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난독을 위한 디자인 CREATIVE STORY

난독을 위한 디자인

21.09.09 세종대왕, pixabay 분기마다 새로운 읽기 자료를 찾다보면 아쉬움이 남을 때가 있다. 책이 가지고 있는 내용자체는 너무좋은데, 이를 전달하는 요소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해야할까. 특히 ‘언어’에 관심이 생길 무렵의 아이들이나 문자 습득에 어려움을 갖는 사람들에게 이처럼 단조로운 톤의 책 구성은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가뜩이나 재미 없는 문자를 더 재미 없게 만들어 시각적 피로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문자 학습에 흥미를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    피카소도 나처럼 글자가 무서웠대, 출처: 알라딘   특히 가상공간이 현실세계 만큼이나 중요해진 지금, 문자의 역할은 다방면에서 그 중요성을 발휘하고 있다. 바야흐로 영유아부터 노년층까지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층이 없고, 다양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습득해서다. 문제는 우리의 ‘언어’가 왜곡된 형태로 쓰이고, 이를 재생산하는데 있다.   일례로, 우리는 어 0 Read more
Features 국민비서 국비, 구삐 CREATIVE STORY

국민비서 국비, 구삐

21.08.19 운 좋게도 코로나 백신 우선접종 대상자가 되면서 다른 사람보다 일찍 백신을 맞게 됐다. 직업상 많은 사람과 대면해서 사적인 외출은 자제하고 있지만, 막상 백신을 맞는다고 하니 이런저런 생각이 앞섰다. 어느 백신이든 부작용이 있다지만, 그게 나의 이야기가 되면 어떨지, 반대로 정말 효과가 있으면 앞으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도 들었다. 그렇게 우선 접종 대상자임을 고지받고 관련 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거주지와 인접한 병원목록에서 내가 원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는 편의도 받을 수 있었다.     인연이 있던 병원에 백신을 신청하니 신청 이력을 알리는 메시지가 왔다. 메시지는 접종일자와 시간 및 장소, 그리고 백신 종류가 게재되어 있었다. 접종 하루 전에는 예약 내역을 상기시키는 메시지가 한 차례 더 전송됐고, 접종을 마치자 후유증에 대한 정보와 2차 접종일자를 알려주었다. 때문에 직접 백신 관련 정보를 검색할 필요 없이 알려주는 대로만 하면 됐다. 다 0 Read more
Features 히어로 암 (Hero Arms) CREATIVE STORY

히어로 암 (Hero Arms)

21.03.17 다리 고등학생 때 참가했던 한 대학교의 작문대회에서 받은 키워드였다. 참 신기하게도 그날 아침, 대회가 열리는 대학교로 향하는 버스에서 기이한 광경 하나를 목격했다. 버스의 뒷문이 열리는 순간 각종 의수와 의족이 진열된 가게를 마주한 것이다. 그동안 텔레비전으로만 접하던 보조기를 처음 실물로 접했던 터라, 어린 마음에 신기함이 앞섰다. 가게의 주인처럼 보이는 아저씨는 오픈을 앞두고 정신이 없어 보였고, 흰색도 살색도 아닌 여러가지 플라스틱 물질에 압도되어 ‘와, 저게 손이랑 발이라는 거지?’하고 진열장을 뚫어지게 바라 보았다.   다리,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   그래서 ‘다리’라는 키워드를 마주했을 때, 의족에 관한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매일 아침 마을의 다리를 건너 마라톤 연습을 하는 주인공과 그를 바라보는 다리를 잃은 아이의 이야기. ‘다리’라는 중의적인 표현을 써서 일까 0 Read more
Features 한글 자음의 미학 CREATIVE STORY

한글 자음의 미학

21.01.13 언어와 심리를 전공하며 공부할수록 한글의 매력을 느낀다. 특히 문자의 해독에 어려움이 있는 난독증 사례를 접하다 보면, 어릴 적 으레 순서대로 자음의 표상을 외우는 것이 얼마나 비과학적인 방법이었는지 절실히 깨닫는다. 그렇게 문자습득을 위한 가이드 라인을 교수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평가 중 하나가 “한글이 참 과학적인 문자네요!”, “세종대왕은 정말 천재예요”라는 소리다.   자음대칭 모음, 출처:자음대칭 모음  그만큼 한글의 자/모음체계 분류는 과학적이다. 그도 그럴게 자/모음 체계도를 가만히 살펴보면, 그 안에 문자가 구어로 산출되는 과정에서 혀의 위치와 높낮이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ㄱ에서 ㅎ까지 이르는 자음은 한 녀석 한 녀석 사람처럼 저마다의 성격이 있고, 비슷한 성격의 아이들끼리 군집을 이뤄 특성을 공유한다. 한때 인터넷에서 유머로 쓰였던 에어비앤비의 한국어 후기도 이러한 한글의 과학적인 0 Read more
Features 공간의 격차 CREATIVE STORY

공간의 격차

20.10.07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다. 코로나 이후 건강관리와 환경보호에 더 많은 관심이 생겨 제철음식으로 직접 만든 요리를 즐기게 됐다. 누군가 내 음식을 즐겨주면 그 기쁨은 더할 나위 없다. 개인적 차원에서든, 사회문화적으로든 변화가 큰 요즘이다. 4차 산업이나 AI같이 이름은 들어 봤어도 일상생활에 스며들 줄 몰랐던 새로운 나날이다. 주변에서 재택근무를 시작한 이들은 “집에서도 일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 라더니 어느새 그 체계에 적응해 ”그런데 자꾸 하다보니까 굳이 사무실이 있어야 하냐는 생각이 들더라“고 한다.   wokr at home, 출처: pixabay.com 그러고 보니 미국 부동산 시장은 점차 도심을 빠져나가는 사람들로 새로운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행태와 달리 주요 도시와 외곽 도시의 임대료가 비슷해지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란다. 관련 전문가들은 전염병으로 인해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에 대한 선호현상이 0 Read more
Features 우리 것의 세습, 한복 교복 디자인 CREATIVE STORY

