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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ving and Waving

20.06.10 0

불과 며칠 전에 부모님은 자신들이 죽고 난 후에 재산과 여러 가지 생활지식들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 일이 있었다. 자전거의 바퀴 바람은 어떻게 넣는지, 또 전기 콘센트는 어떻게 수리하면 다시 쓸 수 있는지, 혹은 어떻게 요리하면 더 맛있는지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였다. 문득 지난겨울, 갑자기 전기가 나가 두꺼비 집을 열고 아무것도 하고 있지 못했을 때 가장 먼저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 외에도 운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고가 났을 때, 운전을 하다 자동차 바퀴에 스크래치가 났을 때, 예상치 못한 곤경에 처했을 때, 모두 가장 먼저 관련 ‘전문가’를 찾기보다 부모님부터 찾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런 나 자신을 발견할 때면 내 인생에 이토록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날수록 ‘만약 부모님이 없을 때는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게 됐다. 물론, 그 생각이 꺼림칙해서 금세 끈을 놓아버리곤 했지만, 어느덧 ‘부모님의 죽음’을 연상하게 된 것이다.

 

 모든 이미지 출처: https://deannadikeman.com/leaving-and-waving

 

나이가 60살을 먹어도 80대 부모에겐 “우리 아가”라 불린다던데, 60살이 된 딸에게 “우리 아가가 좋아하는 치킨을 사러왔다”며 시장에서 치킨을 사가던 노인의 장면이 떠올랐다. ‘나중에 내가 없으면 어떡할래.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야지“하고 말하는 아빠의 말이 몇 십 년 후에는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두려운 나이가 되었다. 문득 살아있을 때의 부모님 영상을 그냥 시시때때로 찍어 놓으라고, 언제 어떻게 못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이 떠올라서 일상을 지내는 부모님의 모습을 휴대폰에 담았던 일도 있었다.


 

모든 이미지 출처: https://deannadikeman.com/leaving-and-waving

 

그런 나와 같은 생각을 해서일까. 디에나 다이크만(Deanna Dikeman)은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까지 ‘헤어지는 장면’을 20년 넘게 기록해 <Leaving and Waving>이라는 전시로 공개하였다. 사실 이 사진들을 처음 접한 건 몇 년 전이었는데, 당시까지에는 작가가 여전히 사진을 ‘촬영 중’이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완성이 되었다는 건 작가의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일 테고, 작가의 마지막 사진을 접했을 때는 왠지 모르게 생각이 많아졌다. 1992년부터 2017년까지 작가의 아버지는 2009년에 세상을 떠났고 2017년 그의 어머니 역시 돌아가시며 25년간의 프로젝트가 마무리가 되었다.

 

For 27 years, I took photographs as I waved good-bye and drove away from visiting my parents at their home in Sioux City, Iowa. I started in 1991 with a quick snapshot, and I continued taking photographs with each departure. I never set out to make this series. I just took these photographs as a way to deal with the sadness of leaving. (…)

In 2009, there is a photograph where my father is no longer there. He passed away a few days after his 91st birthday. My mother continued to wave good-bye to me. Her face became more forlorn with my departures. In 2017, my mother had to move to assisted living. For a few months, I photographed the good-byes from her apartment door. In October of 2017 she passed away. When I left after her funeral, I took one more photograph, of the empty driveway.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no one was waving back at me. 출처: Deanna Dikeman

 

모든 이미지 출처: https://deannadikeman.com/leaving-and-waving

 

함께 있기에 가치를 알지 못하는 존재들이 우리 일상엔 비일비재하다. 삶의 방식이 달라서, 생활 패턴이 달라서 자꾸 부딪혀서 짜증이 나는 부모님의 존재가 너무나 당연해서 소중하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거친 세상에서 ‘그래도 세상이 살만하구나.’고 느끼게 해준 건 오롯이 부모님 덕분일 것이다. 최근에는 아버지가 없이 자라 생활에 필요한 여러 지식을 유투브로 촬영한 유투버가 화제가 되었다고 하는데, 부모의 존재는 누구에게나 당연 필요한 모양이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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