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Posts
Features 완벽주의 탈출하기, 베르트 모리조

완벽주의 탈출하기, 베르트 모리조

21.06.22 몇 년 전, 뇌손상 환자를 오랫동안 담당한 일이 있었다. 전두엽 기능이 손상된 환자는 감정 조절에 어려움이 있어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했는데, 처음에는 언어 기능이 손상되어 잘 몰랐지만 점차 기능을 회복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폭언을 하는 일이 잦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원하는 만큼 수행력이 나오지 않자 “나이도 어린 여자인 네가 뭘 아냐. 내 돈을 떼 먹으려는 거다”라며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그의 화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고, 결국 ‘저거 또라이 아니냐’는 말과 함께 상황은 마무리되었다.   <요람> 베르트 뫼조, 1872, 어릴 적부터 화가의 꿈을 꿨지만 집안의 반대로 30살 무렵 결혼을 한 베르트 모리조의 언니 에드마 모리조. 베르트는 자신의 시선을 통해 아기를 돌보는 언니의 모습을 담아냈다.    일을 하면서 웬만큼 우발적인 상황에 초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욕설은 그렇다 치고 &l 0 Read more
Features [리뷰]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展 REVIEW

[리뷰]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展

21.06.17 ‘언어가 사고를 결정한다’는 언어결정론은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는 관점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참 매력적인 이론이다. 사람들은 흔히 ‘언어’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문자의 조합이라 생각하지만, 언어는 비단 문자에만 국한하지 않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예술가의 작업과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똑같은 오늘을 살고 있어도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하루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끔찍한 일로 가득한 하루가 되기도 한다. 나아가 동일한 사건을 겪은 사람들도 각자가 타고난 기질과 성정, 그리고 각자의 주관과 히스토리에 따라 사건을 해석하는 인지도 다르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한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展은 1930~4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문학과 예술을 이끈 자들의 다양한 언어를 접할 수 있는 점에서 흥미롭다. 특히 일제감정기 시대를 배경으 0 Read more
Features 삼성전자 ‘샘’

삼성전자 ‘샘’

21.06.15 sam, 출처: Polygon 이미지가 곧 돈이 되는 시대에서 광고 모델이 미치는 효과는 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는 대중들의 심리를 자극해 모방과 소비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이미지 좋은’ 연예인을 비싼 값에 고용해 그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하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지속된 연예인들의 학폭논란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 주었다. 그간 아무것도 묻고 따지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모델이라면 무작정 구매를 하던 소비자들이 점차 ‘모델’의 사회적 역할을 이해하기 시작해서다.    사이버 가수 아담, 출처: [추억] 사이버가수 아담 - YouTube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가상 인물’의 등장은 그 의미가 더 특별하다. 물론 사이버 캐릭터의 외관은 90년대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사이버 가수 아담’을 떠올리게 하지만, 0 Read more
Features 가볼 만한 6월의 전시 Feature

가볼 만한 6월의 전시

21.05.29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산책하기 좋은 마지막 시기가 왔다. 코로나로 인해 몸과 마음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어느새 미술관은 나름의 적응을 한 것 같다. 어느새 2021년이 중반으로 접어든 여름의 길목에서 관람객을 맞이할 전시를 소개한다.   1. 서울시립미술관, <호민과 재환>展     서울시립미술관에서 2021년 5월 18일부터 8월 1일까지 <호민과 재환>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사의 주요 이슈들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조망해 온 작가 주재환과, 한국 신화를 기반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해석한 웹툰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 주호민 부자의 2인전이다. 이렇듯 <호민과 재환>展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 중인 두 작가의 작품세계가 교차하는 방식을 통해 이들이 공유하는 타고난 ‘이야기꾼’, 즉 ‘스토리텔러’로서의 면모가 세대를 거쳐 어떻게 진화하고 다르게 0 Read more
Features [전시 리뷰] 도심에서 자연 만나기, 김건주 <Portraits of a Day>展 REVIEW

[전시 리뷰] 도심에서 자연 만나기, 김건주 <Portraits of a Day>展

21.05.26   전례 없는 팬데믹 현상으로 ‘자연’과 ‘공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었다. 자연스레 실내 생활이 늘면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코로나 블루’를 방지하기 위해 식물 재배 키트를 전달하기도 했다. 혼돈의 와중에도 자라는 식물을 보며 생명력을 느끼고, 희망을 전하는 이야기는 흡사 영화 <마션>을 떠올리게 한다. 바깥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든 흙과 빛, 그리고 씨앗만 있으면 생명이 움트고 희망을 느껴서다.   김건주 <Portraits of a Day>展  코로나19 이후 전시장의 풍경도 많이 변했다. 그간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전시장에 방문할 수 있던 호시절은 지나가고, 제한된 인원으로 ‘누가’, ‘언제’, ‘어떤’ 전시를 방문할지 명백해야 해서다. 그러나 모든 일에 한 가지 면만 있 0 Read more
Features 미래의 시계 Feature

