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함께하는 디자인

19.10.23 0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기 시작하면서 생활을 채우는 공간의 형태역시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비혼'이나 가정을 꾸렸어도 아이를 갖지 않는 '딩크족'에 대한 시선이 완화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등장한 것이다. 이처럼 '가족'에 대한 정의가 다양해지면서 가족 구성원이 꼭 '사람'이 아니어도 되는 '동물과 함께하는 삶'도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과거에는 생소했던 직업인 도그워커(dog walker, 개를 산책해주는 사람)나 펫시터, 펫호텔링 등의 반려동물관련 서비스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화적 흐름은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1) 퍼즐주택, 반려견과 함께하는 집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퍼즐주택, 출처: 퍼즐주택

 

반려인구수 1400만의 시대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집은 많지 않다. 반려동물에 대한 막연한 편견 때문이다. 하지만 펫펨족(반려동물을 가족만큼 사랑하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을 위한 신개념 공동거주 주택이 등장했다. 서로 다른 주거공간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워 경제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퍼즐주택>이다. <퍼즐주택>은 수납이 남는 공간에 반려동물이 생활할 수 있는 집을 구성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강아지 전용 도어뿐만 아니라 미끄럼 방지 바닥재, 반려동물의 취향을 고려한 가구설치가 가능하다. 주거 공간 역시 경제적으로 공유한다는 신개념 프로젝트인만큼 보다 반려견에 우호적인 주거산업이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2) 민음사, 위대한 작가들과 영감을 준 반려동물

위대한 작가들과 그들에게 영감을 준 반려동물

 

독특한 판형과 감각적인 북커버 디자인, 고전서적으로 입지를 다진 <민음사>가 동물을 반려하는 독자들을 겨냥해 새로운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번 컨셉은 ‘위대한 작가들과 그들에게 영감을 준 반려동물’이다. 생전 고양이를 사랑했던 헤르만 헤세와 어니스트 헤밍웨이, 강아지를 사랑했던 버지니아 울프, 안톤 체호프, 잭 런던의 작품을 대상으로 해당 작품의 작가와 반려동물이 교감하는 모습을 일러스트 표지에 담은 것이다. 책날개에는 작가가 사랑한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간략히 실려 있다.

 

3) 반려동물 가전업체 <퍼비>

 

국내 선풍기 산업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신일산업에서 펫펨족을 겨냥한 반려가전제품 전용라인 <퍼비>를 출시했다. 반려동물 전용 가전제품은 말 그대로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제품으로 자동 발 세척기, 스파 욕조, 드라이, 휘산기 등이 있다. 물론, 사람이 사용하는 기존의 제품을 사용해도 되지만 반려동물의 크기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제품이 필요할 때도 있다. 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트렌드로 읽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퍼비>의 앞날이 기대된다.

 

4) 오리 입마개

오리입마개, 출처: quack

반려견에 대한 문화적 소양이 저하되는 우리나라에서 ‘입마개’는 비반려인과 반려인 뿐만 아니라 반려인 사이에도 갈등을 야기하는 주범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입마개 의무견종은 맹견 5종에 한함에도 반려인에 대한 무분별한 입마개 폭력은 만연하다. (반려견의 크기가 클수록 강도가 심해진다) 과거 반려견의 목줄을 착용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에 대한 책임을 견주가 아닌 개에게 묻기 시작하면서 입마개에 대한 편견이 강화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을 조금이나마 완화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오리입모양 입마개가 출시되었다. 날카로운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요소로 ‘디자인’이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현행법상 입마개 의무견종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테퍼드셔 테리어, 스테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이다. 반면 외출 시 ‘목줄’은 ‘모든 개’가 착용해야 하는 법적 의무사항이다.

김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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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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