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자폐아 아들을 위해 BY. Timothy Archibald

14.09.11 1

<이미지 출처: www.timothyarchibald.com>

우리나라는 낙태가 불법이다. 하지만 예외가 되는 몇 가지 상황에서는 합법이다. 임산부가 기형아 검사를 통해 ‘다운증후군’과 같은 정신장애 혹은 신체질환을 가졌을 때는 낙태가 가능하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동을 죽는 날까지 책임지고 양육하는 것이 아이를 낙태하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내게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친척이 있다. 아이의 어머니는 단 한 순간도 자폐아를 양육하는 일을 후회해 본 적이 없으며 여전히 아이가 사랑스럽다고 한다. 아이는 이제 20대 중반이 됐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부모님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어떨까. ‘자폐증’ 같은 정신장애가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차갑기만 하다.

티모시 아치볼드(Timothy Archibald)는 미국의 사진작가이자 자폐아 아들을 둔 아버지다. 아이의 이름은 엘리자(Elijah). 티모시는 자폐아 아이들이 세상을 다르게 보고 느낀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아들의 세계를 이해하고자 엘리자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았다. 사진 속 엘리자는 자칫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사진의 목적은 대중에게 세상을 순수하게 바라보는 아이의 시각을 전하는 데 있다. 아래는 티모시가 진행한 사진 프로젝트 <Echolilia>다.

 

 

Echolilia
























“나는 <Echolilia>를 통해 ’관계‘를 표현하려 했다. 관계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본질적이며 복잡한 양상을 띤다. 또한, 편치 않은 감정에 대해서도 정직할 것을 요구한다. 간혹 자신의 ’가족‘을 주제로 작업하는 사진을 보면 실망스러울 때가 있다. ’진실의 결여‘ 때문이다. 나는 긍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슬픔, 괴로움, 실망감, 환멸과 같은 감정에도 솔직하고자 했다. 더불어 부자(父子)관계의 초월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프로젝트의 목적은 인간의 본성에 접근하는 데 있다. 아이를 이해하고,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내가 아이의 세상에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작업은 나와 아이가 ’객관적 실재‘에 대해 함께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Timothy Archibald

사진 속 엘리자는 일반인은 절대 똑같이 표현할 수 없는 순수함을 보인다. 동시에 어느 순간은 너무 적나라해서 반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엘리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사진전을 여는 아버지에 대해 ‘사진을 찍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나의 아버지가 자랑스럽다. 나 역시 사진을 찍히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답했다.

누군가 말했다. 부모로서 자폐 아동을 키운다는 것은 어느 순간부터 ‘아이와 한 날, 한 시에 같이 죽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는 일이라고. 신체장애는 몸만 불편한 것이지 노력하면 일반인처럼 사회생활도 할 수 있는 반면, 정신장애는 노력해서 고칠 수 없는 ‘마음의 병’이다. 때문에 정신장애아 부모의 고통과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티모시는 이러한 고통과 부담 대신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똑같이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피력했다. 아주 작은 움직임이지만 개인적으로 티모시의 <Echolilia>로 자폐아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유연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인리

평범한 취준생으로 집에서 바닥을 긁다가 지금은
예술과 낭만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가이드로 일하고 있다.
유럽을 넘어 전세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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