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촌스럽지만 눈에 띄는, 은혜직물(恩惠織物) popular & design

촌스럽지만 눈에 띄는, 은혜직물(恩惠織物)

19.11.19 십장생 3중 극세사 담요 아이보리, 출처: 은혜직물   어렸을 적 할머니 집에 방문할 때면, 할머니네 집과 내가 지내는 공간과 생활방식에 차이가 커서 강렬한 기억을 품고 집에 돌아오곤 했다. 몇십년이 흐른 지금에도 기억에 남는 건, 가마솥 밥과 왠지 모르게 맛있는 반찬들, 그리고 특이한 ‘인테리어’였다. 사실 시골 촌구석에 지어진 흙집에 ‘인테리어’라 칭하기 부족한 요소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할머니가 ‘픽’한 아이템은 강렬했다. 특이한 문양의 미싱과 천 조각들, 그것을 이용해 할머니가 직접 만든 천 소재의 악세사리와 이불, 그리고 어디서 얻어왔는지 출처를 알 수 없는 가구들은 할머니 집을 ‘할머니답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십장생 쿠션/방석   그리고 은혜직물을 접했을 때, 기억 저편에서 할머니의 집이 떠올랐다. 특히, 현란한 패턴을 가진 <은혜직물>의 0 Read more
Features 진로 이즈 백, ‘진로’ 주세요! popular & design

진로 이즈 백, ‘진로’ 주세요!

19.11.12 성인이 되면 가장 해보고 싶었던 일 중 하나는 ‘술을 마시는 일’이었다. 대학 신입생 OT에서도, 입학 후의 대학생활에서도 잘 하지도 못하는 술을 마셔댔던 건 ‘이제 나도 성인이다!’라는 호기로운 외침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사실 쓰디 쓴 소주를 왜 그렇게 마셔대는 건지 성인이 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많은 소주 브랜드 중 <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의 ‘처음처럼’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모를 리가 없는 기호식품임은 분명하다.   많고 많은 술자리에서 “참이슬 빨간 거요!”라고 외치는 이들이 얼마나 멋져보였던가! 반주를 하던 아빠의 밥상에서나 볼 수 있었던 빨간 뚜껑의 참이슬이 내 또래의 사람들과의 술자리에 소환될 때면 왠지 모르게 그의 주량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경이로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0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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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그레이

19.11.08 본격적으로 돈을 벌고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그동안 사고 싶었던 물건들을 마음껏 구매한 것이었고, 가장 기뻤던 일은 부모님께 유의미한 일들을 해드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여정에서 부모님께 좋은 재질의 옷이나 악세사리를 선물로 사드리고 멋쩍은 표정을 마주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기쁨과 고마움과 어색함이 어우러진 복잡 미묘한 표정. 그리고 그런 부모님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르게 언젠가 마주했던 화보 속 중년모델처럼 센스 있게 부모님을 꾸며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해보았을 것이다.   나의 엄마는 꾸미는 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친구들을 만나거나 결혼식을 갈 때 화장을 하고 딸의 옷을 빌려 입는다. 유전자를 나눠가진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닮은 외모를 갖고 있지만, 비슷한 스타일링이 한 층 더 우릴 닮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29년’이라는 세월의 갭은 비슷한 유전자의 공유와 비슷한 스타일링으로 채워진다. 딸의 화장과 딸의 스타일링을 한 엄마는 0 Read more
Features 11월의 디자인 popular & design

11월의 디자인

19.10.30 겨울의 향기가 느껴지는 11월, 겨울도 어느새 성큼 다가왔다. 찬바람이 불기는 하지만 아직은 나들이에 나서기 좋은 때에 한 번쯤 방문해보면 좋을 전시를 추천한다.  1. 롯데뮤지엄 <To the Moon with Snoopy>展     롯데뮤지엄에서 2019년 10월 17일부터 2020년 3월 1일까지 <To the Moon with Snoopy>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반세기 전 달 착륙의 순간을 함께한 스누피를 매개체로, 인류의 원대한 꿈이 펼쳐지는 우주를 주제로 한 전시를 진행한다. 올해로 70세를 맞이하는 피너츠는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눈으로서 시대를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롯데뮤지엄은 삶에 대한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탄생한 스누피를 재해석한 한국 예술가들의 시선을 통해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현대미술과 패션으로 풀어낸 피너츠의 모습은 무한한 예술적 창조력을 바탕으로 우 0 Read more
Features 옛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기, 오이뮤 popular & design

옛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기, 오이뮤

19.10.24 유엔팔각성냥   어릴 적 할머니댁에 놀러 가면 볼 수 있던 팔각성냥은 묵직한 그립감과 불을 붙였을 때의 탄내가 매력적이었다. 줄곧 ‘불은 위험하다’고 배웠음에도 어른들이 없을 때 한번쯤 몰래 긁어보고 싶었던 그 성냥은 현대에 이르러 생일축하를 하는 일 외에는 거의 쓰일 일이 없어졌다. 글씨를 쓰다 잘못된 부분을 세게 긁어대던 지우개도 마찬가지다. 왠지 고무가 많이 들어간 것 같았던 다소 팽팽하면서도 쫀득한 촉감의 겉이 매끄러웠던 지우개. 그 표면에는 색감이 강한 페인트질 같은 문양이 들어가 있었고, 나름 다양한 디자인이 존재했다.   Project 4. Eraser project   시간이 흘러 성냥과 지우개가 우리의 일상과 기억에서 퇴색될 때쯤, 디자인 스튜디오 <오이뮤>는 사라져가는 성냥과 지우개에 다시금 생명을 불어넣었다. 신기하게도 우리의 눈은 과거의 물건을 보는 것만으로도 과거의 기억들을 쉽게 리콜하곤 0 Read more
Features 동물과 함께하는 디자인 popular & design

