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 패딩'입고 '참이슬 가방' 메기

19.12.11 0

곰표 패딩 


'곰표 패딩'과 '참이슬 백팩'이 인싸템으로 화제다. 언뜻 보기에 '대체 이게 왜?'라는 생각부터 먼저 들지만 이미 두 아이템은 중고거래가 20만원을 돌파했다. 두 아이템은 본래의 시그니처인 '밀가루'와 '소주'의 원형을 그대로 살렸다. 특히 <곰표>의 경우, 이전부터 시그니처 캐릭터인 '곰'을 이용한 다양한 굿즈제작으로 젊은 세대들의 꾸준한 관심을 얻기도 했다. 때문에 브랜드 특성을 살린 패딩제작이 밀레니얼 세대의 흥미와 소비심리를 자극하면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곰표 X 애경 치약 콜라보레이션 

곰표 썬크림 

곰표 팝콘 

 

밀레니얼 세대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말로, 청소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정보기술(IT)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 일자리 질 저하 등을 겪으면서 평균 소득이 낮으며 대학 학자금 부담도 안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경제적 부담 때문에 결혼이나 내 집 마련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또한 소득이 적고 금융위기를 겪었기에 금융사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고, 광고같은 전통적인 마케팅보다 개인적 정보를 더 신뢰하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아이템을 구매하고 인증하는 '인스타그래머블'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곰표 맨투맨과 후드티


그리고 단순히 제품의 질 이상으로 구매에 '재미'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에 발맞춰 이를 겨냥한 기업들의 시도가 흥미롭다. 이미 지난 11월, 대한제분 <곰표>는 쇼핑몰 <4XR>과 협업하여 '곰표 맨투맨'과 '곰표 패딩'을 선보였다. 특히 이중에서 맨투맨 제품은 5차 판매에 이르기까지 완판 기록을 달성했다. 그렇다고 해당 제품에 특별한 디자인적 요소가 가미된 것도 아니다. 곰표 밀가루에 쓰이는 원형 그대로를 차용했을 뿐, 디자인적으로 가감된 요소는 없었다. 30분 만에 완판한 '참이슬 백팩'도 마찬가지다. 해당 가방은 하이트 진로의 <참이슬> 오리지널 팩 모양을 그대로 확대해서 만들었다. 팩소주 바코드부터 미성년자 음주경고 문구까지 그대로를 본 떠 제작했다. 여기에 '참이슬 백팩' 명성에 맞게 소주병을 수납할 수 있는 센스 있는 홀더까지 제작해 더욱 인기를 끌었다.

 

참이슬 백팩 

 

물론 근래들어 식품업계와 패션업계의 협업상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휠라와 츕파춥스의 슬리퍼, 빙그레와 휠라의 <메로나>운동화, 농심과 에잇세컨즈의 <새우깡> 잠옷이 대표적인 예다. 마트 속 식품관에서나 볼 수 있던 브랜드가 의류샵에 입점되어 있으니 소비자의 관점에서 흥미로움과 재미는 배가 된다. 이러한 2030의 소비패턴은 전례 없던 경우로, 사실 '라떼는 말이야~ (나 때는 말이야)'를 산출하는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쓸모 없는', '왜 굳이 그걸' 정도의 구매일 것이다. 이렇듯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지향점은 기존의 세대가 보이는 패턴과 아주 다른 종류의 모습이다. 이들은 제품의 '질'을 생각하는 유의미함 이상의 재미를 추구한다. 그리고 개인SNS에 인증할 수 있는 '인싸'가 되는 소비를 추구한다.

 

빙그레 x 휠라 <메로나 운동화>

 

농심 x 에잇세컨즈 <새우깡 잠옷>

 

전문가들은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과 몇 년 전부터 불기시작한 레트로, 그리고 레트로 이상의 현대의 것으로 해석한 '뉴트로' 바람이 지금과 같은 트렌드를 형성한 것으로 해석한다.

 

박은아 대구대 소비자심리학과 교수는 "곰표 밀가루나 참이슬 소주는 우리 토종 브랜드이면서 전형적으로 오래된 제품"이라며 "레트로 열풍이 새로운 것을 찾는 소비자의 욕구, 독특한 패션 소비로 연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0년대까지는 명품이 희소했기 때문에 과시욕의 대상이 됐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며 "실용보다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가 독특하고 희귀한 물건을 구입하는 '유희적 소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머니 투데이>

 

대선 슬리퍼 

 

이렇듯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기업들의 다양한 브랜드 마케팅이 어떤 '인싸 아이템'으로 해석될지 기대가 된다. 대한제분의 <곰표> 밀가루가 '올드'가 아닌 '뉴트로'로 해석되었듯, 각 업계의 현대적 해석과 소비자들의 심리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지 궁금하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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