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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초당 10원에 10년, 우사단 마을 화가 장재민

14.11.06 1

 

어떤 일이든 “10년을 꾸준히 하면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여기 홍대 놀이터에서, 그리고 우사단 마을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10초만에 그리는 화가가 있다. 20살 무렵에 시작한 <10초 초상화>가 어느덧 10년. 벌써 그를 거쳐간 사람들이 4만 5천명이다. ‘10년 경력자’라 치기에는 장재민은 너무나 젊고 재기 발랄하다. 자칭 <노동연구소>라 불리는 장재민의 작업실에서 10초 초상화와 우사단 마을 프로젝트에 대해 물어봤다.

* 에디터 : 김빛나, 노효준

 

 

 

 

 

About 10초 초상화

 

 

 

 


간단히 본인 소개 부탁 한다

‘10초 완성, 10원 초상화’를 그리는 장재민이다. 2005년 3월, 홍대 프리마켓에서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지금은 우사단 마을에 거주하며 마을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0원에 10초 초상화를 그리게 된 계기

처음엔 프리마켓에서 티셔츠를 판매했는데 반응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좀 더 흥미로운 콘텐츠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그러던 중 재미 삼아 친구들의 얼굴을 대충 그리는 장난을 쳤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더라. 그래서 “프리마켓에서 한번 해보면 어떨까”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10초 초상화가 시작됐다.

 

-스타일로그, 10초만에 완성되는 10초 초상화

 

 


왜 10원에 10초인가

싼값의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정교하게 그리는 초상화가 아닌 ‘최소한의 시간’과 ‘최소한의 노력’을 투자하는 초상화를 컨셉으로 했다. 때문에 최소한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인 ‘10초’와 화폐의 가장 작은 단위인 ‘10원’의 운율을 맞춰 ‘10원에 10초 초상화’가 됐다. 그렇다고 해서 작업시간이 정확히 10초인 것은 아니다 (웃음)

 

- 10초당 10원에 10년 

 

- 유명인 초상화

 

 

 

 

10초 안에 인물의 특징을 캐치하는 본인만의 노하우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건 아니다. 사실 이 정도 그림은 웬만한 미대생이라면 충분히 그릴 수 있다. 다만 ‘10초 완성, 10원 초상화’라는 콘텐츠가 잘 먹힌 것 같다.


초상화를 그릴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

우선 직관적으로 인물의 특징을 파악한 뒤 눈, 코, 입 순서대로 그린다. 대상을 미화하는 것 보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그리는 편이다. 물론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을 만한 선에서.

 

 

 

 

 

- 장재민의 10초 초상화

 

 

 

 

컨디션에 따라 그림이 달라지나

그렇다. 컨디션에 따라 잘 그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웬만해선 조금 못 그려도 다시 그리는 일은 없는데, 정말 아니다 싶을 땐 다시 그린다. 정말 아주 가끔..

 

사람들의 반응이 다양할 것 같다

대부분 유쾌하고 재미있다는 반응이지만, 종종 당황하거나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 아마도 자신의 콤플렉스를 건드렸다거나, 본인이 생각하는 모습과 사뭇 달라서 그랬을 것이다. 그런 반응을 접할 땐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요즘에는 받는 사람이 기분 나쁘지 않을 만큼 최대한 배려한다.

 

 - 10초 초상화 작업 중인 장재민 

 

 

 

 

지금까지 약 4만 5천 명의 초상화를 그렸는데 초상화 가격을 100원이나 1000원으로 올려 볼 걸 하는 아쉬움은 없나

애초부터 ‘최소한의 시간’과 ‘최소한의 노력’으로 <10원에 10초 초상화>를 기획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다. 만약, 초상화를 대가로 10원 이상의 돈을 받았다면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에서도 10초 초상화를 그린 적이 있던데

그렇다. 10초 초상화를 그리며 무전여행을 계획했다. 하지만 대실패. 반응이 좋았던 곳도 있지만, 여행 경비를 충당할 수 있을 만큼 긍정적이진 않았다. 준비가 부족했다. 장소의 특성을 전혀 파악하지 않았고,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 사전조사가 필요했다. 그런데 이건 일본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마찬가지더라.

