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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이로 만든 네모네모 세상, 디자인 스튜디오 모모트(MOMOT)

16.03.18 0


각진 얼굴과 각진 몸매를 가진 인형들이 한 줄로 쭉 늘어섰다. 팔과 다리도 네모난 모양이라 딱딱하게 느껴질 법도 한데, 알록달록 한 색감이 유쾌함을 자아내고 어릴 적 스크린에서 만났던 캐릭터들이 아무렇지 않게 눈 앞에 서 있다. 놀랍게도 이 인형들은 ‘후-‘하면 날라가는 ‘종이’로 만들어진 페이퍼 토이(PAPER TOY)란다. 그저 ‘종이’가 아닌 그 이상의 가치로 ‘네모네모 세상’을 만드는 모모트(MOMOT)의 이흔태를 만나 페이퍼 토이의 매력을 되짚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페이퍼 토이를 생산하며 국/내외 브랜드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모모트(MOMOT)입니다. 모모트는 대표이자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박희열, 디자인 디렉팅과 라이선스 제품의 아트웍을 담당하는 이준강, 디자인 디렉팅과 프로젝트 및 라이선스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이흔태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오늘은 일정 상, 저(이흔태) 혼자 인터뷰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모모트의 이흔태 

 

모모트(MOMOT)가 ‘네모네모 로보트’의 줄임말이라 들었다. 뜻을 알고 보니 너무 귀엽더라. 어떻게 탄생했나.

하하, 감사합니다. 네이밍에 따로 후보는 없었어요. 브랜드 이름을 정하기 전에 단어가 반복되는 형태로 4-5글자 안에 끝나는 이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야 사람들이 부르기 쉽고 외우기도 쉽다고 생각해서요. 지금 생각해보면 한국사람만 알아들을 수 있는 콩글리쉬인데 말이에요.

 

모모트의 열정을 말하다, 박희열 at TED

 

 

페이퍼 토이의 시작

대학생 시절에 했던 과제를 기반으로 지금의 모모트가 탄생했다고 들었다. 본격적으로 사업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계기가 있다면.

2009년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서울 디자인 올림픽>에서 모모트가 국내/외 방문객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연락을 받으면서 사업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근거 없는 자신감인데 왠지 저희끼리라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죠

서울 디자인 올림픽 2009, 출처: 모모트 홈페이지


대학교에서 이뤄진 창업이 그렇듯, 어려운 시절이 분명 있었을 텐데 어떻게 멤버들을 설득하고 회사를 유지했을지 궁금하다.

처음엔 맏형 박희열이 지금의 멤버들을 모집했어요. 박희열의 ‘열정’과 이준강의 ‘감각’, 이흔태의 ‘디테일’이 있다면 무슨 일을 해도 해낼 수 있을 거라 했죠. 하하. 그래서 박희열이 학교 앞 삼겹살 집에서 밥을 사주면서 꼬셨어요, ‘함께 하자’고. 그게 인연이 돼서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네요(웃음). 사실 그런 부분만 보고 함께 시작한 건 아니에요. 원래 대학교 1학년때부터 서로 친했던 사이었거든요. 함께한 시간만큼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알고 있죠. 그래서 어려웠던 순간도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왼쪽부터 박희열 대표, 이흔태 디자이너, 이준강 디렉터, 출처: 아시아경제

 

 

