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Features  /  REVIEW

[전시 리뷰] 루드셰프 <DRIVE>展

19.08.29 0

<Drive>展 루드세프 

비밀리에 감춰진 작가 루드세프(손재영)의 <DRIVE>展이 2019년 7월 13일부터 9월 8일까지 에브리데이몬데이 갤러리에서 개최 중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4년, 논현동의 한 공간에서 '그 어느 곳에도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진 ‘ばちがい(바치가이)’를 타이틀로 한 첫 전시 이후 5년 만이다. 강렬한 색채와 직관적인 이미지를 담은 그의 그림은 디지털 작업 특성상 온라인상에서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전시는 더욱 특별하다. 화면 속에서만 존재하던 루드세프의 작업이 실제의 공간에 존재하며 이를 직접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공간을 압도하는 그의 작업들이 시선을 사로잡는 동시에 그림에서 강렬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작가에 대해 흥미로웠던 지점은 루드세프가 본래 그림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 통계학을 전공했던 작가는 학교를 졸업하고 개인적인 계기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독학으로 자신만의 작업 스타일과 그림 세계를 구축해왔다. 때문에 수개의 작업 레이어들이 촘촘하게 얽혀가는 그의 작업 과정을, 공식석상의 자리보다 개인 채널을 통해 접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이번 전시는 꽁꽁 감춰져있던 그가 오랜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는 초현실적 상황을 직접적인 표현과 집요한 묘사로 완성시켜 나가며 빈티지한 색감을 감각적으로 활용한다. 이러한 기법은 그로테스크 하면서도 감각적인 ‘루드세프 특유의 기묘한 기운’을 한 층 더 자아낸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을 보고있노라면, 마치 수수께끼를 푸는 것처럼 그림의 전후 상황을 자연스레 상상하게 된다. 그림 속 인물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얼굴 없는 사람의 표정을 채워넣는다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지금 이곳은 어디인지를 유추하게 되는 것이다. 

 

 

전시명 ‘DRIVE’에서도 루드세프의 개인적인 성향과 이번 전시를 대하는 그의 태도가 담겨있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드라이브는 가벼운 마음으로 바깥공기를 맞으며 머릿속을 환기하고 기분을 전환하는 시간이다. 때문에 우리가 어디론가 ‘드라이브를 간다’고 할 때, 최종 목적지가 중요한 것 같지만 정말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목표로 하는 도착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어느 쪽으로 가든 그간 자신이 깊이 속해 있던 곳으로부터 빠르게 멀어져 내가 있던 곳을 풍경으로써 바라보게 되는 그 시간이 중요하다. 그래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Drive’를 한다. 그가 운전을 하는 동안 마냥 긴장을 늦출 수는 없겠지만, 세상과 우연히 마주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마주하길 기대한다.



전시기간 2019년 7월 13일 - 2019년 9월 8일 
운영시간 PM 12:00 - PM 08:00
관람료 무료
장소 에브리데이몬데이 (서울시 송파구 송파대로 48길 14)
문의 에브리데이몬데이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