 

- 유럽에서의 10초 초상화



 

유럽에서 10초 초상화의 반응

최근 영국, 프랑스, 독일에 다녀왔다. 지난 일본에서의 경험을 떠올려 사전조사를 철처히했다. 또한, 현지에 있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장소를 물색해 유럽판 <10초 초상화>를 진행했다.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그런데 유럽 사람이나 한국 사람이나 10초 초상화 반응이 비슷하더라.

 

 

 

 


about. 노동연구소, 우사단 마을 프로젝트

 

 

 



작업실 이름이 <노동연구소>다.

사람들은 흔히 ‘노동’을 ‘생활하는 데 필요한 재화나 물자를 창출하는 행위’로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노동이 꼭 재화를 창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내가 하고 있는 작업 대부분이 돈을 목적으로 하진 않는다. 그래서 남들이 보기엔 그저 ‘노는 행위’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당은 돈이 되지 않더라도 결국 먹고 살게 해줄 수단이 되더라. 이것 역시 ‘노동’이다. 때문에 사람들이 노동을 조금 더 쉽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노동연구소>라는 이름을 지어봤다.

 

프로필에 본인을 <노동연구소>의 ‘연구원’이라 소개했다.

거창한 의미는 아니고 그냥, 세상에 궁금한 게 많고 찾을 것도 많아서 ‘연구원’이라는 표현을 썼다.

 

10초 초상화 외의 작업

이태원 계단장, 우사단 마을의 아카이빙, 동네신문 (월간 우사단) 발행 등 마을과 관련한 여러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일반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처럼 클라이언트들의 의뢰를 받기도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웬만하면 다 하는 편이다.

 

 

- 우사단 마을지도 <들어와> 앞장 일부, 표시된 건물의 외관은 실제 건물의 모양과 같다. 파란색 깃발은 계단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가게를, 주황색 깃발은 상시 영업 중인 가게, 초록 깃발은 배달 전문 가게로 나눠 표기했다. 우측하단은 <들어와>의 확대본. 

 

 

 

- 우사단 마을 지도 <들어와> 뒷장 일부, 지도 앞장에 표시된 가게의 상세정보가 담겨있다. <들어와>는 새로운 가게가 드나드는 모든 정보를 반영한다.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지도는 발전하고, 그 자체로 동네의 역사가 된다.

 

 

 

 

우사단 마을의 아카이빙 작업동기

곳곳에서 재개발 소식이 들려오면서 언젠가 이곳 역시 사라질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 모든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마을을 기억할 작업을 하고 싶었다. 혼자서만 하는 것은 아니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협업하고 있다.

 

어떤 방식인가

우사단 마을의 역사, 이야기, 건물 등. 우사단 마을에 있는 모든 것들을 수집해 지도에 표기하고 있다. 지도에 그려진 건물은 실제 외관 모양과 같다. 마을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일일이 그린 것이다.

-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마을 신문 <우사단>. 2014년 10월에 10번째 발행을 맞이했다. 신문은 한남동과 이태원의 역사, 이태원의 관광명소 소개, 뉴타운 설립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끝으로

살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

누군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내가 주체가 되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는 것. 가장 큰 보람이다. 물론 프리랜서인 탓에 수입이 일정치 않아 불안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다.

 

영감을 주는 작가

너무 많지만 당장 한 명을 소개하자면, 아카이빙의 대가이자 ‘기호 오타쿠’인 ‘마쓰다 유키마사(松田 行正)’다. ‘ZERRO’, ‘눈의 황홀’이라는 책으로도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그래픽 디자이너다. 본인이 알고 싶어 하는 것들에 대해 깊이 있게 파고 들어가는 삶의 태도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 <제로(ZERRO)> 마츠다 유키마사

 

 

 


본인을 나타내는 키워드

관찰자, 무엇이든 관심이 가는 것이라면 자세히 관찰하고 싶고, 관찰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10원에 10초 초상화 10주년을 맞은 소감

10주년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 다만, 긴 시간 동안 진행하고 있는 일인 만큼 점점 더 책임감과 애착을 느낀다. 규모가 크든 작든 가능한 한 오래오래 10초 초상화 작업을 하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

10초 초상화 작업, 우사단 마을의 아카이빙 프로젝트 등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해서 해나갈 생각이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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