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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展

21.06.17 0



‘언어가 사고를 결정한다’는 언어결정론은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는 관점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참 매력적인 이론이다. 사람들은 흔히 ‘언어’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문자의 조합이라 생각하지만, 언어는 비단 문자에만 국한하지 않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예술가의 작업과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똑같은 오늘을 살고 있어도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하루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끔찍한 일로 가득한 하루가 되기도 한다. 나아가 동일한 사건을 겪은 사람들도 각자가 타고난 기질과 성정, 그리고 각자의 주관과 히스토리에 따라 사건을 해석하는 인지도 다르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한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展은 1930~4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문학과 예술을 이끈 자들의 다양한 언어를 접할 수 있는 점에서 흥미롭다. 특히 일제감정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전시는 암울한 국가의 현재를 배경으로 삼았음에도 각자가 그 시기를 견디는 방식에 대해 알 수 있어 의미가 깊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시기는 소위 ‘암흑의 시대’로 불렸지만, 수많은 문인과 화가가 활동했던 시기이기도 해서다.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展은 '시대의 전위'를 함께 꿈꾸었던 일제 강점기와 해방시기 문예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통상적으로 일제 강점기는 '암흑'의 시대로 인식되어 왔지만 놀랍게도 이 시대는 수많은 문인과 화가들이 자라난 때이기도 하다 … (중략)…

프랑스의 에콜 드 파리가 그러했던 것처럼, 이들은 다방과 술집에 모여 앉아 부조리한 현실을 거부하고 새로운 시대 인식을 공유하며 함께 ‘전위’를 외쳤던 자유로운 영혼들이었다. 이들은 어떠한 사회적 모순과 몰이해 속에서도 문학과 예술의 가치를 믿고 이를 함께 추구했던 예술가들 사이의 각별한 '연대감'을 통해서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갈 추동력을 얻었다.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이번 전시는 특히 한국인에게 익숙한 시인(정지용, 이상, 김기리, 깅광균)과 소설가(이태준, 박태원), 그리고 화가(구본웅, 김용준, 최재덕, 이중섭, 김환기 등)로 구성되어 관람객에게 반가움을 전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단순히 이들이 존재했던 동시대 배경을 지나 각 작업을 통해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유추해보길 바란다.




전시기간 2021년 2월 4일 – 2021년 5월 30일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99)
문의 국립현대미술관

김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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