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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감염예방 색

21.09.24 0

최근 함께 일하는 동료가 코로나에 확진되면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급하게 검사를 받은 일이 있었다. 이미 백신을 2차 접종까지 완료한데다 외출은 최소한으로, 마스크는 항상 착용하고 있음에도 정확한 검사결과를 받기 전까지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항상 언론에서만 보도되는 데이터로만 코로나를 접하고 있었는데, 막상 보건소에 방문해 검사를 받으니 팬데믹이 피부로 와닿는 순간이었다. 올 상반기에 차츰 잦아들 것만 같던 코로나가 여전히 확산세를 꺾지 못하고 있으니 너무나도 길어진 이 싸움에 ‘위드 코로나(with Corona)’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도 사실이다.

 

서울 감염예방 대표색, 출처: 서울시 보도자료

 

이처럼 이상과는 다른 현실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어떤 일이든 문제 발생의 초기부터 무기력함에 빠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고군분투 끝에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현재의 상황을 직면하고 방식을 수정해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코로나를 인정하고 효율적인 질병 예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지금의 현실에 실질적인 대안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시는 실효성 있는 코로나 대책관리를 위해 ‘서울 감염 예방 디자인’을 발표했다. 마치 색채연구소인 팬톤(pantone)이 매해 ‘올해의 색’을 발표하듯, 감염병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서울만의 디자인을 공식화한 것이다.

 

 

서울 감염예방 픽토그램, 출처: 서울시

 

서울시는 그간 혼재되어 사용되는 감염 관련 정보를 통합하여 일상생활에서 시민들의 위기 대처능력 향상을 위해 이와 같은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대표 색상을 선정하는 과정에는 다양한 분야에 속한 전문가의 자문을 거쳤고, 단순히 색채뿐만 아니라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필수정보를 가시화하는 픽토그램 또한 개발하였다. 여기에는 시민들이 생활방역의 필수정보인 마스크 쓰기, QR체크, 기침 예절 등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그림자극을 포함한다. 이렇게 개발된 픽토그램은 국가표준(KS) 및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표준에 등록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서울시 감염예방 색 가이드라인

 

서울시가 선정한 ‘서울 감염 예방 대표색’은 누구나 감염 예방을 연상할 수 있는 녹색 (GY, Green Yellow) 계열로 선정되었다. ‘감염 예방 대표색’을 마주한 첫 인상은 직관적이고 눈에 띈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형광 빛이 띄는 ‘감염 예방 대표색’은 ‘초록’ 색상이 주는 ‘안정성’과 ‘중용’, 그리고 ‘노랑’색상이 갖는 주목성과 희망이 어우러지는 시의적절한 컬러다. 실제로 세계적인 색채 연구소 팬톤은 2021년 ‘올해의 컬러’로 노랑 빛의 ‘일리미네이팅’을 선정했다. 코로나로 지친 세계인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를 담기 위해서다. ‘감염 예방 색’도 마찬가지다. 건국대학교 대학원 문학·예술치료학과 신지현 교수는 이번 ‘감염 예방 대표색’을 두고 “코로나로 인해 지쳐 있는 시민들에게 안전함을 강조하면서도 앞으로의 기대와 희망을 줄 수 있는 색”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적용 모습 

 

이처럼 공공의 이익을 위해 특정한 행동을 유도하는 공공디자인은 누구에게나 같은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기존의 공공디자인은 시설물 자체의 안전이나 편리, 심미성에 중점을 두지만, 이번 ‘서울 감염 예방 디자인’은 일반 시민들이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효율적인 방식에 더욱 초점을 두었다.

 

covid, 출처: pixabay

 

무엇보다 서울시는 공공장소에 필수적으로 설치하는 ‘공공시설물’ 디자인과 감염병 예방을 위한 행동지침 포스터 등의 ‘공공 시각 정보’ 디자인을 개발하였다. 나아가 각 구역별로 어떤 디자인을 설치해야 하는지 매뉴얼로 제시하였는데, 이렇듯 구조화된 디자인은 통일감을 주어 시설물 관리자뿐만 아니라 이용객에게도 공통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서울 감염예방 대표색’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 궁금하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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