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위에 그림그리기, 19살 아티스트 Aliza Razell

14.05.12 2

<Anesidora III, Aliza Razell>
(이미지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ummatiddle)

스티커사진기(일명 스사)를 아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인끼리, 친구끼리 만나기만하면 그렇게 스사를 찍어 댔었다. 그래서 그 당시 스티커사진기를 몇 대 씩 갖다놓고 장사를 하는 가게도 꽤 많았다. 물론 지금도 몇 군데 살아남은 곳이 있기는 하지만 벌이는 예전만큼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굳이 따로 돈을 내며 ‘인증샷’을 찍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인 것 같다.

아무튼 그 당시 스티커 사진을 찍는 가장 큰 이유는 찍은 사진 위에 낙서도 하고 그림도 그리는 재미 때문이었다. 친구 얼굴에 낙서도 하고 기념으로 날짜도 쓰고. 그렇게 히히덕거리며 손으로 그린건지 발로 그린건지 모를 그림이 그려진 스티커 사진이 현상되면 뭔가 뿌듯했다. 왠지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한정판을 가진 기분이랄까. (단돈 5,000원짜리 저가 한정판이라는 건 잠깐 잊어버리자.)

메사추세츠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Aliza Razell의 작품을 보면 스티커사진이 떠오른다. 그녀는 자신을 모델로 한 사진에 수채화 물감이라는 두 가지를 포토샵으로 연결시켜 본인만의 추상적인 이야기를 만든다. 그녀는 단순히 사진 위에 낙서를 한다던가 오늘 날짜를 쓰는 수준을 뛰어넘어 또 다른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녀의 사진을 보다가 내 손안에 스티커 사진을 보자니 초라하기 이를데 없다. 현재 미국의 사진 공유사이트 Flickr를 통해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그녀의 작품 중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사진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1. Anesidora : 판도라의 항아리

<Anesidora I>

 

<Anesidora II>

 

<Anesidora VI(and the Last)>

 

 

2. Ikävä : 상실

<Absence>

 

<Cling>

 

<Reflect>

 

<Slip>

 

<I think it’s going to rain today>

 

<Moments in between>

 

<Phoenix>

 

<Drift>

판도라의 상자가 아닌 판도라의 항아리가 1번 프로젝트의 이름이다. 왜 하필 항아리일까 궁금했는데 딱히 특별한 의미는 없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I think it’s going to rain today>는 필자의 친구가 “하늘 봐봐, 비 올것같아.”라고 말하던 표정과 똑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그녀의 사진은 보면 볼수록 그녀의 나이가 아직 19살이라는 걸 믿을 수 없다.

Aliza Razell은 플리커를 통해 유명해지기 전부터 포토샵으로 두 가지 툴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추상적 묘사를 연습했다고 한다. 번지고 튀기고 흘러내리는 물감의 형태가 절대 부자연스럽지가 않고 사진과 잘 어우러져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잘 나타난다.

참고로 Aliza Razell에게는 여동생이 한명 있다. Fiddle Oak(https://www.flickr.com/photos/fiddleoak)라는 이름의 그녀 역시 사진작가로 언니보다 먼저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녀들의 유전자에는 뭔가 예술적이고 남다른 재능 DNA가 있는 것 같다. 부모님은 얼마나 좋으실까.

 

제인리

평범한 취준생으로 집에서 바닥을 긁다가 지금은
예술과 낭만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가이드로 일하고 있다.
유럽을 넘어 전세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꿈이다.

2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