동물과 함께하는 디자인

19.10.23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기 시작하면서 생활을 채우는 공간의 형태역시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비혼'이나 가정을 꾸렸어도 아이를 갖지 않는 '딩크족'에 대한 시선이 완화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등장한 것이다. 이처럼 '가족'에 대한 정의가 다양해지면서 가족 구성원이 꼭 '사람'이 아니어도 되는 '동물과 함께하는 삶'도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과거에는 생소했던 직업인 도그워커(dog walker, 개를 산책해주는 사람)나 펫시터, 펫호텔링 등의 반려동물관련 서비스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화적 흐름은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1) 퍼즐주택, 반려견과 함께하는 집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퍼즐주택, 출처: 퍼즐주택   반려인구수 1400만의 시대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집은 많지 않다. 반려동물에 대한 막연한 편견 때문이다. 하지만 펫펨족(반려동물을 가족만큼 사랑하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을 위한 0 Read more
Features 향기로 기억하는 사람들 popular & design

향기로 기억하는 사람들

19.10.08 한 때 유행했던 <응답하라> 시리즈나 최근 다시 주목을 받는 '레트로 감성'은 당시 들었던 음악이나 그때 접했던 물건들을 매개로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오감을 자극하는 ‘소리’는 ‘노래’라는 아주 쉬운 방법으로 타임머신 효과를 주는데, 과거에 즐겨 듣던 노래가 흘러나오면 아주 자연스레 그때로 회귀하는 듯한 착각을 안기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마찬가지로 시각적, 청각적 자극 외에 인간에게 '각인'을 주는 감각으로 '후각'이 있다. 냄새를 맡는 기관인 '코'로 대표되는 이 감각은 최근 미술관에서도 전시를 한층 다채롭게 만드는 요소가 되어 활용되고 있다.   <온기> 김유정 <색놀이-북한산과 캘리포니아 해변> 노정란   최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The Scent of Art : 예술의 향> 전시를 통해 향의 ‘전시’를 실현했다. 미술관은 소장용으로 가 0 Read more
Features 당신에게 좋은 일만 생기길, 호호당 popular & design

당신에게 좋은 일만 생기길, 호호당

19.09.23   호호당(好好堂).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뻔하디 뻔한 관용구에 참으로 잘 어울리는 브랜드라고 생각했다. 호호당은 어릴 적, 할머니가 시골에서 한아름에 무언가를 담아오던 보자기와 깔끔한 가제 손수건, 한복, 이불 같은 전통적인 패브릭 제품을 생산한다. 재질이 좋은 천을 생산한다는 점도 그렇지만, 일회용 상품과 포장이 만연한 세대에서 ‘보자기 포장법’을 알려주는 콘텐츠 역시 신선하고 유익하다. 무엇보다 호호당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 포, 품, 의 네 가지로 분류하여 생산라인을 명확히 하고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이고도 낯선 이미지다.  호호당은 보(媬), 포(布), 품(品), 의(依) 네 가지 테마를 통해, 우리의 일상을 아우르는 생활 소품을 디자인 합니다. 보:媬 에서는 한국의 감성을 대변하는 실용적이고 친환경적인 보자기와 아름다운 포장법을, 포:布 에서는 매트와 무릎덮개, 0 Read more
Features 다리달린 부산의 ‘꼬등어’ popular & design

다리달린 부산의 ‘꼬등어’

19.09.19   지역의 색을 결정하는 데는 수많은 요소가 있지만, 최근에는 지역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이 훌륭한 마케팅으로 회자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유루캬라’라고 불리는 지역 마스코트는 단순히 관광명소와 특산품을 소개하는 것 이상으로 관광객에게 친근감과 재미를 주어 캐릭터 판매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부추기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역 캐릭터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고양시의 '고양'이 꼽히고는 하는데, 그 외에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국내의 몇몇 마스코트가 있다. 그 중 하나인 부산시의 '꼬등어'는 귀여운 외모와 어감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부산의 시어로 선정된 '고등어'에서 착안한 '꼬등어'는 두발 달린 고등어가 세계 곳곳을 여행한다는 컨셉에서 착안된 캐릭터다. 시(市)의 대표적인 물고기로 꼽히는 '고등어'가 주인공인 점도 그렇지만, 이를 부산 사투리로 읽었을 때의 어감을 살린 ‘꼬등어’의 조합 0 Read more
Features 우리는 고양이로 홍보할 고양 popular & design

우리는 고양이로 홍보할 고양

19.08.20 고양시의 '고양고양이'   지역의 색을 결정하는 데는 각 지역의 특산품과 명소를 떠올리곤 하지만, 연상되는 요소가 아주 많거나 적을 때는 지역의 특색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맥락에서 지역 마스코트나 홍보매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일본의 경우 이를 잘 활용한 사례로 자주 언급되곤 한다. 특히, 지역경제가 주로 관광사업으로 주를 이룬다면 홍보매체의 중요성은 배가 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고양고양이'가 있다. '고양고양이'는 고양시의 대표적인 마스코트로, 지역명을 이용한 지자체 마스코트의 우수사례로 꼽히곤 한다.     놀랍게도 '고양고양이'가 처음부터 지자체의 공식 마스코트로 선정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다소 단조로운 느낌의 BI가 있었지만, 비공식적으로 통용되던 현재의 '고양고양이'가 SNS 상에서 파격적인 인기를 끌면서 공식 마스코크로 승격된 케이스다. '고양고양이'의 성공요소는 사람과 친근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