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프로 붙이듯, 꿈도 이어 붙인다 by. 조윤진

15.04.03 0


- <Kate Moss> 54 x 78 cm, 2014

 

 

알록달록한 작품 속 인물은 너무나 친숙하다. 강렬한 색감이 눈길을 사로잡고 인물의 친숙함이 시선을 머물게 한다. 인물을 덮고 있는 색(色)을 자세히 보자니 궁금증이 생긴다. 물감도, 아크릴도, 색종이도 아닌데 색이 잘 정리됐다. ‘이게 뭘까’ 한참을 들여다 보니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박스 테이프다. 너무도 흔한 조윤진의 작업재료는, 그래서 작품을 더욱 값지게 만든다. 


-<Tony Stark> tape on board, 54x39cm, 2014

 

 

 

테이프는 뜯어진 것을 붙여 원래의 모양으로 회복시키는 용도지만, 작가는 이를 새로운 도전을 위해 사용했다. 색색깔의 테이프는 작품 곳곳에 제 모양을 가지고 붙여진다. 하지만 작가 역시 테이프를 사용할 때는 테이프의 틀 때문에 고충을 겪는다고 한다. 작가의 작품은 주로 인물이기에 곡선이 많다. 이렇듯 굴곡진 모양은 작가의 섬세함을 더욱 요한다.


-<Matilda> tape on panel, 22x27cm, 2014

-<Matilda> tape on board. 54x39cm, 2014

 

 

뜯고 붙인 작품에는 영웅이나 유명인사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작가의 인물 선정에 기준은 없다. 그저 작가가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인물을 작업하면서 스스로 그들이 되고 싶은 꿈을 담았다.


-<untitled> 77x163cm,2014

 

 

 

새로운 도전과 좋아하는 인물을 작품에 넣음으로써 작가는 자신의 꿈을 이루고, 역으로 관객들에게 ‘당신도 나처럼 꿈을 이룰 수 있어요’라는 희망을 전한다. 너무 어렵지 않고 쉽게, 혹은 자신만의 색깔로 꿈은 이룬다. 작가도 테이핑 작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자신의 반려견을 첫 모델로 삼았다. 이렇듯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반려견을 모델로 삼았던 것이 점점 발전해 세계 유명인사로 이어진 것처럼, 꿈은 작은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차분히 이뤄진다.

-<Robert Dawney Jr> tape on board, 54x39cm, 2014

 

 

작가는 자신의 꿈을 담은 ‘친숙한 작품’이 사람들에게 쉽게 전해지길 바란다. 그는 사람들이 미술에 대해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는 게 아쉽다. 그래서 일상의 모든 것이 미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 때문에 작가는 ‘테이프’라는 쉬운 소재와 ‘유명인사’라는 쉬운 주제를 작품으로 다룬다.

 

-<Pharrell Williams> tape on board, 54x78cm, 2014

-<Barack Obama>54 x 39 cm, 2014

 

 


수많은 인물에게 테이프를 붙이며 생명을 불어넣는 작가는 ‘반응을 위한 작품’은 원치 않는다고 한다. 작가는 SNS를 통해 자신의 작품에 소통을 불어넣지만 대중의 인식에 좌지우지 되기는 원치 않는다.


-<백남준> tape on board, 54x39cm, 2014


- <Steven Paul Jobs> tape on board 54x39cm, 2014

 


-<Pablo Picasso> tape on board, 54x39cm, 2014

 

 


작가는 ‘자신의 스타일을 가져야 된다’고 말하지만, 틀에 박힌 스타일에 구속되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작가가 추구하는 ‘자신만의 스타일’은 끊임없이 도전해보고 찾아나서 여러 가지를 해보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 하는 ‘테이프 아트’가 작가의 완전한 스타일일 수는 없다. ‘내가 계속하는 것’이 자신의 스타일인 만큼 작가 역시 언젠가는 스타일을 바꿀 수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길을 바꿀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것’이 없다고 조급해하며 좌절할 필요가 없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 동안 ‘자신이 하기 때문에 자신의 스타일이 되는 일’을 찾으면 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이 즐기는 꿈이 될 테니.


-<Matilda> tape on board, 54x78cm, 2014, 모든 사진 출처: https://www.artrescape.com/artdini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어렸을 적 꿈이 아이언맨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막연한 꿈이 실제로 이루어져 작가에게 꿈을 줬듯이, 작가의 작품은 우리에게 또 다른 꿈을 주고 있다. 색 색깔의 테이프처럼 여러 가지 방법을 이어 붙여 주듯이.



배앓이

꿈을 꿀 수 있다면,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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