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정체성을 규정하는 ‘색 언어’ Feature

정체성을 규정하는 ‘색 언어’

20.08.11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5년, 유년시절에 쉬이 접하는 크레파스와 색연필의 ‘살색’이 인종차별을 의미하기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이와 같은 단어 사용이 금지된 일이 있었다. 당시 학생이었던 나는 이러한 접근이 신기하기만 했는데, 기존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개념에 균열이 간다는 건 ‘평평한 줄만 알았던 지구가 둥글다’것을 깨닫는 것만큼 크나큰 변혁이었다. 그렇게 기존에 숨을 쉬듯 당연하게 ‘살색’으로 쓰이던 색상명이 ‘연주황’ 혹은 ‘살구색’으로 변화했고, 이는 시대의 여러 면모(=다문화 가정의 증가, 외국인 유입증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꽤나 진보적인 걸음이었다.   human skin color, 출처: pixabay     사회에 내재한 편견이나 혐오 담론은 이와 같이 사람들의 무의식에서 비롯한다. 누군가에 1 Read more
Features <서울 국제 여성 영화제> 포스터 Feature

<서울 국제 여성 영화제> 포스터

20.08.06 Seoul International Women’s Film Festival, 이하 SIWFF, 출처: SIWFF 공식 홈페이지   오는 2020년 9월 10일(목)부터 같은 달 16일까지 총 7일간 상암월드컵 경기장 <메가박스>와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서울국제 여성영화제(Seoul International Women’s Film Festival, 이하 SIWFF)>가 개최된다. 이번 영화제는 올해로 22번째 개최하는 행사로, 1997년을 첫 시작으로 많은 여성들과 영화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더욱이 최근 몇 년 동안 ‘여성인권’과 ‘여성혐오’에 대한 담론이 다양한 형태로 논의가 되면서, 여성영화제의 개최 소식이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여성의 시각으로 다양한 여성 이야기를 다룬다는 측면에서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영화제이기에 0 Read more
Features 입술이 보이는 마스크 Feature

입술이 보이는 마스크

20.07.30 이미지 출처: Pixabay 업무상 장애인을 만날 빈도가 높은 내게 어느 초등학생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저렇게 아픈 사람은 처음 봐요” 그 말은 이제 막 기성세대로 진입하고 있는 내게 큰 고민을 주었는데, 어떤 답변을 해주어야 장애인에 대한 무의식적인 편견을 강화하지 않을지 걱정이 되어서였다. 고민 끝에 준 답변은 “네가 아직 어려서 지금 모든 말을 이해할 순 없겠지만, 나중에 어른이 되면 내 말을 이해하게 될 거야”라고 운을 뗀 뒤, 우리 사회에는 아픈 사람들(=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정말 많지만 우리가 이용하는 대다수의 시설이 ‘몸이 아프지 않은 사람들’을 기준으로하기에 그들이 설 자리가 많지 않다는 대답을 해주었다. 아이는 골똘히 내 말을 곱씹은 뒤, 자신이 지금 누리고 있는 편의시설이 장애가 없는 사람들을 기준으로 한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며 이러한 사실이 시사 하는 바에 대해 이해하는 듯싶었다 0 Read more
Features 사랑을 전하는 인형, 효돌 Feature

사랑을 전하는 인형, 효돌

20.07.28 이미지 출처: unsplash 바야흐로 AI의 시대다. 새삼 시간이 흘렀다고 느끼는 건, 무려 10년전 까지만 해도 ‘반려’라는 단어가 낯설게 다가오던 때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흔히 결혼식에서 평생의 짝이 될 상대에게나 사용했던 ‘반려자’의 ‘반려’가 지금에는 일상 속 곳곳에 스며든 것 같다. 대표적으로 소유의 의미가 강했던 ‘애완동물’이 ‘반려동물’이라는 단어로 변화한데 있다.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취업 시사상식 사전>에서 해당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함께 사는 강아지와 일상생활을 함께하며 정서적 교감을 나눔에도 ‘애완’이라는 단어에는 ‘가까이 두고 가지고 노는 장난감’의 의미가 더욱 강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언어가 사고를 결정 짓는다는 언어결정론을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0 Read more
Features 유행은 돌고 돈다, 90년대 감성 Feature

유행은 돌고 돈다, 90년대 감성

20.07.23 몇 년 전부터 ‘레트로’와 ‘뉴트로’의 대세가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지만, 그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현재 방영 중인 <놀면 뭐하니>의 이효리, 유재석, 비로 구성된 ‘싹쓰리’의 인기와 그들이 부르는 노래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 역시 마치 보증된 수표처럼 열광적이다. 그런 맥락에서 식품업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90년대 감성연출’은 이미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에는 전시업계에서도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전시가 성행 중이다. 그만큼 사람들의 무의식에 내재한 향수를 쉽게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믹스커피, 맥심 이미지 출처: <맥심 모카 골드> 페이스북 가장 최근의 레트로 커피제품의 출시는 <동서식품>의 ‘맥심’일 것이다. 일명 ‘K-커피’라고도 부를 수 있을 만큼 ‘맥심&rsq 0 Read more
Features 하반기의 시작, 7월의 전시들 Feature