미래의 시계

21.05.25 어린 시절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며 글을 짓고 그림을 그리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나 한 알만 섭취해도 배가 부른 알약, 산소통 없이도 마음껏 바다를 누빌 수 있는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도 우리 선조들은 오지 않을 미래를 마음껏 상상했다는데, 몇 세기가 지나 비로소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일들이 실제로 실현된 일을 보면 그저 놀랍기만 하다. 하늘을 날 수 있는 ‘비행기’와 지금은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수단이 된 ‘자동차’, 그리고 손가락 터치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그렇다.   2007년에 출시된 돌핀폰, 출처: 옥션 빅뱅 & 2NE1 롤리팝 광고, 출처: 유투브    언젠가 열풍이 불었던 ‘돌핀폰’과 ‘롤리팝’ 핸드폰을 사용하면서 아이팟을 가진 가족이 0 Read more
Features 한식기의 미래 Feature

한식기의 미래

21.05.18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기본이 되는 시대다. 예전에는 그저 배불리 먹기만 해도 만족했다면, 2020년대의 오늘은 맛과 감성 모두를 사로 잡야야 한다. 특정 SNS감성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것을 보면, 사람들은 단순히 기본 욕구를 충족하는 것 이상으로 ‘보이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블루 하프 레이스 한식기 2인조 스타터 세트, 출처: 로얄 코펜하겐   음식에 시각적인 맛을 더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식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부모님이 결혼을 할 때 큰 마음 먹고 혼수로 장만하던, 혹은 가정형편이 넉넉한 집에서 고급 취미생활로 여겨지던 소품 말이다. 특히 요즘에는 ‘워라밸’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풍토가 늘면서 식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역시 늘었다. 이왕이면 기분 좋게 음식을 즐기자는 마인드가 늘어서다. 코로나 0 Read more
Features 상처 주지 않는 포스터 Feature

상처 주지 않는 포스터

21.05.13 어버이날을 맞이해 방문한 음식점에는 코로나가 무색할 만큼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아무래도 외식은 무리일 것 같아 음식을 포장하려는데, 앞에 다섯 명이 훨씬 넘는 무리가 종업원과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종업원은 가족 외 5인 이상의 식사는 불가하므로 가족관계 여부를 명확히 확인해 달라 요청했고, 몇 번의 실랑이가 오간 끝에 중년 남성은 “에이 X발. 우리가 여기 말고 먹을 데가 없을 줄 알아?”하더니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그 순간 종업원과 눈이 마주쳤고, 씁쓸한 눈인사를 나눌 수 밖에 없었다.   이미지 출처: 여성신문 그리고 얼마 전, 부산국제아트센터 공사 현장에 걸린 현수막이 논란이 일었다. 공사 현장에서 ‘안전’을 강조하는 표어가 시대에 역행하는 여성혐오적인 표현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문구는 “사고 나면 당신 부인 옆엔 다른 남자가 누워 있고, 당신의 보상금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rsquo 0 Read more
Features [전시 리뷰] 일상을 인식하는 방식, 에브리데이 몬데이 <personal life>展 REVIEW

[전시 리뷰] 일상을 인식하는 방식, 에브리데이 몬데이 <personal life>展

21.05.12 <PERSONAL LIFE>展   비어있는 얼굴과 강렬한 색감의 인물. 외형적인 모습이 여성임을 유추할 수 있지만, 이 인물에게는 그 어떤 표정도 감정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완성된 얼굴’에 익숙해진 탓에 텅 빈 얼굴에 신경이 쓰여 자연스레 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유추하게 된다. 이를 추론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는 배경과 사물. 방 안에 있는 인물은 침대에 누워있거나 반려동물을 껴안고 있다. 혹은 무언가를 먹거나 기하학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오묘한 인상을 자아낸다. 이따금 원초적인 행동과 이를 나타낸 흘러내리는 듯한 그림체는 기괴한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이와 동시에 작업의 의미를 반추하게 된다.     2021년 4월 미국 작가 Andy Rementer와 일본 작가 Auto Moai의 그룹전이 시작된다. 국적도 다르고 걸어왔던 길도 다른 두 명이 모여 개인적인 일상들을 다양한 시각에서 보여주고자 한다. 색감, 형태, 0 Read more
Features [리뷰] 갤러리 스탠, 김정윤 <INSPIRATION>展 REVIEW

[리뷰] 갤러리 스탠, 김정윤 <INSPIRATION>展

21.04.28   소위말해 ‘힙한’ 그림으로 많은 젊은 세대의 공감을 자아내는 일러스테이터 김정윤의 두 번째 전시가 개최됐다. 평소 트렌디한 작가의 전시를 개최하기로 유명한 ‘갤러리 스탠’에서다. 김정윤 작가는 2016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약 5년 간의 공백기간이 있었다.     때문에 이번 전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기대를 심어줬다. 그는 첫 전시 이후 다양한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면서 작업 영역을 넓혀감과 동시에 새로운 작품 <Finding Series>를 선보였다. 해당 시리즈는 평소 작가가 선보이던 작업 스타일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Finding Series>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그간 작업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이 등장함으로써 서정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총 2층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1층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의 작품이, 2층에는 작가의 새로운 작업물이 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