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리 페리

22.01.03 0

 

21이란 숫자에 익숙해질 틈도 없이 어느새 2022년이 찾아왔다. 생각해보면 ‘새해’는 매년 반복되는 일상임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계획을 세우며 희망을 바란다. 그래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때가 되면 내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우리에게 영감을 줄 것인지, 어떤 이슈에 사람들을 열광할지 예측하고 기대한다. 그리고 서점과 언론들은 이러한 현상을 다루는 이야기로 넘쳐난다. 아무래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인류는 계속해서 자신이 속한 집단의 ‘앞으로’를 예측하려 한다. 그리고 그 분야는 산업과 경제, 문화와도 밀접하게 맞닿아있다.

 

color of the year 2021, 출처:baxterandstuart.co.uk

 

같은 맥락에서 많은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기다리는 발표가 있다. 바로 세계 색채연구소 <팬톤(Pantone)>이 발표하는 ‘올해의 색’이다. ‘올해의 색’은 말 그대로 <팬톤>에서 한해의 주가 되는 컬러를 선정하는 행사다. 이 이벤트가 의미 있는 이유는 ‘올해의 색’이 선정된 배경을 통해 과거를 통찰하고 다가올 미래를 낙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의 ‘올해의 색’은 그레이와 옐로우였는데 그레이는 우울한 코로나 시대의 단상을, 옐로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비춘다는 의미로 선정되었다.

 

Living Coral, Pantone

 

또한, 2019년에는 밝은 형광 빛을 띈 ‘리빙 코랄(living coral)’이 올해의 색으로 선정되었는데, 해당 색상을 통해 ‘환경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보통 산호초의 색상이 코랄 빛을 띄는데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산호초가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팬톤>이 단순히 특정 컬러를 뽑는 것이 아니라 시류를 반영하는 메시지도 전달하기에 더욱 의미가 싶다.

 

very peri, 출처: PLAIN Magazine

“As we move into a world of unprecedented change, the selection of PANTONE 17-1938
Very Peri brings a novel perspective and vision of the trusted and beloved blue color family, encompassing the qualities of the blues, yet at the same time with its violet red undertone, PANTONE 17-3938 Very Peri displays a spritely, joyous attitude and dynamic presence that encourages courageous creativity and imaginative expressions.” - LEATRICE EISEMAN

그리고 작년보다 조금 더 나은 미래를 기대했던 2022년, <팬톤>의 올해의 컬러는 ‘베리 페리(Very peri)’다. 밝은 보라 빛을 띄는 ‘베리 페리’는 레드와 블루를 조합해 산출되는 색상으로 각 컬러의 특성을 반영해 선명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번 색상이 여느 때보다 의미 깊은 건, 바로 ‘베리 페리’가 그간 존재하던 색상목록에서 선정한 것이 아닌 <팬톤>이 새롭게 만든 색상이기 때문이다.

 

very peri

 

‘베리 페리’가 올해의 색상으로 선정된 배경은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19에 있다. 실제로 2021년 초반에는 코로나 백신의 등장으로 (<팬톤>이 선정한 옐로우 컬러처럼) 조금 더 나은 미래를 예상했건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각종 변형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코로나와 함께하는 인류의 삶이 예상보다 길어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2021년은 모두에게 혼란의 시기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팬톤>은 어쩌면 대척 지점에 있을 ‘블루’와 ‘레드’를 혼합한 창의적인 색을 창조했다. 사실 ‘블루(blue)’는 색상 명이 ‘우울’을 뜻할 만큼 다소 음울한 분위기를 띄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강렬한 인상을 주는 ‘레드’를 첨가함으로써 열정과 따뜻함을 더해 창의성을 더한 것이다.

 

very peri

 

우리는 때때로 고유의 성질을 지녔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의미가 변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것은 시대가 변해서 일수도 있고, 이를 해석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달라져서 일 수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차가운 성질을 가진 블루가 레드를 통해 정반대의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건, 창의력을 가미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호기심뿐만 아니라 용기를 수반해야 가능한 일이다. 실패의 가능성을 염두하고도 기꺼이 시도하는 용기를 통해 희망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very peri, 모든 사진 출처: pantone

벌써 시작하는 2022년, <팬톤>의 베리 페리와 함께 활기차게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용기와 창의성을 의미하는 베리 페리의 아이템이 당신의 일상에 활기를 더할 것이다.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