하반기의 시작, 7월의 전시들

20.07.01 벌써 2020년의 하반기가 시작됐다. 특히 올해의 상반기는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바이러스 때문에 전세계가 펜데믹 사태를 맞이하는 타격을 받았다. 그런 와중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염병 확산을 막는 특효방법으로 알려지며, 비대면 서비스가 활력을 띄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분야는 대면을 근간으로 이루어지는 전시/문화 업계였다. 그리고 이는 아직도 유효한 이야기다. 하지만 사람들은 삶을 지속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방식을 택하기 시작했다. 2020년의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 다시금 당신의 세계를 채워줄 새로운 방식의 전시를 만나보길 바란다.   1. 문화역서울284, <여행의 발견>展   이미지 출처: <문화역서울 284>   2020년 6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여행의 발견>展이 개최된다. 사람의 일생은 거대한 모험이나 여행에 비유되곤 0 Read more
Features 익살스러운 채소의 얼굴, 뚜까따(TUKATA) Feature

익살스러운 채소의 얼굴, 뚜까따(TUKATA)

20.06.15 여기 시선을 사로잡는 야채들이 있다. 이 야채들은 기존에 우리가 알던 채소와는 조금 다르다. 채소마다 각기 부여된 익살스러운 표정이 있고, 갓 재배한 ‘싱싱함’과 다른 ‘신선함’이 녹아있다.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을 가진 이 야채를 우리는 ‘뚜까따’라고 부른다. 태국어로 ‘인형’, 말 그대로 야채와 채소를 의인화한 인형 브랜드다. 처음 이 채소들을 접했을 때 익살스러운 표정에 미소 짓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왠지 모르게 가슴 한 구석이 따듯해지며 막연히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기분. 사실 ‘인형’은 어릴 적에 가지고 놀았던 일이 전부라 딱히 취미로 두지 않았음에도, 그냥 갖고 싶다는 기분이 들었다. 천의 촉감과 익살스론 표정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뚜까따>의 인형에는 그럴만한 사연과 연출이 깃들어 있었다.   G 0 Read more
Features Leaving and Waving Feature

Leaving and Waving

20.06.10 불과 며칠 전에 부모님은 자신들이 죽고 난 후에 재산과 여러 가지 생활지식들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 일이 있었다. 자전거의 바퀴 바람은 어떻게 넣는지, 또 전기 콘센트는 어떻게 수리하면 다시 쓸 수 있는지, 혹은 어떻게 요리하면 더 맛있는지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였다. 문득 지난겨울, 갑자기 전기가 나가 두꺼비 집을 열고 아무것도 하고 있지 못했을 때 가장 먼저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 외에도 운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고가 났을 때, 운전을 하다 자동차 바퀴에 스크래치가 났을 때, 예상치 못한 곤경에 처했을 때, 모두 가장 먼저 관련 ‘전문가’를 찾기보다 부모님부터 찾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런 나 자신을 발견할 때면 내 인생에 이토록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날수록 ‘만약 부모님이 없을 때는 어떡하지?&r 0 Read more
Features 꽃길, 함께 걸어요 Feature

꽃길, 함께 걸어요

20.05.21   글씨, 출처: 아탁시아 탱고 클럽   어린아이가 쓴 문자인지 어딘가 서툴러보이는 글씨체는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들추어봤을 때 감동을 일으킨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시골 할머니댁에서 할머니의 글씨와 그림을 발견했을 때 엄청 울었던 적이 있다. 삐뚤빼뚤한 글씨가 슬퍼보여서, 할머니가 글자를 안다는 사실이 놀라서 울음이 터졌던 것 같다. 우연찮게 모니터에서 마주한 한 어머님의 글씨는 유년시절의 기억을 불현듯 떠올리게 했다. 사실 처음에는 글자쓰기가 서툰 아이의 글씨쯤이라 생각했기에 글씨의 사연을 알고서는 어릴적 내가 봤던 할머니의 글씨와 오버랩이 된 것 같다. 그리고 2019년 10월, <네이버>는 한글날을 맞이하여 희귀병을 앓고 있는 환우의 손글씨를 글꼴로 제작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름하여 <꽃길, 함께 걸어요>다. 우리나라에는 약 50만 명의 희귀난치병 환우들이 계시고, 이들을 위한 연구나 지원이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들의 관심 0 Read more
Features 지우개 프로젝트 Feature

지우개 프로젝트

20.05.19 일을 시작하면서 샤프나 연필을 사용하는 빈도가 줄어들면서, 지우개를 접한지도 오래 되었다. 가끔 학생들을 만나는 일이 왕왕 있지만 그때마다 지우개를 찾으면서 '생각보다 글씨를 틀리는 일이 많구나'를 체감할 때가 있다. 컴퓨터 사용이 더 익숙해지면서, 장문의 긴 글을 작성 할 때는 키보드를 먼저 찾게 된다. 글씨를 쓴다한들 지우개가 없어 틀린 글씨 위에 찍찍 그어넣기도 한다. 설령 사무실에 지우개가 구비되어 있더라도, 그 쪼그만 지우개에도 질적 느낌이 다르다.   Eraser Project 453, 모든 사진 출처: <오이뮤> 손에 잘 잡히고 잘 지워지는 지우개가 있고, 잘 잡혀도 손의 힘이 커져 '댕강'하고 부러지는 지우개도 있어서다. 예전에는 학교 앞 문구점에 가면 널리고 널린 게 지우개였는데, 요즘엔 큰 마트의 문구류 코너를 따로 찾지 않는 한 만나뵙기 힘든 물건이 된 느낌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우개'는 어쩐지 과거의 것을 반추하는 추억의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