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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일상을 인식하는 방식, 에브리데이 몬데이 <personal life>展

21.05.12 0

<PERSONAL LIFE>展

 

비어있는 얼굴과 강렬한 색감의 인물. 외형적인 모습이 여성임을 유추할 수 있지만, 이 인물에게는 그 어떤 표정도 감정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완성된 얼굴’에 익숙해진 탓에 텅 빈 얼굴에 신경이 쓰여 자연스레 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유추하게 된다. 이를 추론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는 배경과 사물. 방 안에 있는 인물은 침대에 누워있거나 반려동물을 껴안고 있다. 혹은 무언가를 먹거나 기하학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오묘한 인상을 자아낸다. 이따금 원초적인 행동과 이를 나타낸 흘러내리는 듯한 그림체는 기괴한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이와 동시에 작업의 의미를 반추하게 된다.

 

 

2021년 4월 미국 작가 Andy Rementer와 일본 작가 Auto Moai의 그룹전이 시작된다. 국적도 다르고 걸어왔던 길도 다른 두 명이 모여 개인적인 일상들을 다양한 시각에서 보여주고자 한다. 색감, 형태, 바라보는 시선 등 극명히 다른 작품들이지만 한 공간에서 하나의 타이틀로써 이루어지는 조화로운 접점을 느껴보길 바란다. 작품 속 이들 또한 개인이며, 우리의 모습들 일테니_ 전시 서문

 

오토 모아이의 작업은 스케치북 같은 인상이다. 일반 스케치북과 다른 점이 있다면 특정 요소 외에 웬만한 그림은 완성되어 있다는 점. 그는 익명을 기반으로 타인과 관계 맺는 사람들의 모습을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작업 속 주인공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나아가 어떤 얼굴을 가졌을지 알 수가 없다. 그저 인물이 처한 배경과 작업의 제목을 통해 작업을 추론할 뿐이다.

 

 

 

하지만 그림 속 인물이 처한 상황에 공감이 가며 그가 우울해 보이는 건, 관람객인 나의 현재의 배경과 감정을 반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Personal Life’라는 주제로 각자의 시선으로 일상을 담아낸 오토 모아이의 작업은 미완성의 형태로 관객의 감상이 그림을 완성하도록 유도한다. 때문에 그의 작업은 관람객의 현재의 정서와 시각에 따라 각자 다르게 해석될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그의 작품은 살아있다.

 

개개인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현대인으로써 관계 맺음은 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행위이지만 어떤 이는 이 행위로 인해 행복감을 느끼는 반면 어떤 이는 마치 얼기설기 엮여있는 관계의 거미줄에 꼼짝없이 자기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사회 속 우리 모두의 ‘개인’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살아가며 우리는 비록 상실의 시대를 겪고 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즉, 그들과 나 모두 한 명의 현대인으로써 취향과 개성을 지니고 있는 하나의 주체임을 잊지 말기를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말한다. _전시 서문

 

 

반면 앤디 리멘터의 그림은 안정감을 자아낸다. 균형 잡힌 구도와 따스한 햇빛을 반영한 그림체는 작가가 세상을 인식하는 시선을 반영한다. 번잡스러운 정서의 홍수 속에서 잠시나마 그를 통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건, 그야말로 행운이다.

 

이렇듯 연출의 방식이 가지각색인 것처럼 개인의 생애를 이루는 시간들이 바로 나라는 자신을 만들어 우리 개개인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는 세계 속 흘러가는 시간과 선택에 집중을 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오롯이 혼자 사유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때론 가볍게, 또 때로는 약간의 진지함을 가지고 시간을 대하는 나 자신. 관계에 연연해 나와의 대화는 무심하지 않았었나 되돌아보게 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품에 자신을 투영해보고 무거웠던 마음을 조금은 가볍게 덜어내어 나 자신에게 한걸음 다가가보길 바라본다. _전시 서문 

 

 

그의 작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오토 모아이의 그것과 다르게 표정을 가지고 있으며 실재의 일상을 다루고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 두 작가의 작업은 실재와 현재, 완성과 미완성을 오가는 듯하다. 균형 잡힌 구도와 안정감을 제시하는 색채와, 이와 대비되는 미완성의 그림. 관람객은 전시의 주제처럼 각자의 시선에 따라 다른 일상을 해석할 것이다. 마치 요즘 유행하는 성격 유형 테스트처럼 전시장의 대비되는 작업을 통해 각자의 현재를 유추해보길 바란다. 때로는 가까운 사람보다 말이 없는 그림이 위로를 건넬 때가 있기 때문이다.

 

전시기간 2021년 4월 9일 - 2021년 6월 13일 
운영시간 PM 12:00 - PM 08:00
관람료 무료
장소 에브리데이몬데이 (서울시 송파구 송파대로 48길 14)
문의 에브리데이몬데이

김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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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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