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의 강매, 크리스마스 씰

19.12.17 0

크리스마스 씰

태어나서 처음 당한 강매가 있다면, 모두들 초등학생 시절 구입했던 ‘크리스마스 씰’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우표랑 비슷하게 생긴 모양새인데 도대체 ‘씰’과 ‘우표’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어째서 이 ‘큰 우표’에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이 붙는지 많이 궁금했었다. 그럴 때마다 매년 반복되는 물음에 부모님은 아주 친절하게 ‘기침을 심하게 하면 피를 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을 도와주는 우표 같은 그림이야’라고 알려주시곤 했다. 연말이 되면 우리는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들어 친구들과 교환하거나 친척들에게 편지를 부치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크리스마스 씰은 작은 우표 옆자리에서 큰 크기를 자랑하곤 했다. 한 때는 씰의 기능을 몰라서, 우표 대신 씰을 붙였다가 고대로 반송되는 일을 왕왕 겪기도 했다.



1985년도 크리스마스 씰

1986년도 크리스마스 씰

 

1988년도 크리스마스 씰 

 

1990년도 크리스마스 씰

 

크리스마스 씰의 유래

산업혁명 이후 결핵이 전 유럽에 만연했던 19세기말, 덴마크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천성이 착하고 어린이를 좋아했던 덴마크 코펜하겐의 한 우체국 직원 아이날 홀벨(Einar Hollbelle)은 당시 많은 어린이들이 결핵으로 죽어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습니다. 그러던 중 연말에 쌓이는 크리스마스 우편물과 소포를 정리하면서 동전 한 닢짜리‘씰’을 우편물에 붙여 보내도록 한다면 판매되는 동전을 모아 많은 결핵기금을 마련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국왕인 ‘크리스찬 9세 ’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마침내 1904년 12월 10일 세계 최초의 크리스마스 씰을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크리스마스 씰 쇼핑몰

 

그리고 2020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지금, 신선한 소식을 접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몇 년 지나지 않아 크리스마쓰 씰의 존재를 온전히 잊고 살았는데, 최근에도 씰이 여전히 팔리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아니나 다를까 <대한결핵협회>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에는 과거에 제작한 씰부터 ‘올해의 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씰을 판매하고 있었다. 다만 흥미로운 지점은 과거 우표와 함께 쓰이던 실이 디지털 기기가 발전함에 따라 시류에 맞는 모습으로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발견해서였다. 씰을 대표하는 캐치프레이즈 문구도 “씰은 더 이상 구입이 아닌 기부입니다”로 바뀌어 있었기 때문이다.

 

2011년 뽀로로 크리스마스 씰, 출처: 크리스마스 씰 쇼핑몰


씰 모금 사업

국민 여러분의 참여와 관심으로 이뤄지는 크리스마스 씰 모금사업. 매년 크리스마스 씰 모금사업을 통해 조성된 결핵퇴치 기금은 취약계층 결핵환자 발견, 환자 수용시설 지원, 학생 결핵환자 지원, 결핵홍보, 결핵균 검사와 연구, 저개발국 결핵사업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씰은 처음 발행된 이후, 전통을 살리고자 초창기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대가 흐름에 따라 공중전화카드, 우편엽서, 전자파차단 소재 스티커로 만들어진 그린씰과 같이, 새로운 형태의 크리스마스 씰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대한결핵협회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 급증한 스마트폰 보급을 고려한 이모티콘 등 보다 새롭고 보다 실효성 있는 크리스마스 씰을 발행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출처: 크리스마스 씰 쇼핑몰

 

그중에서도 ‘2019 올해의 씰’은 더더욱 흥미롭다. 씰의 컨셉으로 “세계 평화의 섬 제주도와 해녀문화”가 올해의 주제로 선정되어서다. 그렇게 올해의 씰은 아름다운 제주도의 풍경과 해녀의 모습을 담았다.

 

2019년도 크리스마스 씰 

2019년도 크리스마스 그린 씰 

2018년 크리스마스 씰 판매로 거둔 기부금은 총 2,965,553,939원에 달한다. 협회는 해당 기부금을 취약계층의 검진사업 및 결핵균 검사, 결핵환자의 보호시설 지원사업뿐만 아니라 (과거의 우리 모습이 그러했듯) 제 3세계 국가의 아이들에게 결핵 치료비용을 기부한다. 특히 ‘올해의 씰’은 과거처럼 비단 ‘씰’의 형태뿐만 아니라 열쇠고리, 액자 등으로 활용되어 '그린씰'이란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시대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씰 문화에 부흥해서 기부에도 동참하고, 앞으로의 ‘씰’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나갈지 기대해보는 것도 연말의 쏠쏠한 기분을 제시할 것이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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