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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가치: 샤오미 로고

21.04.19 0

샤오미 예전 로고, 출처: xiaomiplanets.com

 

중국판 <애플>이라 불리는 <샤오미>는 저렴한 가격과 갈끔한 디자인으로 많은 유저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디자인만 놓고 보면 ‘made in China’를 떠올리기 쉽지 않은데다, 저렴한 가격과 더해 ‘가성비가 좋아서’다. 처음에는 ‘중국이 뭘 하겠어’라고 생각했던 여론도 점차 <샤오미>가 입지를 다져가며 한 번쯤은 사용해 본 제품이 됐다. 값이 비싼 가전제품 업계에서 ‘가격’이 갖는 메리트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던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자연스레 <샤오미>가 선보이는 제품 및 디자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샤오미의 새로운 로고, 출처: xiaomiplanets.com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름하는 요소에는 ‘브랜드 로고’가 대표적이다. <샤오미> 역시 주황색 바탕과 흰색 타이포그래피로 연출한 로고가 특유의 브랜드 정체성을 갖는다. 그런데 최근 <샤오미> 로고를 둘러싼 흥미로운 논란이 생겼다. 바로 이달 초 <샤오미>의 CEO 레이쥔이 자사 봄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샤오미의 새로운 브랜드 로고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제작 기간에만 만 3년, 무엇보다 일본 디자인 대가인 ‘하라 켄야’가 <샤오미>의 로고 디자인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대중의 기대가 컸다.

 

샤오미의 새로운 로고, 출처: xiaomiplanets.com

 

하지만 공개한 로고는 이전의 디자인과 별반 차이가 없어’보였고’, 제작 비용에 한화 약 3억원이 소요되었다는 추측이 가중되며 논란이 이어졌다. 중국 네티즌은 “저게 어떻게 3억원이냐, 차라리 그 돈을 나한테 줘라”, “명백하게 사기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그도 그럴 게 소비자의 눈에는 기존의 사각형이었던 배경이 모서리가 둥근 모양으로 바뀐 것 외에 큰 변화는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레이쥔은 이러한 대중들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발표 현장에서 ‘이전 로고와 크게 변한 게 없어서 실망했냐’고 언급했다. 직접 디자인을 담당한 하라 켄야는 <샤오미>의 리디자인 발표에서 새 로고에 ‘Alive’라는 컨셉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바로 ‘기술’과 ‘인간’의 결합이라는 샤오미의 철학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샤오미>에 적용할 수 있는 샤오미만의 수학적 공식을 만들었고, 이에 따라 다양한 변수를 적용해 가장 이상적인 로고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하라 켄야의 설명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디자인의 정체성과 결과물이 서로 수반성을 지니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측면에서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이렇다 할 큰 변화 없는 리뉴얼은 ‘디자이너의 변명’일뿐이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꿈보다 해명’이라는 지적이다.

 

 

샤오미 예전 로고, 출처xiaomiplanets.com

 

하지만 이러한 대중들의 시선이 ‘디자인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이라는 시선 또한 존재한다. 그가 <샤오미>만의 정체성을 규정하기 위해 수학공식을 떠올리고, 이를 증명해가는 과정을 무시한다는 의견이다. 3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쳐 몇 분 만에 선보인 디자인이 대중들에게는 찰나의 순간일지라도 담당 디자이너는 수많은 미묘함을 분절해가는 과정이어서다. 실제로 디자인을 업으로 하는 전문가들에게 ‘작업’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노동의 가치를 수량화 해 비교한다는 것, 나아가 하라 켄야가 지닌 가치 역시 무시한다는 의견 역시 분명 존재한다.

 

하라 켄야의 Alive, 출처: xiaomiplanets.com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 <샤오미>는 이미 3억원 이상의 홍보가치를 실현했을지도 모른다. 논란이 일어 대중의 이목을 끌고 한번이라도 그들의 입방아에 올라 기억에 각인된다면, 그것만큼 큰 홍보효과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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