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의 내가 다시 만날 때 BY.Irina Werning

14.12.09 0

 

 

최근, <과거 사진 다시 찍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화제다. 오래 전 자신의 사진을 현재의 내가 그대로  -외모와 포즈, 배경까지-  재현해 낸 후, 그 둘을 비교하는 것이다. 이것은 ‘옛날’ 그리고 ‘과거’를 좋아하는 스스로를 '촌스러운 사진작가' 라 칭하는 아르헨티나 출신 이리나 워닝 (Irina Werning)의 이야기다.

 

우연히 가족사진을 뒤지던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인 ‘과거’를 소재로 과거사진을 재현하는 <백 투 더 퓨처 (Back to the Future)>프로젝트를 기획한다. 과연 내가 느끼는 것처럼 다른 이들도 각자의 과거를 그리워하고 궁금해할까? 이렇게 시작된 워닝의 이야기는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전 세계로 퍼졌고 4년간 32개국의 130여명의 과거를 재현한다. 그리고 여전히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의 문의가 여전히 빗발치고 있다.

 

- 디에고, 1970 & 2011, 부에노스아이레스

 

- 크리스토프, 1990 & 2011, 베를린 장벽

 

 

 

 

워닝은 우선 의뢰인이 과거사진을 보내면 인터뷰를 거친 후 최대한 사진 속의 모습을 똑같이 연출하고자 한다. 어떻게든 과거사진 속의 주인공이 걸치고 있는 의상과 도구를 수소문해 구한 뒤, 같은 장소(혹은 최대한 똑같아 보이도록 연출한 장소)로 이동해 사진을 찍는 것이다. 물론 사진작가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감탄스러운 것은 사진 속 주인공이 조금 자랐을 뿐, 영락없이 '같은 인물' 이라는 것이다.

 

- 루루와 제랄딘, 1980 & 2010, 부에노스 아이레스

 

- Tommy 1977 & 2010 Buenos Aires 

 

- Evan 1957 & 2011 New York

 

 

 

 

어렸을 때 모습을 재현하다 보니 가끔 이렇게 보기 민망한 사진들도 등장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굳이 이런 사진을 보내고 재현하겠다는 의뢰인들의 장난기가 여전히 가득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 톨의 민망함이나 부끄럼 없이 작정하고 전문 배우 못지 않은 끼를 내보인다.

 

물론 ‘과거’가 주제인 만큼 아련해지는 사진도 있다. 이제는 어엿한 아가씨가 된 두 어린 친구, 세월이 살짝 묻어나는 한 쌍의 결혼 사진, 부모님의 다정한 포즈. 이제는 아이도,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시기의 궁금함을 거울에 비추던 소녀는 이제 올곧은 눈빛을 지닌 여인이다. 유난히 뚜렷한 개성으로 젊은 시절을 보낸 청년들의 눈가에는 어느새 주름이 내렸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된 청년들은 여전히 독특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어렸을 때부터 지니고 있던 본인만의 색깔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 모양이다.

- Majo 1983 & 2011 Buenos Aires 

 

- My Parents 1970 & 2010 Buenos Aires 

 

- Sue 1977 & 2010 London 

 

- Zurbano Family 1999 & 2011 Bs Aires

 

 

 

왜 사람들은 ‘복구’에 열광했을까? 이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자신의 과거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이다. 과거와 현재의 비교를 통해 그간 자신의 행적이 어땠는지, 또 지나온 시간 동안 어떤 것들이 변했으며 새로 생겼는지 '새삼스럽게' 체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전혀 변하지 않은 채 남아있던 어떤 것에 대한 반가움과 고마움일수도 있다. 오래 전의 내가 아직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마음은 마치 어릴 적 친구를 동창회에서 만났을 때와 비슷하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모습을 한번쯤은 한 발자국 멀리에서 떨어져 지켜보고 싶을 때가 있다. 자신이 주인공인 작품 속에서 그간 흘러간 인생을 반추해본다는 것은 꽤 멋진 일이다. 이처럼 이리나 워닝 (Irina Werning)의 프로젝트는 사진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이켜볼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 Alexandra 1970 & 2011 Paris 

 

- Giorgio 1982 & 2011 Paris 

 

- Riff Raff 1976 & 2011 London  *사진 출처 (전부) : http://irinawerning.com

 

 

 

 하도 좋아진 기술 덕분에 찍기만 하면 눈도 커지고 턱도 갸름해지는 셀카도 좋지만 가끔씩, 아주 가끔씩은 객관적인 내 모습이 궁금하다. 그렇다면 사진 두 장으로 충분하다. 그간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확인도 하고 지난 추억을 그릴 수 있으니 말이다. 이제 우리도 쉽게 백 투 더 퓨처 (Back to the Future)>에 참여할 수 있다. 마침 이리나 워닝(Irina Werning)이 직접 한국과 대만, 일본의 의뢰인을 구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으니 만약 꼭 재현해보고 싶은 사진이 있다면 당장 backtothefuturepics@gmail.com로 이메일을 보내면 된다. 워닝이 내건 조건은 딱 한 가지, ‘어메이징한 옛날 사진일 것!’

 

 

 

김월

나의 글이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예술과 친근한 세상을 만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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