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Features

순수의 표상, 두들

21.08.24 0

가끔 아이들과 소통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답변에 당황할 때가 있다. 피규어로 소꿉놀이를 하다가 “아빠 어디 갔어?”라는 질문에 “아빠는 코 자”같은 예측 가능한 답변이 아닌, “응, 아빠 술 마시러 갔어!”라는 대답에 웃음이 터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의 답변과 표정이 배치될 때면 더 웃음이 난다. “아빠가 많이 바빠?”라고 말하면 이내 “응. 아빠는 회사에 있어”라는 다소 슬픈 답변이 이어지고, 순간 아이와 가족의 상황이 이해가 되면서 ‘애들 앞에서는 항상 말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체감하곤 한다.

 

Today we celebrate Selena Quintanilla: Mexican-American music & entertainment icon, fashion trendsetter, passionate entrepreneur, and community philanthropist.

 

어른이 아닌 아이들의 말에 웃음이 터지는 건, 아마 아이가 가진 특유의 해맑음과 순수 때문일 것이다. 예상할 수 없고, 꾸밈없는 아이들의 대답은 되레 어떤 일의 사실 자체를 투영해서 더 배울 점이 많다. 정작 나의 어린 시절에는 서툰 언어능력과 그림 실력, 그리고 특유의 어리숙함이 너무 싫어서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아이들의 ‘아이들다운 면모’가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Strength of Inner Peace> I am strong because when I have a bad day, I find my inner peace and mental strength through meditation. When I am bored, I read and imagine traveling around the world. When I have big emotions, I express myself through music and art. I am emotionally strong. Maryland, K-3 Group

 

국가가 유지되고, 사회가 원활하게 유지되기 위해 우리는 성인이 될 때까지 꾸준한 교육을 받는다. 문제는 한국 특유의 정형화된 교육으로 개별적인 창의성을 존중받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해외에서 공부를 하거나 유명 정치인과의 기자회담을 보면, 질문 한 번 제대로 못하거나 한다고 해도 엉뚱한 질문을 해서 당황스러워질 때가 있다. 지난 몇십 년 동안 획일화된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가 국가를 이끄는 주된 계층이 되고 나니 그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Strength Through Art> I am strong because in tough times I persevere. When I feel overwhelmed or stressed, drawing is a way to calm my nerves. It's a creative outlet for me to overcome life's challenges. Minnesota, K-3 Group

<I am strong because my family loves me and supports me> I love my family. My parents work very hard so I can get the things we need and want. My grandparents teach values, culture, and tradition. My sister helps me with homework. My family watches and care for me even when I grow up, Mississippi, K-3 Group

 

<My Dream World> I am strong because I can dream. I go to a happy place in my mind when I am sad. I solve problems and make others happy with my imagination. My doodle represents the silly, wacky things in my dream world. We can solve problems and achieve the impossible with imagination and dreams. Nevada, K-3 Group

 

<My Taekwondo Journey From White Belt to Black Belt> I am strong because of Taekwondo. It teaches me self-defense. This doodle represents my Taekwondo journey. I drew myself in white belt at age 4, my training equipment (nunchucks, kickboxing, kicking pad, sword) & blackbelt I earned at age 7. Taekwondo makes me mentally strong too!, Pennsylvania, K-3 Group

 

<The Secret of the Super Girl> I am strong because I read and learn regularly to have strong mental strength. Our peaceful green earth with all my family and friends always makes me feel safe, secure, and powerful. Technology makes everything possible. Finally, kindness, generosity, and love binds everyone together and makes me the strongest. South Carolina, K-3 Group, 모든 이미지 출처: 구글 두들 

 