우리 것의 세습, 한복 교복 디자인

20.06.09 돌이켜보면 초등학생 시절, 중/고등학생 언니가 부러웠던 가장 큰 이유는 교복에 있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서 ‘어느 학교를 갈까’를 결정할 때도 그 학교의 ‘교복 디자인’은 꽤 큰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종로에 위치한 여러 학교의 교복을 이 잡듯 뒤지면서, 어떤 학교는 학교의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올드한 감성의 디자인을 교복으로 삼고 있었고, 어떤 학교는 몇 년 전 교복을 리디자인 하면서 보다 세련된(그러나 시그니처를 유지하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비 고등학생의 마음은 여러 학교들의 대학 입결이나 고유한 역사, 그 학교 선생님들의 인품보다 ‘교복’이 더 중요한 요소였달까. 동복에 입을 자켓은 어떤지, 하복의 블라우스는 어떤지, 더 나아가 아무리 교복이 구리거나 예쁠지라도 그 학교가 나에게 교복을 ‘코스튬(?) 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지가 정말 제일 중요했다. & 0 Read more
Features 환경을 생각하는 포장들 CREATIVE STORY

환경을 생각하는 포장들

20.04.28 마켓컬리 올페이퍼 챌린지, 이미지 출처: <마켓 컬리>   IT기술이 발전하면서, 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비대면 서비스의 이용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이후의 택배/배송업무는 펜데믹 상황 이전보다 물량이 증가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당일배송 서비스를 원칙으로 하는 <마켓컬리>의 경우, 지난달 트래픽이 1월과 비교해 약 268%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면 상황에서 감염이 용이하다는데 있다. 때문에 범국가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부차적으로 비대면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온라인 장보기 이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체들은 '코로나로 인한 배송폭주, 배송지연'이라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이에 따라 물품을 포장하는 포장지에 의한 환경오염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 새벽배송업체와 `택배 포장재 줄이기` 나서, 출처: <서울시청 0 Read more
Features 장애와 비장애의 언어, Art House Unlimited CREATIVE STORY

장애와 비장애의 언어, Art House Unlimited

20.02.29 '장애인'하면 떠오르는 단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신체의 어딘가가 불편한 신체장애인과 발달이 지체된 발달장애인, 그리고 현대인에게 흔히 보인다는 우울증과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장애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길거리에 나서면 이들을 흔히 볼 수 없는데, 아주 단순히 생각하면 "의료기술이 발달해서 장애인이 없구나"라고 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Art House Unlimited, 출처: 공식 홈페이지  사회와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맞춰져 있고, 세상에 내재한 편견으로 인해 장애인 스스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다. 게다가 장애에는 사람마다 중증도가 달라서, 세상에는 우리가 인지하는 것보다 더 많고 다양한 장애의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잘못된 편견들로 '장애'하면 중증의 장애를 떠올리며, 그들은 항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인식한다. 이러한 생각은 자연스레 장애인들이 가진 기본적인 욕 0 Read more
Features 사랑의 연속선, 어글리 돌(Ugly Doll) CREATIVE STORY

사랑의 연속선, 어글리 돌(Ugly Doll)

19.05.15 Ugly Doll 대학시절에 우연찮게 방문했던 숍에서 못생긴 인형을 만난 적이 있다. 삐죽한 이빨에 울퉁불퉁한 얼굴, 그럼에도 귀여운 색감과 외관은 어디선가 많이 본 외국 캐릭터 같은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 이 친구들의 탄생일화 때문이었는데, 우리나라 말 그대로 ‘못생긴 인형’이라 불리는 이 ‘어글리 돌(Ugly Doll)’들이 어느 국제커플의 연애편지에서 탄생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커플 중 한 분이 같은 한국인인 것을 알고 왠지 모를 유대감과 치솟는 구매욕을 자극하기도 했다. 태평양을 뛰어넘은 청춘남녀의 사랑으로 탄생한 어글리 돌의 사연을 이렇다. 1997년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2001년 김선민씨가 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하면서 국제 편지로 사랑을 키워야 했다. 호바스씨는 ‘바비 인형’이나 ‘파워 레인저’보다 더 놀랄 만한 장난감을 0 Read more
Features 가상의 고향, <고잉 홈, Going Home> CREATIVE STORY

가상의 고향, <고잉 홈, Going Home>

19.05.10   영화 <매트릭스>를 보고나면 흔히 ‘어떤 약을 먹을지’ 고민하게 된다. 육체와 일치하는 삶을 살 것인지, 실제가 아닌 가상공간일지라도 행복한 파라다이스에서 살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다소 쓸데없는 고민은 내가 사는 지금 이 현실이 가혹할 때, 내지는 과거에 무언가 그리운 대상이 있을 때 더욱 가중된다. 그리고 이러한 소재는 <매트릭스>뿐만 아니라 <바닐라스카이>, <AI>같이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다룬 영화의 주제가 되곤 했다. 그리고 날로 발전하는 신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제법 영화와 같은 현재를 살고 있다. 아이맥스 영화와 VR시청 등, 오감을 자극하고 즐거움을 주는 대체 현실이 ‘재미’로 일상생활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향민 김구현 할아버지는 언제나 꿈을 꿉니다. 꿈속에선 자동차를 타고 도로를 달려, 평안북도의 동생을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