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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샘’

21.06.15 0

sam, 출처: Polygon


이미지가 곧 돈이 되는 시대에서 광고 모델이 미치는 효과는 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는 대중들의 심리를 자극해 모방과 소비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이미지 좋은’ 연예인을 비싼 값에 고용해 그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하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지속된 연예인들의 학폭논란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 주었다. 그간 아무것도 묻고 따지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모델이라면 무작정 구매를 하던 소비자들이 점차 ‘모델’의 사회적 역할을 이해하기 시작해서다.

 

 사이버 가수 아담, 출처: [추억] 사이버가수 아담 - YouTube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가상 인물’의 등장은 그 의미가 더 특별하다. 물론 사이버 캐릭터의 외관은 90년대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사이버 가수 아담’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미지가 돈이 되는 지금의 시대에서 사고 칠 걱정 없는 AI는 실재하는 인물이 가진 단점을 쉽게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화/예술 업계에서 이러한 시도가 도드라지는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LOL 캐릭터로 구성된 K.D.A의 <K-POP STARS>와 최근 SM 엔터테인먼트에서 선보인 걸그룹 ‘에스파’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 외에도 <이케아>, AI 챗봇 <이루다> 등, 최근들어 많은 업체들이 가상 인물을 서비스에 도입하는 시도를 선보였다. (*그러나 AI 챗봇 ‘이루다’는 개인정보침해 및 선정성 문제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리고 최근 주목할 만한 인물은 <삼성전자>의 ‘샘(sam)’이다. 일명 ‘삼성 걸(samsung girl)’이라 불리는 ‘샘’은 브라질에서 직원 교육을 명목으로 탄생한 가상 인물이다. 풀 네임은 ‘사만다(samanda)’로 애칭은 ‘샘’, 삼성의 앞 음절을 따 이름 지었다고 한다. 샘은 칼같은 단발머리와 눈 밑의 점을 특징으로 한 소녀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그간 전자제품에 내세우는 여성 캐릭터가 지극히 성적 대상화 되었다는 점인데, 샘은 그간의 캐릭터와 다르게 깔끔한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었다는 점이다. 성인지감수성이 중요한 가치가 되는 사회에서 이러한 캐릭터의 변화는 대중들의 호평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sam, 출처: SamMobile

더욱이 흥미로운 건, 사실 ‘샘’은 <삼성전자>의 메인 캐릭터가 아니라 브라질 법인 직원들의 교육을 목적으로 탄생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샘은 브라질의 그래픽 스튜디오 <라이트 팜>과 우리나라의 <제일기획>이 협업하여 만들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공개와 동시에 주목을 끌면서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게 됐다. 나아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각종 sns에는 ‘샘’을 코스프레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쉬이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애초 의도와 달리 과하게 노출된 모습으로 밈화 하면서 선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 역시 이러한 대중들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눈치지만, 샘을 공식 캐릭터로 확장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sam, 출처: Voicebot.ai

 

때 아닌 ‘샘 열풍’으로 시끄러운 와중에 가상 모델이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먼저 과거에는 일부 계층에서 즐기던 문화가 주류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고, 그만큼 가상 인물이 우리에게 친숙했다는 점이다. 이와 동시에 가상 인물에 적용하는 도덕적 잣대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에 대한 논쟁도 남아있다. ‘샘’의 사례를 토대로 앞으로 기업이 선보일 가상 인물이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지 기대된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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