이러한 맥락에서 아이들의 창의성을 존중하는 작업들은 여러 차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구글에서 개최하는 ‘두들 공모전’은 아이들의 창의력과 다양한 관점을 살필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롭다. ‘구글 두들’이란 특별한 기념일에 구글 홈페이지 내 로고를 일시적으로 바꾸는 행사를 말하는데, ‘google’이라는 알파벳을 토대로 창의적인 로고를 제작하는 것이다. 최초로 두들을 시도했던 것은 1998년으로, 이후 기술과 디자인 업계가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두들이 제작되었다. 처음에는 다소 보수적인 시선 때문에 ‘기업의 로고는 원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구글 두들’은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꽤 성공적으로 해낸다. 2010년 에는 최초로 인터랙티브 두들을 선보였는데, 많은 이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때 구글은 아케이드 게임인 <팩맨>의 30주년을 맞아 두들을 이용해 실제로 <팩맨>을 간단히 즐길 수 있는 로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픽맨 30주년 기념 로고, 출처: 구글 

 

 

주목할만한 것은 아이들이 제작한 ‘두들’이다. 이는 ‘두들 포 구글(doodle or google)’이라 불리는 행사로, 각 나이대에 따라 다양한 두들을 공모받는다.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작업은 장학금은 물론, 구글 본사를 견학할 수 있으며 자신이 제작한 두들이 24시간 동안 구글 메인에 공개된다. 두들 심사는 아이들의 연령을 총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1) 예술성과 (2) 창의성, 그리고 (3) 테마의 주제가 얼마나 잘 표현되었는지를 기준으로 심사한다.

 

<The Pandemic's Heroes> All of these people have shown great amounts of inner strength throughout the pandemic: nurses, doctors, postal workers, teachers, grocery store clerks and so many more. By wearing masks and getting vaccinated, they are helping keep us all safe, North Dakota, 4-5 Group

<Stronger Together> My doodle shows strength of mind, body, and heart. The woman teaching and the boy learning are both exercising their minds. The volleyball players are strengthening their bodies. The girl tying her grandpa's shoes while he braids her hair shows love. There are many ways to be strong, but we are all stronger together, Oklahoma, 4-5 Group

 

<Nature's Strong-Fold> In this doodle, I choose to represent strength found in nature using origami. For example, hummingbirds, the smallest bird in the world, can beat their wings 40 times in the blink of an eye! Nature is a gift where I derive my strength. I must appreciate and care for it, Oregon, 4-5 Group

 

 

이렇게 한 데에 모여 선정된 두들은 많은 이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당연한 이야기지, 만 나이가 어린 그룹의 두들은 무언가 엉성하고 귀여운 느낌이 드는 반면 연령이 증가할수록 보다 전문적이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이는 작업을 만날 수 있다.

 

<The Inner Strength of Imagination> My inner strength and courage is fueled by my love of reading. From the tales of Greek mythology to modern classics, stories are testaments to our capacity for greatness. Literature inspires me to act with honor and dignity, face fears with steadiness and keep trying regardless of challenges. Massachusetts, 6-7 Group

 

<Speaking Up> I had Selective Mutism when I was younger so I rarely talked in school until 4th grade. Since then, talking has gotten easier but still requires inner strength. I am uniquely strong because I have the courage to talk. The girls in my doodle show inner strength, talking with speech bubbles. Washington, 6-7 Group

 

<Overcoming My Fear Makes Me Stronger> I created this doodle because when I first started rock climbing, it was scary and hard. But as I overcame my fear of heights, I was able to have fun and get stronger. Now I love rock climbing! Rock climbing has helped me become mentally and physically stronger. Utah, 8-9 Group

<From Looking at My Mother> I am strong because my mother is. To me, she is the epitome of inner strength. She wakes up at 2:00am everyday to work at her restaurant so that her children can live good lives. Even with arthritis from overusing her hands, she works. When I look at her, I see strengthGuam, 10-12 Group

 

사실 한국의 포터 사이트인 네이버나 다음도 특별한 기념일에 따라 기존의 로고가 달라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유저 입장에서는 매일 똑같던 시그니처 로고가 변화를 맞이하는 것은 신선한 일은 분명하다. 마치 한정판 제품같은 특별함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실물로 제작하거나 제품으로 만드는 많은 업체들이 있으나, 구글 두들이 특별한 것은 기술과 아이들의 창의력이 접점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행사를 통해 보다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창의력을 가감없이 발휘할 수 있고, 이용자 역시 즐거움과 신선함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다양한 두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