다들 그렇게 시작되는 것 같다. 친분을 가장한 제안 같은 거 말이다(웃음). 그런데 피규어의 많은 소재 중에서도 ‘종이’가 선택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저희는 학창 시절 동안 스트릿아트, 아트토이 디자인, 그래피티, 그래픽 디자인 등, 서브 컬쳐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나중에 꼭 그런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했죠. 그러다 우연찮게 페이퍼 토이라는 장르를 알게 됐는데, 피규어의 느낌도 낼 수 있고 아무래도 소재가 종이이다 보니 여러 표현이 가능했어요. 특성 상 다른 소재에 비해 제작이 쉽기도 했고요. 이런 장점 때문에 자연스레 종이를 소재로 택한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모모트를 국내 첫 페이퍼 토이의 창시자라 할 수 있을 거 같다. 페이퍼 토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페이퍼 토이의 창시자라기 보다 최초의 ‘페이퍼 토이 상품화’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처음 모모트를 런칭했을 때도 해외에는 이미 페이퍼 토이 아티스트들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물론 요즘에는 국내에도 많이 계시기는 한데, 아무튼 창업 초반에는 그 분들이 페이퍼 토이로 전시를 열긴 열되 제품을 판매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저희는 전시도 하면서 소비자들이 쉽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판매도 해보자, 했어요. 생각은 좋았는데 국내에서 ‘페이퍼 토이’라는 장르도 생소한데다 ‘종이를 돈 주고 산다’는 편견 때문에 비싸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많았어요. 거기에 들어간 디자인과 개발에 대한 노력은 생각해주시지 못하고요. 물론, 아직도 페이퍼 토이를 생소한 분야로 받아들이시고 종이가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많아요. 이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고 여전히 어렵죠. 하지만 이 부분은 앞으로 저희가 꾸준히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전반적으로 디자인에 대한 국내 인식이 그런 것 같다. 그럼, 창업 초기의 모모트는 무엇을 대상으로 페이퍼 토이를 만들었나. 졸업 전시 때서야 비로소 많은 종류의 페이퍼 토이를 제작했다고 들었는데, 그 중에 자체 개발한 캐릭터도 있었는지 궁금하다.

초창기 디자인은 멤버들이 좋아하는 서브 컬쳐를 표현하는 캐릭터로 제작했어요. 예를 들면, ‘힙합하는 고릴라’라든가 조금은 ‘변태스러운 털 많은 러너’처럼 지극히 주관적인 캐릭터였죠. 지금은 어느 정도 대중과 소비자의 기호를 고려해서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스폰지 밥, DC 코믹스 등, 여러 라이선스 캐릭터를 중심으로 디자인하고 있어요. 모모트의 자체 캐릭터로는 론, 카포, H.T, 플라이언이 있습니다.

 

 

차례대로 RON, FLION, H.T, CARPO, 출처: 모모트 마켓

 

모모트를 운영하며 감격스러운 순간도 많았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노트폴리오가 지하 원룸에서 지상으로 사무실을 옮겼을 때, 첫 간판을 달았을 때, 거리에서 노트폴리오의 제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을 만날 때 정말 뿌듯하더라.

하하, 맞아요. 저희 같은 경우에도 처음으로 제작한 페이퍼 토이가 발매 됐을 때, 좋아했던 브랜드에서 프로젝트를 제안 받았을 때, 소비자들이 모모트를 알아보고 구매를 해주실 때 정말 뿌듯했어요. 또, 이건 모모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늘 느끼는 감정이지만, 새로운 프로젝트가 공개됐을 때 많은 분들이 좋아하면 아직도 감격스러워요.

 

 

 

모모트

플랫폼이 굉장히 좋다. 유일무이한 아이템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형태로 응용 가능하다는 면에서 모모트를 가치 있게 만드는 것 같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모모트가 갖는 ‘차별화된 가치’는 무엇인가? 

앞서 언급한 내용이지만, 다른 소재에 비해 제작이 쉽고 여러 가지 표현이 다양하다는 점이 강점 같아요. 사실 플랫폼 자체도 엄청 심플하고 단순해요. 3등신 정도의 사람 형태인데 거기에 그래픽과 패턴들이 더해지며 더욱 화려하고 콜렉터블 해지는 것 같습니다.

 

나이키나 마블, MCM 등 국/내외 유명한 기업과는 어떻게 파트너 십을 맺었나. 초창기 모모트가 거대회사도 아닌 상태였을 텐데 어떤 방식으로 라이선스를 따냈을지 항상 궁금했다. 

