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하는 ‘파인애플’과 ‘선인장’

20.05.27 0

 

 

 

pinatex, 출처: pinterest

 

어디론가 이동하는 습성을 지닌 '인간'은 이동에 필요한 물품을 보따리에 담아 움직이곤 한다.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학교에 입학 할 때, 첫 직장에 취직을 할 때, 어딘가 여행을 떠날 때에 '가방'을 꼭 준비한다. 사회생활의 기본이 되는 '의류' 또한 마찬가지다. 이렇듯 의식주의 기반이 되는 섬유는 인간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그런데 이 섬유는 동물의 가죽이나 인위적인 합성 소재로 제작되곤 한다. 문제는 섬유 제작과정에서 발생한다.

 

 

파인애플 가방, 출처: https://dokmairwanda.biz/pinatex-de.html

 

파인애플 클러치, 출처: https://www.mentalfloss.com

 

파인애플 신발, 출처: https://www.mochni.com

 

피나텍스 악세사리, 출처: https://hamariweb.com

 

특히 동물가죽의 경우, 비인도적인 방식으로 도살을 당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산업화 사회를 지나 '공생'의 가치를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 시류에 적절하지 않은 움직임이기도 하다. 그런 맥락에서 합성섬유로 동물가죽을 대체하는 방법도 있지만, 합성섬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에 그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인간은 계속 발전한다고 했던가. 스페인 출신 디자이너 '카르멘이요사'는 2014년 경 버려지는 파인애플 껍질을 이용해 식물성 가죽을 개발했다. 이름하여 '피나텍스'다. 그녀는 먹고 남은 파인애플 가죽으로 전통의상을 만드는 필리핀의 전통문화에서 그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How Piñatex turns pinepples into a sustainable fabric, 출처:two dogs&co

 

나아가 최근에는 '선인장'을 이용한 천연 가죽이 등장하기도 했다. 자동차 회사 출신의 '아드리안 오페즈 발라르데'와 패션업계 종사자 '마르터 카자레즈'의 이야기다. 그들은 '피나텍스'처럼 선인장만 이용해 식물성 섬유인 '데세르토(DESSERTO)'를 만들었다. 데세르토는 '피나텍스'와 마찬가지로 환경차원에서 이점이 많다. 특히 피나텍스의 경우, 파인애플 수확 후 남는 폐기물을 이용해 섬유를 생산할 뿐만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남는 부산물 역시 천연비료로 사용하기에 그 활용도가 높다. 나아가 식물성 섬유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꾼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Cactus Vegan Leather

 

이렇게 생산된 '피나텍스'는 재질 또한 좋아 옷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용으로 쓰이는 섬유에도 활용된다고 한다. 선인장 섬유인 '데세르토'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데세르토'는 동물성 가죽보다 무게가 가볍고, 섬유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역시 적다고 한다. 무엇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선인장을 생산할 수 있기에 그 효율성이 높다. 이러한 맥락에서 '피나텍스'와 '데세르토'는 지구와 공존하는 현대에서 주목받는 대체재로 자리잡고 있다. (피나텍스는 현재 패션 브랜드 <퓨마>에 납품하고 있다고 한다)

 

desserto, 상위 모든 이미지 출처: https://desserto.com.mx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채식주의자'가 낯선 눈빛을 받곤 했지만, 최근에는 '채식주의' 이상의 '공존'의 가치를 내세우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들은 정형화된 제품을 소비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제품을 소비한다. '윤리적 소비행위'와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사회가 고도화되고 다양화 될수록 더욱 가치를 지닌다. 무엇보다 더욱 의미가 있는 건, 이러한 시도가 단순히 동물성 섬유를 사용하는 것을 지양하는 흐름 외에 거시적인 사회변화를 이끌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에는 비건 패션 브랜드 <비건 타이거>가 <슈퍼 애니멀 퍼>라는 동물보호 캠페인을 실시하기도 했다. 인조모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여 '공생'의 의미를 반추하기 위함이다.

 

SUPER ANIMAL FUR

 

정말 자연이 없으면 인류 역시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일까. 전례 없는 전염병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의외의 '자연 정화'를 불러일으키며 인류의 존속이 곧 공존과 맞닿아 있음을 체감하는 요즘이다. 섬유 업계에서도 '피나텍스'와 '데세르토' 외에 대나무와 버섯, 와인으로 만든 식물성 가죽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또 어떤 기발한 소재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된다.

 

출처: https://www.amazon.co.uk

김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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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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