17:10였으나, 항공편이 지연되어 늦게 도착했다. CouchSurfing에서 알게 된 ‘수히얀’이라는 친구가 공항으로 마중 나오기로 했는데, 도착 시간이 너무 지연되어 기다리다 그냥 돌아갔을 것이라 생각했다. 양곤공항에 도착해서 허둥지둥 짐을 찾고 급한 대로 환전을 하려고 줄을 서있었다. 그 때 한 남자가 내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Sooro. Sooro?”“Yes. I am sooro.” 아마 나를 찾기는 참 쉬웠을 것이다. 당시 공항에 동양여자는 나 하나뿐이었으니까.나를 확인한 그는 나에게 편지 한 장을 보여주었다. 수히얀이 쓴 편지였다. 그 남자는 수히얀의 친 오빠였고, 오늘 그녀가 회사에서 일이 늦게 8 Read more
Column 우리가 사랑해야만 했던 도시 - 청춘의 갈림길, 서교동 김포포

우리가 사랑해야만 했던 도시 - 청춘의 갈림길, 서교동

13.12.11 청춘의 갈림길, 서교동 청춘은 본디 촉촉한 성질인 것. 젊은 우리들은 그 습함을 견디지 못해 차라리 활활 불태워버리기를 소망한다. 우리나라 청년문화의 현주소에서 과연 홍대인근, 흔히 홍대 앞이라 부르는 서교동을 빼놓을 수 있을까. 밤과 낮을 불태워 청춘을 맞바꾸던 그이들. 그들은 홍대 앞을 지나서야 정숙하고 차분한 청춘에 눈을 뜨게 된다. 화려하고 열정적이었지만 생의 수분을 빼앗기는 일을 반복하는 곳. 하지만 누구나 한 번 쯤은 그럴 수 있다며 담담히 미소 짓는 곳. 청춘이 갈라지는 곳, 서교동이다.누구나 한 번쯤은 소년, 소녀의 티가 사라지기도 전에 홍대 앞의 밤거리를 서성이면서 가득히 취해보거나, 클럽에서 두근거리는 가슴과(아마도 무식하게 큰 소리의 스피커 때문이겠지만) 타인과의 불쾌한 거리감에 온통 정신이 없어 봤을 테다. 청춘들의 밤은 그렇게 저물곤 했다.서교동의 낮은 과제에 찌든 미대생들과, 그 모습들을 동경으로 바라보는 미술학원 아이들, 그리고 조용한 표정으로 홀로 바쁘게 0 Read more
Column [취향존중] 2화 - 내 사랑 내 고전 양재민(of 5unday)

[취향존중] 2화 - 내 사랑 내 고전

13.12.06   워낙 얌전하고 올바른 성격 탓에 별다른 사춘기 없이 학교와 미술학원, 집만을 오가며 지나간 학창시절이지만, 유일하게 했던 반항이라면 책을 읽지 않는 것이었다. 교과서와 만화책 외에는 전혀 책을 읽지 않았는데, 어른들의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말이 왜 그렇게 듣기 싫었는지 모르겠다. 이상하고 변태 같지만 생각보다 티가 안 났기 때문에 반항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 함정이다. 후후... 하지만 이 반항을 나는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 멍청하고 이상한 반항이었다. 그러다 책의 꿀재미를 느낀 것은 20살 되어서였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연금술사’라는 책을 읽고 감탄하며 생각했다. 왜 나는 책을 읽지 않았을까..     - 우리나라에서도 열풍을 이끌었던 연금술사.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았을 것이다. ‘연금술사’라는 책이 그렇게까지 재밌는 책인가?! 그 후로 다시 읽지는 않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재미에 대한 확신은 없 6 Read more
Column 우리가 사랑해야만 했던 도시 -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상수동 김포포

우리가 사랑해야만 했던 도시 -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상수동

13.11.26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상수동 언제나 외출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잔뜩 설레곤 한다. 일이나 학업을 위해 세상 밖으로 떠밀려 나가는 외출이라 하더라도, ‘일상의 장소(집)를 벗어날 것이다.’ ‘어디에 들려 무엇을 하고, 누구를 만나야지.’ 같은 상상은 기분을 좋게 만든다. 우리의 외출에는 언제나 출발지와 목적지, 그리고 경유지가 정해진다. 아침에 회사로 출근을 하더라도 오늘은 정시에 퇴근할 것을 확신하는 순간, 이른 저녁 무렵부터 나에게 주어진 이 금 같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하고 설레는 것이다. 이런 경우 회사라는 목적지에 작별을 고하고 우리의 하루는 온통 저녁이라는 경유지로 달려가는 것이다. 여름이 여물어가는 어느 8월에 나는 합정역에서 6호선으로 환승하기 위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이것은 변화에 관한 작은 깨달음과, 내가 사랑하길 마다하지 않았던 상수동에 대한 이야기다.   2013.09 상 0 Read more
Column [취향존중] 1화 - 찐따를 위한 영화는 있다. 양재민(of 5unday)

[취향존중] 1화 - 찐따를 위한 영화는 있다.

13.11.22     취향존중 1화 – 찐따를 위한 영화는 있다. 치마보다 청바지가 더 잘 어울리는 그런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는가 하면 김치볶음밥은 자기가 잘 만들어서 대신 잘 먹을 수 있는 여자를 좋아하는 그런 남자도 있다. 처음부터 이상형에 대한 자세한 취향을 밝히고 싶진 않다. 하지만 앞으로 취향존중을 통해(특히 어떠한 대상에 대한 호불호 중 호에 중점을 두고) 나의 취향을 커밍아웃해보고자 한다. 나 같은 사람의 소소한 취향 따위 누가 궁금하겠나 싶기도 하지만, 좋고 좋은 게 너무 많아서 뭐가 좋은지 모르겠는 사람들에게는 심심한 추천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미 좋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이 되었으면 좋겠고, 만약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고, 좋은 게 좋은 거였으면 좋겠다. 앞으로 부끄럽지만 당당하게 말하겠다. “취향입니다. 후후. 존중해주시죠!” 최근 출퇴근길에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는 재미에 빠졌는데 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