모모트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함께 해준 것 같다. 하하. 농담이고요. 당시 브랜드 담당자 분들이 종이라고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아트로 생각해 주셔서 인 것 같아요. 저희는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고, 지금도 노력 중입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페이퍼 토이를 그저 ‘종이’로만 받아들이고 가볍게 생각하는 분들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가 힘든 것 같아요.

마블시리즈, 출처: 모모트 마켓 



 

다양한 회사와 콜라보레이션을 했는데 그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

아무래도 초창기에 모모트를 대중에게 각인 시켜준 나이키와의 협업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이고 그런 브랜드와 함께 작업한다는 게 정말 행복했어요.

NIKE X MOMOT, 출처: 모모트 홈페이지 



 

그럼, 모모트가 기업으로서 시너지를 갖게 한 콜라보레이션 혹은 작업이 궁금하다.

MCM 콜라보레이션이 유독 반응이 좋아 독일 베를린 전시에 선보인 적이 있어요. 또, 마블 캐릭터를 디자인 한 페이퍼토이를 보고 마블 글로벌 회장이 내한했을 당시 모모트팀을 초대해 준 적도 있고요. 이 정도면 시너지 효과일까요?(하하)

MCM X MOMOT, IN BERLIN, 출처: 모모트 홈페이지 



 

문득 든 생각인데, 혹시 출시하지 못했던 페이퍼 토이도 있나.

생산까지 끝내고도 출시 못한 페이퍼 토이도 있고,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에서 취소된 프로젝트도 있어요. 그 때는 죽을 맛이었지만, 지금은 좋은 경험 했다고 생각해요. 하하

 

과거의 모모트 디자인과 현재의 모모트 디자인의 차이가 있다면?

제품 패키지 면에서 본다면 예전에는 비주얼 위주의 제품이었어요. 정면은 꽉 찬 캐릭터 얼굴, 후면에는 캐릭터 심볼과 이름만 들어간 심플한 패키지였죠. 당시에는 그렇게 심플하고 절제된 디자인이 제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아마 그 땐 모모트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도 그 제품이 모모트 것인지 몰랐을 거예요.(웃음) 지금은 그런 아티스틱 한 제품이 아닌 정말 ‘상품’이라고 칭할 수 있을 만큼 많이 발전했어요. 완제품 이미지도 들어가고, 상품 상세 설명도 들어가고, 정말 많은 변화를 겪었죠. 그래서 예전보다 확인하고 신경 쓰고 디자인해야 할 부분도 많아졌어요.

 

 

 

그 외의 질문

모모트의 대표인 걸 떠나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모모트 시리즈가 있다면?

대표 박희열은 가장 강력해 보이는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캐릭터를 좋아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제 캐릭터인 H.T와 스타워즈의 스톰트루퍼 캐릭터를 가장 좋아합니다.

출처: 모모트 마켓

 

 

그럼, 멤버들 각자 모모트 외의 디자이너로서 개인 작업을 하기도 하나.

이준강은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개인 아트웍을 개인 sns에 업로드 합니다. 박희열과 이흔태는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서 개인 작업보다 활동적인 운동을 좋아해요.

 

아무래도 크리에이티브 한 사람들이다 보니, 모모트 그룹에 영감을 주는 것들이 궁금하다.

그런가요? 하하. 그런데 정말 여러 가지에서 영감이나 자극을 받아서 딱 하고 꼽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저희와 전혀 다른 브랜드의 예상치 못했던 포인트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고, 좋아하는 동물이나 물건, 주변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받죠.

 

마지막 질문이다. 오늘 인터뷰 정말 즐거웠다. 2016년에 이루고 싶은 모모트의 목표는 무엇인가. 

아직도 국내에서 모모트를 모르는 분들이 많이 있고, 해외에는 그런 분들이 더더욱 많기 때문에 국/내외로 모모트를 알리는 게 목표예요. 그러기 위해선 프로젝트도 많이 해야 하고 더 많은 작품을 기획하고 전시를 열어야겠죠?

 


모모트(MOMOT)
http://momot.co.kr

김해인

읽는 사람이 즐거운,
언제나 유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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